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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폭탄으로 통했던 CVT, 요즘 국산차에는 얼마나 달렸을까?

자동변속기의 다단화와 무단변속기의 경쟁은 아직 진행 중이다. 이미 10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모델이 양산되고 있는가 하면 CVT의 발전 속도도 만만치 않다. 일단 2가지 기술 모두 동력 손실을 줄여 효율을 끌어올린다는 공통적인 목적을 갖는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들은 무단변속기(CVT)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약한 내구성과 특유의 불쾌한 가속감을 이유로 든다. 오죽하면 제조사가 신형 K3와 더 뉴 아반떼에 도입된 CVT를 IVT라고 표현했겠는가? 그렇다면 국내 최초로 CVT를 달았던 대우 마티즈는 어떤 이유로 원성을 샀는지 살펴보고, 최신 국산차의 무단변속기 도입 현황을 알아보자.

대우 마티즈 CVT

국산차 CVT 히스토리는 대우 마티즈에서부터 시작한다. 무단변속기로 마티즈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면 십중팔구 CVT를 증오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사실 마티즈의 모든 자동변속기가 CVT는 아니었다. 1세대 마티즈는 1998년 출시됐고 수동과 3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CVT는 2000년형에 모델에 추가된 것.

대우 마티즈에는 일본 아이치 기기공업의 CVT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 CVT는 마티즈의 엔진 힘을 견디지 못했다. 무단변속기의 구조상 허용 토크를 넘어서면 입력축과 출력축에 물린 벨트가 미끄러져버린다. 이때는 동력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고 엔진회전수만 치솟을 뿐이다. 아울러 파우더 클러치와 브러시 홀더 등의 주변 부품들의 손상이 시작된다. 결국 GM대우는 2002년 1차 리콜을 시작한다. 그러나 2010년까지 집계된 소비자원 신고건수가 500여건에 달하는 등 차주들의 불만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여기에 2010년 서해대교 버스 추락사고의 발단이 '마티즈 CVT 고장'으로 제기되어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졌다. 미디어에서는 CVT를 '도로 위의 폭탄'으로 비유했다. 아마도 마티즈 CVT를 직접 타보지 않고도 싫어하는 이유는 이사건의 영향이 있을 것이다.


더 뉴 아반떼 / 더 뉴 K3 IVT

2018년 기아 신형 K3를 시작으로 국민 준중형차 더 뉴 아반떼(AD)에 무단변속기가 달리는 변화가 일어났다. 물론 이전까지도 엑센트에 CVT(1.4 모델)가 판매되고 있었지만 큰 주목 받지는 못했다. 아반떼만큼의 대표성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IVT(Intelligent Variable Transmission)로 불리는 아반떼의 무단변속기는 현대파워텍이 만든다. CVT에 'C'를 'I'로 바꿨지만 사실상 같은 방식. 기아차 K3 파워트레인 개발을 담당했던 준중형 파워트레인 총괄 PM 윤종혁 이사는 ‘IVT는 CVT의 단점을 보완한 한국형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림과 같이 체인벨트를 구성하는 유닛들의 밀도가 높아져 내구성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르노삼성 SM6 프라임 / QM6

르노삼성은 최근 무단변속기를 탑재한 SM6 프라임을 추가로 선보였다. 먼저 출시된 2.0 GDe 모델에는 7단 EDC 변속기(듀얼 클러치)가 물려있다. 일단 선택지가 다양했으니 소비자들에게는 반길 일이다. 가솔린 SUV의 인기로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는 QM6에도 무단변속기가 달렸다. 둘 모두 자트코사의 하이토크 대응 '엑스트로닉 CVT8'을 사용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CVT 사용은 이전부터 이어져왔다. 아직도 팔리고 있는 SM3와 SM5에도 무단변속기가 사용된다. V6 2.5L 엔진을 쓰는 SM7에만 6단 자동변속기가 달린다. 참고로 SM7 2.0 LPLi에도 무단변속기가 탑재됐다.


쉐보레 말리부 1.35T E-TURBO

GM의 차세대 전략 터보 엔진이 탑재된 말리부에도 자사의 VT40 CVT가 탑재된다. 먼저 출시된 2.0 터보와 1.6 디젤 모델에는 6단 자동변속기가 쓰였다. 3기통 엔진에 무단변속기의 조합만으로 보면 경차인 스파크와 같다. 덩치 큰 중형 세단을 이 둘의 조합으로 소화할 수 있었을까? 우려와는 달리 말리부 1.35T의 최고출력은 156마력, 연비는 14.2km/L(16&17인치)이다. 동력을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CVT를 선택한 국산차를 비교적 최신 모델로만 확인해봤다. CVT는 막연하게 생각했던 범위보다 더 다양한 모델들에서 사용되고 있었다. 미국 시장만 봐도 이미 CVT의 비율은 2016년 15%를 넘어섰고 오는 2025년에는 22%를 전망하고 있다. '폭탄'으로 비유됐던 CVT는 기술의 발전과 체인벨트 소재 개선으로 내구성을 높였다. 여기에 벨트를 물고 있는 풀리를 이전보다 정밀하게 제어해 효율을 높이는 추세다. 주변에 있는 신형 K3 오너들의 이야기를 빌리면 L당 20km 주행이 크게 어렵지 않은 일이라 한다. 아직도 CVT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는가? 그렇다면 차를 고르기 전 반드시 직접 타보고 평소 운행 패턴과 잘 어울리는지 비교해 보는 게 우선이다.

고석연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공감 콘텐츠를 지향하는 열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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