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메르세데스-AMG 라인업 보강에 나섰다. 신참인 A 35 4MATIC을 비롯, 페이스리프트 거친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등 4개 모델이 다음달 국내 론칭한다. 본격적인 출시에 앞서 이들을 미리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필자가 만난 모델은 '더 뉴 메르세데스-AMG CLA 45 S 4MATIC+'. AMG 엔트리 모델 중 가장 강력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CLA 45 S의 시승 소감을 전한다.
첫인상이 강렬하다. 전면부 인상을 주도하는 파나메리카나 라디에이터 그릴, 커다란 공기 흡입구, 듀얼 트윈 머플러 등 곳곳에서 고성능 아우라가 느껴진다. AMG 옷을 빌려 입은 CLA 250 4MATIC보다 확실히 스포티하다. 차별화를 위한 디테일도 돋보인다. 휠은 19인치 사양의 AMG 5-트윈 스포크를 채택했다. 타이어는 달리기에 어울리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S. 6P 브레이크 캘리퍼는 빨갛게 칠해 퍼포먼스를 암시한다.
인테리어 역시 노말 버전의 CLA보다 화려하게 꾸몄다. 빨간 스티치와 헤드레스트 일체형 스포츠 버킷 시트 등 고성능 모델다운 터치들이 눈에 띈다. 특히 AMG 전용의 퍼포먼스 스티어링 휠은 주행 모드 설정 다이얼과 차체자세제어 버튼이 함께 배치돼 수퍼카에 앉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또한 다이내미카 소재도 아낌없이 발라 고급감까지 채워 넣었다.
보닛 아래에는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자리잡았다. AMG 역사 상 가장 강력한 4기통 엔진으로 통하는 최신형 유닛이다. 코드네임 'M139' 엔진의 최고출력은 무려 421마력. 전보다 40마력이나 높아졌다. 단순히 수치만 끌어올린 것도 아니다. M139는 터보와 냉각 계통을 손봐 극한 상황에서도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다. 여기에 AMG 스피드시프트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사륜구동 시스템인 4MATIC+가 어우러졌다. 또한 AMG 토크 컨트롤도 추가돼 뒷바퀴 한 쪽에만 토크를 ‘몰빵’할 수도 있다.
트랙에 올랐다. 본격적으로 CLA 45 S의 성능을 느껴 볼 차례다. A 35와 A 45를 뒤로 두고 선두에 나섰다. 엑셀러레이터를 밟자마자 지체 없이 튀어 나간다. 작은 체구에서 엄청난 힘이 나온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4초. 체감 상 가속은 이보다 더 빠른 듯한 느낌이다. 계기판 속 숫자는 순식간에 200km/h를 향한다.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속도를 높인다. 참고로 최고속도는 시속 270km에서 제한된다.
AMG가 매만진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소름끼칠 정도로 영민하다. 마치 지금 달리고 있는 곳이 트랙임을 아는 듯 시프트 업/다운 동작을 이어 나간다. 로직이 똑똑할 뿐만 아니라 변속 과정도 무척 빠르다. 엔진이 만들어내는 힘을 한 톨도 놓치지 않고 네 바퀴로 전한다. 목덜미를 치는 듯한 변속 충격 역시 빼먹지 않았다. 성능과 감성 모두 챙긴 것.
코너링 실력은 끝내준다. 앞바퀴 굴림 기반의 4MATIC+ 사륜 구동 시스템인데도 코너에서의 움직임은 후륜 구동 못지 않다. 코너 안쪽을 파고드는 게 인상적이다. 불안한 기색을 보이는 것도 아니다. 자세제어장치가 켜져 있는 상태라면 코너에 차를 코너에 던지듯 내몰아도 자세를 망가뜨리는 일이 없다.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그림을 그리며 돌아 나간다. 물론 드리프트 모드를 활성화한다면 후륜 구동 모델처럼 미끄러뜨리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우리 편집장은 "M4 같은 정통 후륜구동 차에 비해 드리프트 각이 잘 안 나온다"고 했다. 풀 카운터 스티어링보다는 제로 카운터에 가까운 느낌으로 드리프트 되는 듯하다.
AMG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으로 빚은 하체는 연속된 동작에서 흐트러짐이 없다. 코너의 연석을 무리해서 타고 올라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유지한다. 지나치게 뻣뻣하지 않으면서도 노면을 움켜쥐는 듯한 감각. 덕분에 트랙에서의 심적 불안감이 크지 않았다. 특히 제동 성능은 급에 차고 넘치는 수준이다. 하루 종일 트랙에서 혹사당했을 테지만 일관적이고 즉답적인 제동을 이어간다.
피트로 복귀했다. 솔직히 말해 이 녀석의 실력을 100% 발휘했다고는 할 수 없다. 푹푹 찌는 듯한 날씨는 터보차져 엔진에 불리할 것이 뻔했고 하루 종일 반복된 서킷 주행에 타이어는 이곳저곳 뜯겨나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컨디션이 그저 그랬다. 게다가 트랙은 고작 두 바퀴만 돌 수 있었다. 체험에 가까운 짤막한 시승이었다.
문자 그대로 맛보기에 가까웠던 주행. 하지만 CLA 45 S 4MATIC+의 잠재력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첫인상이 좋다. 아찔한 디자인과 스포티한 주행성 등 여러모로 마음에 든다. 재밌게 탈 만한 장난감을 찾고 있다면 주목. CLA 45 S 4MATIC+는 우리나라 고성능 자동차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만한 '물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