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W 1시리즈 120 M SPORT를 장기간 시승했다. 해치백은 소형차량 중에서도 실용성과 주행성을 겸비할 수 있는 유일한 장르와 같다.'1시리즈'는 그러한 C세그먼트 해치백이자, BMW의 엔트리 모델이다. BMW의 슬로건과 같은 '운전의 재미'를 실현하고자 하며, 아담한 차체 크기에 담아낼 수 있는 많은 기술과 공간을 겸비한다. 특히 최근의 소형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소형 SUV 들과 비교하였을 때, 주행성 측면에서는 물리적으로나 지향성으로나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

1시리즈의 시작은 후륜구동이었다. 운전의 재미라는 브랜드 고유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함이며, 1시리즈에 대한 높은 비용을 마땅히 지불하는 강력한 소구점이 되었다. 다만 2세대를 거쳐 3세대부터는 후륜구동이 아닌 전륜구동을 바탕으로 개발된다. 형식적으로 1시리즈의 전통과 같았던 후륜구동을 유지하지 않았다는 점,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 집단에게는 큰 거부감을 남겼을 것이다. 반면에 BMW는 전륜구동 형식의 1시리즈에도 차별화된 주행성을 실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 자신감의 근거는 '미니' 브랜드를 통해 쌓아온 노하우에 있지 않을까 싶다. BMW 그룹은 소형차 브랜드를 통해 꾸준히 전륜구동 해치백에 대한 섀시 기술과 세팅 역량을 쌓아왔고, 이는 BMW의 소형 해치백 1시리즈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이후 3세대 1시리즈는 LCI, 다시 말해 페이스리프트를 건너 띄고 4세대 풀체인지 모델이 공개된다. 이는 2024년이었다. 특징은 섀시를 그대로 재활용한 채, 디자인과 옵션 구성을 개선한 '마이너 체인지' 개념의 신차라는 점이다.아마 BMW는 기존 1시리즈의 문제점을 주행성이 아닌 패키징 측면에서의 미숙함이라 여겼던 것 같다.

시승 차량은 1시리즈 120 M 스포츠 패키지다. 기존 모델 대비 키드니 그릴의 크기가 얇고 넓어졌다.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도 크기 자체는 축소되지만, 폭이 길어지면서 날카롭고 공격적인 인상을 남긴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직선과 사선이 교차하는 독특한 패턴이 특징, M 스포츠 패키지 적용 모델은 아이코닉 글로우가 탑재되어 짙은 상징성을 더해준다. 또 전용 범퍼는 하단 스커트 부분을 두껍게 마감하고, 에어 인테이크의 깊이감을 강조하여 더욱 공격적인 실루엣을 구현했다.

기존 플랫폼을 공용한 만큼 측면 비율과 실루엣은 큰 차이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전면 디자인의 변화만으로 프로포션 전체가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새로운 형태의 헤드램프와 프런트 범퍼는 샤프한 전면 부를 구현하고, 이를 따라 벨트라인과 캐릭터 라인이 가파른 사선 형태로 배치된다. 반면 완만히 낮아지는 루프라인은 역동적인 대비를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전면부의 무게감을 덜어내면서 전륜구동 해치백 특유의 엉성한 비율 감각도 많이 덜어낸 모습이다. 1시리즈는 기본적으로 블랙 하이글로스 몰딩이 채택된다.

M 스포츠 패키지 적용 사양은 전용 18인치 Y 스포크 바이컬러 휠이 적용되었다. 해치백만의 매력이라고 볼 수 있는 날렵한 스탠스를 더욱 공격적으로 가다듬어준다. 후면 디자인도 기존 모델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우선 테일램프 형상이 보다 입체적으로 변경되었고, 그에 따라 내부 그래픽도 쿼드 타입으로 채택된다. 기본적으로 머플러 팁은 삭제되었는데, M 스포츠 패키지 적용 모델은 공격적인 형태의 디퓨저가 그 밋밋함을 달래준다. 범퍼 양측에 배치된 세로형 리플렉터가 스포티한 분위기를 더해주기도 한다.

실내 공간이다. 약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0.7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 그리고 HUD로 인터페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새롭게 적용되는 9세대 OS부터는 순정 T맵 내비게이션을 지원하고, 무선 폰 프로젝션 역시도 가능하다. 공조장치 같은 대부분의 차량 제어 기능 또한 컨트롤 디스플레이에 통합된다. 덕분에 센터페시아는 간소화되었고, 하단부에는 무선 충전 패드와 컵홀더 등 수납공간이 마련되었다. 센터 콘솔에는 레버 타입 기어노브와 시동 버튼이 배치되고, 마이 모드나 볼륨, 비상등처럼 직관성을 요하는 버튼들이 구성된다.


M 스포츠 패키지 사양은 두꺼운 그립과 패들 시프트를 지닌 전용 스티어링 휠이 적용된다. 또, M 안트라사이트 헤드라이너와 일루미네이티드 알루미늄 그라파이트 인테리어가 세련된 분위기를 더했다. 스크린 옆에는 컬러 스티칭이 적용되기도 하고, 1열 럼버 서포트와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 하이파이 라우드 스피커 등 옵션 수준 자체가 개선된다. 참고로 HUD도 M 팩 전용 사양, 앰비언트 라이트나 스포츠 시트는 기본 적용이다. 그 밖에 1열 열선 전동 시트와 운전석 메모리, 2존 에어컨, 리버스 어시스턴트,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가 기본 제공된다.


뒷좌석 공간이다. 준중형 해치백인 만큼 성인이 탑승하기에도 충분한 공간성을 보여준다. 풀체인지와 함께 1열 시트백 형상을 교체하고, 2열 시트 크기를 적절히 조율하여 탑승자에게 더욱 편리한 포지션을 구현해 주기도 했다. 특히 발을 둘 공간이 넉넉하게 확보되어 있으며,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적용을 통해 개방감 자체를 개선한다. 기본 편의 기능으로는 암레스트 컵홀더와 충전 포트 정도가 보인다. 전동 트렁크와 러기지 보드 역시 기본 옵션, 트렁크 공간은 넓고 평탄하게 마감되어 있다. 리어 시트 폴딩이 가능하며, 매트 아래 공간도 깔끔히 마감되었다.

전고와 시트 포지션이 낮은 해치백은 차량 승하차가 불편할 수 있으나 컴포트 액세스 기능이 편리함을 더해준다. 운전석에 앉으면 BMW 특유의 운전자 중심적인 구성으로 안락함이 느껴진다. 또, 새롭게 디자인된 대시보드 덕분에 1열 개방감과 시야가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낮은 시트 포지션은 여전한 해치백의 매력, 새롭게 배치된 엔진 시동 및 변속기 레버는 적재적소의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참고로 국내 출시 사양은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채택되지 않고, 기존 2.0L 싱글 터보 세로 배치 엔진을 유지했다. 때문에 엔진 시동 시 떨림이 약간 있는 편이다.

BMW 120에는 배기량 2.0L급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이 채택된다. 기존 I 레터링은 전기차와의 간섭으로 삭제되었고, 트윈 스크롤 기반의 싱글 터보를 탑재하여 최고 출력 204Hp 최대 토크 30.6Kg.m 수준의 넉넉한 퍼포먼스를 제공해 준다. 변속기 역시 기존과 같은 7단 습식 듀얼 클러치를 유지한다. 공차중량 1535Kg, 복합 연비는 12.0Km/L로 인증을 받았다. M 스포츠 패키지를 택하더라도 스탠다드 서스펜션이 적용되고, 따라서 휠 사이즈만 감안하면 주행성에 큰 차이는 없겠다.

가벼운 중량 덕분에 발진감을 매우 경쾌하다. 특히 듀얼 클러치 기반의 변속기가 채택되면서 초반 가속이 더욱 강하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실제 BMW의 2.0L 엔진은 더욱 높은 중량의 차량에도 경쾌한 반응을 보였던 만큼, 엔트리 모델에서도 차고 넘치는 성능이 되겠다. 특히나 속력이 오르더라도 가속감이 둔화되는 느낌이 거의 없다. 엑셀을 가볍게 밟아도 속도계는 빠르게 상승해 있고, 체급 대비 안정성이나 정숙성 자체가 뛰어나 속도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출력이 넉넉한 만큼 엔진 소음도 잘 유입되지 않고, BMW 특유의 음색도 매력적이다.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탄력이 붙은 뒤에는 시종일관 부드러운 반응을 보여준다. 저단에서의 울컥거림도 의식하는 바가 아니라면 사실상 느껴지지 않는 편, 터보랙도 거의 없어 리니어 한 가속감이 나타난다. 다만 높은 경사로에서 느껴지는 유격이나 불안정안 페달 감각은 DCT의 한계가 존재하긴 한다. 크리핑 상태에서도 브레이크를 살짝 밟고 있으면 특유의 진동이 느껴진다. 이는 운전자가 변속기에 적응이 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런 특성만 이해한다면, 경쾌한 가속감과 뛰어난 효율성에 있어서 확실한 효용을 누릴 수 있다.

스탠다드 서스펜션은 다소 부드럽지만 BMW 특유의 묵직함은 여전하다. 운전석과 접지면의 직결감이 BMW 다운 느낌을 주고, 그만큼 기민하고 민첩한 핸들링 반응을 보여준다. 작은 요철이나 턱은 부드럽게 처리하고, 단지 깊은 충격은 다소 강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럼에도 승차감 자체는 편안한 편, 예상보다 노면 진동이나 소음이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탄탄한 섀시는 고속에서의 안정성도 돋보였으며, 특히 저속에서 편리함을 주던 스티어링 휠 강도는 고속에서 묵직함을 더해주는 세팅으로 스스로 변화한다.

BMW 120은 정말 고속에서 진가가 나타나는 차량이다. 소형차 특유의 흔들림과 불안감이 전혀 없이, 운전자의 의도를 그대로 따라주는 회두성과 안정적인 복원력이 강점이다. 이는 급격한 코너를 공략하는 경우에도 해치백 특유의 재미와 반응성을 더한다.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하는 경우에는 인테리어 테마와 엑셀 및 변속기 반응이 조금 더 예민하게 변화했다. 또, 패들 시프트 -단을 길게 누르면 부스트 모드가 활성화된다. 엔진 반응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기본 출력 자체가 넉넉하다. 제로백은 7.2초, 묵직한 스티어링 휠이 안정감을 더했다.

전체적으로 소형차의 단점은 최소화하고 재미는 극대화한 세팅이다. 스포츠 모드의 아쉬운 점이라면 여전히 엔진 소음은 억제되어 있다는 점, 보다 자극적인 사운드가 있다면 훨씬 즐거울 것 같았다. BMW의 마이모드 구성은 스포츠 외에도 이피션트와 릴렉스, 그리고 디지털 아트 같은 다양한 테마가 제공된다. 이피션트는 기존 에코 모드와 동일한데, 마치 마일드 하이브리드 적용 사양처럼 글라이딩 모드가 활성된다. 엔진 반응 자체도 훨씬 둔감해진다. 그에 따른 항속주행 연비는 25Km/L를 가볍게 넘어설 정도로 효율적이었다.

운전이 정말 즐거운 차량이지만 피로도가 느껴지는 경우에는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간거리 조정, 그리고 그립 감지 스티어링 휠을 통한 편리한 기능 유지가 가능하다. 특히 퇴근시간처럼 막히는 길에서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작은 크기의 차량이라도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는 편리한 안전한 주차를 돕고, 특히 리버스 어시스트 기능은 간간이 편리하게 사용하는 기능이었다. 앞서 언급했지만, 주차 상황에서는 스티어링 휠 무게감을 낮추어 부드러운 조작을 도와주기도 했다.

이번 1시리즈의 풀체인지는 내 외관 디자인이 확실히 고급스러워졌다. 엔트리 특유의 급 나누기가 느껴지지 않고, 실내 공간은 오히려 아담한 차체의 안락함이 또 다른 매력으로 느껴진다. 알루미늄 그라파이트 인테리어는 앰비언트 라이트 점등 시 그 화사함이 살아나며, 모드 변경 시 나타나는 모션그래픽은 사진에 담기 어렵지만 매우 흥미로운 인테리어 구성요소 중에 하나였다. 외관 디자인도 마찬가지, 다양한 웰컴 시그니처 기능과 아이코닉 글로우가 BMW 다운 모습을 강조한다. 샤크 노즈 스타일을 더한 전면부는 BMW 라인업 중에서도 공격성이 강했다.

BMW 120 M 스포츠 패키지를 장기간 시승했다. 전체적인 비율을 가다듬은 외관은 더욱 정교한 디테일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비율 자체가 예리하고 역동적으로 보이게 하는 효과를 준다. 특히나 인테리어 디자인은 1시리즈 특유의 가벼움 없이 최신 모델만의 세련미와 고급감이 극대화되었다. 그리고 엔트리 모델임에도 풍부하게 적용된 옵션 수준에서 프리미엄 해치백의 가치가 느껴진다. 아울러 1시리즈를 선택하는 본질적인 강점은 역동적인 주행성, 탁월한 회두성과 기민한 후미 추종성은 전륜구동의 한계를 극복하는 직결감을 제공해 주었다.
글/사진: 유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