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름직히 '차쟁이'라 함은 그 폰이 안드로이드건 iOS건 분명히 '엔카'라는 중고차 앱이 깔려 있을겝니다. 하지만 '제목'을 보고 이 글을 굳이 읽으러 온 당신은 분명 '차린이' 중에서도 차를 살까말까 고민해본적이 있지만 인터넷 숏츠에서 본바로는 중고차를 사려면 뭔가 반깡패 같은 사람들을 상대해야 할 것 같다는 허상에 갖혀 있으며 '엔카'앱이 아직 없는 사람일 확률이 높습니다.
자고로 필자는 잠자기 전 사지도 않을거면서 이차저차 구경하고 누가 어떤 차를 툭 물어보면 대략적인 시세가 줄줄 나오는 사람으로서 이런 걱정없이 구매로 이어지더라도 별탈없을 보약같은 글을 하나 써보려 하니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한 번 스르륵 읽어봅시다.
너무 무서워 말자. 믿고가 있다.
INTRO
믿건말건 엔카는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에 한 획을 그은 회사로서 명실공히 1위 플랫폼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1위라는거 한 번 강조하고 나서 바로 본론부터 들어가면 전형적인 정보의 비대칭성이 가장 불편한 진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던 엔카에서는 시대에 맞게 신박한 서비스를 하나 제공하는데 그 이름이 바로 '믿고(MEET GO)'라는 겝니다.
어차피 관심도 없을 서비스 길게 설명하는 것보다 몇자로 내마음대로 설명하자면, 얼굴보고 (MEET) 가는데 (GO) 장난 ㄴㄴ 이런 서비스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잠시 엔카에 한소리 하고 싶은게 있습죠. 저도 최근 개인적으로 '믿고'에 올라온 차량 중 한 대를 구입해서 여지껏 잘타고 있는데 어느 순간에 엔카 앱에서 보이는 차량들에 붙은 태그 중 '진단, 진단+, 진단++' 이런 식으로 세분화(한우등급 아니져?;;) 되어 있던데 이게 어떤 의미인지는 직관적으로 알기가 어렵더만요.
그래서 제가 월급주고 자주 부려먹는 제과장(a.k.a 제미나이..)에게 이걸 정리해보라 시키니 아래와 같이 정리를 해주던데 예.. 일단 뒤로 갈수록 높은 소고기..가 아니라 많은 걸 확인한거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제과장이 요약한 엔카진단 3단계
PC버전으로 확인하는 방법은 홈페이지 접속 후 상단에 '엔카믿고' 누르면 아래와 같이 총 54,225대(오? 많은데?)가 나오는 걸 확인할 수 있고 저는 이 중 필터에 '낮은가격순'을 걸어 어떤 특징이 있는지 한 번 구경이나 해보자는 겁니다. 왜냐? 구경은 공짜니까요
엔카에서 믿고 매물 보는 방법
STEP 1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필터를 딱 걸었는데 놀라 나자빠질 뻔 했습죠. 바로 아래와 같이 9천km 탄 벤틀리가 겨우 100만원이라니!! 차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벤틀리는 들어 봤을테고 못들어본 사람들도 뭔가 비싸보이는 이름인데 겨우 그 가격이라니!!!
그런데 자세히 보면 좀 얼탱이가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가격 밑에 보이는 '계약중'. 아마 딜러들이 등록되어 있는 매물들 중 어느 정도 계약이 진행되고 있는 매물을 쉽게 찾기 위해 이런 방식을 쓰는게 아닌가 싶군요. 여기서 잠깐, 두뇌회전이 좋은 분들은 분명 이런 생각을 하고 계실겁니다.
100만원짜리 벤틀리 플라잉스퍼 아주르 본 적 있니?
필터를 '높은가격순'으로 한다면? 이렇게 한다면 여러분들은 9억9천9백9십9만원에 판매하고 있는 캐스퍼도 구경하실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그만하고 진짜 구경하러 가보자구요.
9억 넘는 캐스퍼 본 적 있니?
PICK 1
지금부터 보이는 매물을 '진짜'입니다. 물론 글을 쓰는 저와 여러분들이 이 글을 보고 엔카에서 필터를 걸어보는 시점이 다를 수 있으니 매물 또한 달라지겠지만요. 아무튼 100만원대 매물이 은근히 좀 있습니다. 뭔가 '경차'만 즐비할 것 같지만 의외로 가장 많은 비율은 1,600~1,800cc급 '준중형차(a.k.a 아반떼급)'이 가장 많았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트렁크 공간이 상당히 넓은 르노삼성자동차의 SM3, 제가 실제로 30만km 넘게 주행했었던 쉐보레 아베오도 있고 그보다 상급인 크루즈라는 차량도 있네요.
엔카 믿고 > 낮은 가격순 정렬 결과
만약 제가 진짜로 200만원 이하로 급하게 차를 하나 구해야 한다면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크루즈나 SM3 중 하나를 고를 것 같습니다. (아베오는 진짜 뽕을 뽑도록 타봤으니까요) 실제로 매물이 어떤지 하나씩 골라서 볼까요?
PICK 2
우선 기본기가 아주 탄탄한 쉐보레 크루즈 입니다. 한때 XX드림 슈퍼카로 불렸던 차량이기도 하고 운전하는 재미가 중요한 분에게는 가장 좋은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배기량도 다른 차량들보다 200cc 높아서 출력에 도움이 되고 세금은 이미 할인이 최대로 되고 있으니 이 정도 연식의 차량들에서는 배기량에 따른 자동차세가 큰 변수가 되지 못하죠.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볼까요? 선루프도 들어 있고 그 당시 들어갈만한 옵션은 최대한 다 넣은 차량이 맞네요. 그리고 소모품비 중 꽤나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타이어 트레드 잔량을 보니 타이어가 거의 새것이나 다름없어 보이는군요.
타이어 갈자마자 판 것 같은 크루즈
하지만 문제점도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일단 실린더 블록의 누유가 확인이 되는군요. 제가 오래 타던 아베오에서도 겪었던 문제인데 가스켓을 사서 교체를 하면 쉽게 해결되는 작은 문제이긴 합니다. 하지만 등속조인트라는 부품이 불량이군요. 신품은 구하기 어려울 것이고 대부분 재생품을 쓸텐데 부품만 있다면 (잠깐 검색해보니 개당 약 6만원대, 공임 별도) 해결은 가능한 문제로 보입니다. 차 가져와서 대략 30~50만원 정도 예산으로 수리하면 타고 다니는데 별 문제가 없지 않을까 싶네요.
크루즈의 성능기록지, 누유가 확인된다.
PICK 3
이번에 찾아본 차량은 공간의 마법, SM3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몇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보험이력'이 없다는 것이죠. 차량을 소유하다보면 자잘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렇게 연식이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이력이 없다는 건 일단 얼굴도 모를 이전 차주가 (또는 차주들이) 차를 소중히 다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보험이력 0건의 위엄, SM3
그리고 SM3는 PE→SE→LE→RE 이 순으로 옵션이 높아지는데 RE등급이면 거의 풀옵션에 가깝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집에서 SM3를 소유해본 입장에서 2열에 성인이 타도 공간이 충분하고 트렁크가 기가막힐 정도로 넓다는 특징이 있죠.
이 차량을 조금 더 살펴보니 선루프도 있고 2열 송풍구, 암레스트까지 구비되어 있어 임시로 패밀리카로 운용하기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차량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성능기록지도 말끔해서 구입한다면 타이어(1대분 약 40만원)만 바꾼다면 바로 타고 다니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지 않을까 싶군요.
OUTRO
여기서 또 눈치가 빠른 분들은 이런 생각을 하실테죠.
르노삼성/쉐보레/쌍용은 보이는데 현대/기아는?
네. 맞습니다. 아무래도 정비성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현대/기아 차량들은 조금 더 높은 가격대부터 보이더라구요. 물론 190만원대 2.0 투스카니도 있었고 250만원짜리 싼타페CM 디젤도 있었지만 특별한 목적이 있는게 아니라면 추천드리긴 좀 어려워서 제외해봤습니다.
중고차는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 전부는 아니고 정비비용과 정비의 난이도(부품수급 등)도 함께 고려되어 복합적으로 가격이 형성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반드시 중고차는 현대/기아만 답이냐? 전혀 그렇지는 않습니다. 앞서 언급드렸던 두 대의 예시만 봐도 차량 자체에 들어가는 돈을 줄이고 나머지 여웃돈으로 최소한의 비용으로 정비한다면 또 합리적일 수 있는 겝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