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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아끼려다 보험료 올리는 잘못된 연비 운전법

연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제조사와 관련 업계에서 연비왕 대회, 연비 운전 노하우 공유 등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연비 운전의 중요성을 알렸다. 포털사이트에서 '연비 운전'만 검색해도 다양한 노하우를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잘못된 정보와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극단적인 노하우들까지 함께 노출되어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 잘못된 연비 운전법을 짚어보고 올바른 방법을 익혀 연비와 안전을 모두 챙기자.
글_이후상 기자


 

내리막길에서는 시동을 꺼라?

중력과 관성의 힘을 빌려 기름 한 방울 들이지 않고 가속할 수 있는 극단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자동차의 브레이크는 진공과 유압을 이용해 힘을 증폭시키는 방식.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는 진공펌프가 작동하지 않아 제대로 된 제동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EPS(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역시 전원 공급이 끊기면 전동모터가 작동하지 않아 스티어링이 잠기는 상황(이런 단점을 개선한 EPS도 있지만 모든 차량에 장착된 것은 아니다)이 발생한다. 한마디로 시동을 끄면 돌발상황이 생겨도 신속하게 대처를 할 수 없어 사고의 위험을 수반한다는 뜻이다. 더군다나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얻는 이득은 생각외로 미미하다. 내리막길에서 가속페달만 밟지 않아도 ECU가 알아서 연료 공급을 중단하는 퓨얼컷 기능이 있기 때문. 물론 엔진의 저항으로 인해 중립상태보다 가속 효과는 줄어들겠지만, 안전과 맞바꿀 만큼의 차이는 아니다.

대형차 뒤에 바짝 붙어서 운행하라?

슬립스트림(고속으로 주행 중인 자동차의 뒤쪽 공기 흐름이 흐트러져 기압이 낮은 상태의 영역)을 이용해 공기저항을 줄여 연비를 향상시키는 방법이지만 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안전거리를 무시하고 앞차와 바짝 붙어야 한다. 버스나 탑차 등 대형차는 승용차에 비해 그 슬립스트림의 범위가 넓고 한 차선에서 정속주행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약간의 연비 향상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전방 시야가 제한되어 앞차가 급정거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앞차의 제동등이 들어오는 걸 인지한 시점에서는 이미 계란(승용차)으로 바위(대형차)를 치고 있을 것이다. 후방추돌, 안전거리 미확보로 100% 과실. 절약한 기름값보다 할증되는 보험료가 더 크고 아차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사이드 미러를 접어라?

공기와 닿는 면적을 줄여 저항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겠다는 방법이다. '이게 왜 위험해?','차선변경 안 하면 되잖아?'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대형차에 바짝 붙는 방법보다야 귀여운 수준이지만, 도로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전방에서 낙하물이라도 불쑥 날아오면 고스란히 맞거나 옆 차선에 차가 없기를 바라면서 회피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리고, 옆 차선의 차가 사이드미러를 접은 상태로 주행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주위 운전자에게 공포심을 주는 행위는 자제하자.

60km/h 정속 주행이 연비에 그렇게 좋다면서요?

지난번 연비비교 테스트 결과 60km/h 정속주행 시 가장 연비가 좋다는 점은 확인했다. 제한속도 60~70km/h 정도의 국도를 60km/h로 정속주행 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고속도로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고속도로는 최고속도와 함께 최저속도까지 제한하고 있다. 흐름이 원활한 고속도로에서는 과속만큼이나 위험한 행위가 저속운행이라는 의미다. 흐름이 원활한 고속도로에서 흐름에 맞지 않게 저속으로 주행하는 차량은 장애물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 주변에서 빈번한 차선 변경이 일어나고 사고의 위험 또한 그만큼 높아진다. 더불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보복운전의 대상이 될 확률 또한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에 도로의 흐름에 맞춰서 운행하는 것이 좋다.

연비 운전의 습관화로 연비를 향상시키면 그만큼 경제적 이득을 보게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안전을 무시한 연비 운행은 자칫 절약한 기름값 이상의 경제적 손해는 물론 건강까지 해칠 수 있음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