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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시피] 점점 발전하고 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인포테인먼트는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와 정보(information)의 합성어로서 미래 차량에 핵심 요소로 손에 꼽히는 분야입니다. 얼마전 삼성이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하만을 인수해 다시 한번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아직까지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내비게이션”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앞으로 점점 더 다양한 기능들이 탑재되면서 인포테인먼트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점점 커져가는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급격하게 발달하고 있음은 차량 안에 적용되는 디스플레이 크기의 변화를 통해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차량 내부에 디스플레이가 아예 없거나, 매우 작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은 점점 디스플레이가 커지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경우 무려 17인치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됩니다.

이렇게 차량용 디스플레이가 점점 커지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더 많은 정보들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최근의 디스플레이는 단순히 더 크고 시원한 내비게이션 화면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기온, 주행 상태 등 과거에 비해 넓은 범위의 정보를 그래픽을 통해 전달하며, DMB, 음악, 라디오 등 엔터테인먼트 적인 요소도 통합적으로 제공합니다.

뿐만 아니라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통해 스마트폰의 화면을 차량 디스플레이에 미러링해 스마트폰의 기능을 차량 디스플레이에서 사용할 수 있기도 합니다.

또한 디스플레이가 점점 커지게 되고 터치 스크린의 성능이 발달함에 따라 과거 물리 버튼으로 조작하던 기능들이 터치 스크린으로 옮겨가면서 디스플레이에 더 넓은 공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디자이너들은 차량 인테리어 구성을 더욱 심플하게 디자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사용자별로 커스터마이징 된 UI를 제공하는 경우도 생겨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인포테인먼트의 화두=안정성, 편리한 조작

차량은 구매 주기가 길기 때문에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체감하기 쉽지 않지만 본질적으로 전자제품인 인포테인먼트 기기들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인포테인먼트의 발전에서 주요 화두는 안정성과 더 쉬운 조작입니다.

1. 안정성

디스플레이에 탑재된 기능들이 늘어나면서 반응 속도가 늦거나 아예 먹통이 되는 에러가 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JD POWER에서 조사하는 VDS 같은 자동차 산업의 품질 불만족 지수가 최근에 올라가는 추세인 이유 역시 최근 이러한 문제들을 소비자들이 자주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역시 르노삼성의 SM6에 적용된 S-Link 관련 불만들이 출시 초기 있었습니다.

인포테인먼트가 담고 있는 기능이 다양한 만큼 주행 중 시스템이 먹통이 된다면, 탑승자의 불편함도 그만큼 커지게 됩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하나의 컴퓨터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운영 체제를 개발해 물리 버튼 조작 못지않은 강건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조작 편의성

디스플레이가 제공하는 기능들이 늘어날수록 디스플레이를 조작해야하는 상황은 늘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운전 중 스크린을 조작하는 것은 물리 버튼을 조작하는 것보다 더 많은 집중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더 위험합니다.

때문에 운전 중 이러한 기능들을 활용하는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스크린을 바라보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인공지능 음성 인식 기술, 제스처 컨트롤과 같은 기술들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제스처 컨트롤의 경우 BMW의 신형 7시리즈, 5시리즈에 탑재됐으며, 인공지능 음성 인식의 경우 포드가 아마존의 인공 지능 알렉사를 탑재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와 카카오가 이러한 인공 지능 기반 음성 인식 기술 개발 계획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기술들이 더욱 다양한 차량에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가?

하지만 이러한 발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보입니다. 인포테인먼트에 있어 안정적인 작동과 편리한 조작은 기본 요소지, 그것만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디스플레이를 활용해야만 하는 근본적인 무언가가 새롭게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수행하는 기능들은 과거에도 각각 존재하던 기능들을 디스플레이에 단순 통합한 성격이 강합니다. 통합만으로도 심미성 같은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지기는 하겠지만 그것이 정말 물리 버튼에 의존하던 과거의 UI에 비해 운전자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가는 생각해볼만한 문제입니다.

이제는 인포테인먼트 장치들이 기존에는 제공하지 못했던 가치들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고민해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이 없다면 소비자들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그냥 차량 가격 인상 요인으로 밖에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자동차의 본질은 운전이므로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보다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운전에 가치를 더하는 기능들이 우선일 것 같습니다. 최근에 하이브리드 차량들은 디스플레이에서 연비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더 발전시켜 상세한 운행 정보를 인포그래픽으로 보여주는 기능이 보급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추가로는 경로의 도로 상황을 CCTV로 확인한다든가 아니면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차량 상태를 실시간으로 자세하게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의심되는 부분들을 세심하게 보여주는 차량 정비 어플리케이션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은 주유, 세차, 드라이빙 쓰루 등을 쉽게 찾고 결제 할 수 있는 커머스 기능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자율 주행 기술이 본격 보급된다면 엔터테인먼트 적인 요소들이 더욱 중요해지겠지만, 아직은 미래의 얘기입니다. 인공지능이 아닌 사람이 운전하는 현재 상황에서 엔터테인먼트 요소들은 안전 때문에 음악, 팟캐스트, 라디오 정도로 제한될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앞으로 당분간은 인포테인먼트 장치의 패권의 향방은 사용자에게 어떤 새로운 인포메이션을 효과적으로 제공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관심이 있다면 앞으로 더욱 커지고, 다양한 기능이 추가될 자동차 디스플레이의 발전을 지켜보는 것 역시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