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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더 뉴 SM6 TCe 300 프리미에르, 시내에서의 평가는?

르노삼성 SM6가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했습니다. ‘더 뉴 SM6’의 컴백 무대는 인제 스피디움이었습니다. 평범한 중형 세단의 공식 행사를 트랙에서 개최한 것. 그만큼 주행성에 자신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평가는 대체로 호의적인 듯합니다. 특히 하체의 변화에 대해 호평이 많습니다. 승차감이 개선됐다는 신형 SM6. 그렇다면 시내에서의 주행성은 어떨까요? 서울 도심에서 몰아 본 더 뉴 SM6의 소감을 전합니다.

시승차는 TCe 300 프리미에르 모델입니다. 컬러는 짙은 자줏빛 내는 빈티지 레드로 아메시스트 블랙과 함께 RE, 프리미에르 전용 페인트를 발랐습니다. 옵션으로 LED 매트릭스 비전 패키지(94만 원)와 이지 커넥트 패키지(138만 원),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94만 원)를 달았습니다. 이로써 헤드램프 디테일이 다채로워졌습니다. 수입 세단처럼 세레모니도 펼쳐집니다. 또한 다이내믹 턴 시그널이 적용돼 방향지시등도 물결치듯 깜빡입니다.

도어를 열었을 때 첫인상이 상당히 좋습니다. 화사한 인테리어 컬러, 은은한 무드램프, 곳곳의 퀼팅 패턴이 꽤 고급스런 감각입니다. 운전석에 앉아 천천히 둘러보니 페이스리프트 모델답게 변화가 조금씩만 느껴집니다. 가장 도드라지는 점은 센터 모니터 영역. 화면이 조금 더 커지고 응답성도 전보다 빨라졌습니다. 그래픽도 더 세련되어졌군요. 공조 컨트롤러는 드디어 물리 버튼으로 구성됐습니다. 덕분에 전반적인 사용성이 개선되었습니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디지털 계기판이 운전자를 반깁니다. 더 뉴 SM6에는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가 새롭게 적용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전자식 특유의 지연되는 느낌이 싫어 바늘 달린 계기판을 선호하는데요. 르노삼성의 것은 주사율이 좋아 어색함이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만 폰트가 작아 시인성은 조금 떨어집니다.

공회전 상태에서의 정숙성은 수준급입니다. 시트를 타고 올라오는 진동 역시 절제된 감각입니다. 문 연 상태에서 도어가 이상하리만큼 떨리는 걸 미루어 볼 때 차 자체의 진동은 제법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떨림이 운전자에게 크게 전해지지는 않습니다.

더 뉴 SM6 핵심은 보닛 아래 있습니다. TCe 300은 기존의 1.6 TCe를 대체하는 모델로서 르노 고성능 라인업에 들어가는 1.8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었습니다. 최고출력은 225마력, 최대토크는 30.6kgf·m. 모델 성격 상 ‘디튠’된 엔진을 탑재했지만 평범한 중형 세단치고는 스펙이 꽤 좋습니다. 여기에 게트락社가 만든 습식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맞물렸습니다. ‘EDC(Efficient Dual Clutch)’라는 네이밍을 쓴 변속기인 만큼 좋은 효율을 내세웠는데요. 그렇다고 연비가 도드라지게 좋은 편은 아닙니다. TCe 300의 공인 복합 연비는 11.8km/L. 19인치 휠을 단 시승차 기준 복합 연비는 L당 11.6km를 갑니다.

TCe 300의 출력은 ‘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습니다. 라이벌들에 비하면 제법 시원스럽게 내달릴 줄 압니다. 엔진 스펙이 더 좋은 말리부 2.0T와의 성능 차이도 크게 벌어지지 않습니다. 간선도로에서의 호쾌한 가속이 매력적입니다. 그러면서도 가속 페달 반응은 선형적이기에 시내주행에서의 불편함이 적습니다. ‘스무스하다’는 표현이 어울리겠군요.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직결감이라든지 응답성도 상당히 좋습니다. 특히 DCT 특유의 까끌까끌한 변속감을 매끄럽게 다듬어낸 게 인상적입니다. 이른바 반 클러치를 과하게 쓰는 것 같지도 않고요.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곳을 지날지라도 토크컨버터식처럼 부드러운 느낌을 낸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오토홀드와의 조화를 들 수 있습니다. 예컨대 오르막길에 정차했을 때 오토홀드가 작동된 상태라면 재출발 시 살짝 거친 느낌을 냅니다. 일순간 울컥하는 현상이 반복되는데요. 기능 상 이슈는 아니고 오토홀드 세팅의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참고로 최근 출시된 XM3와 캡처에서도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필자의 경우 오르막길을 만나면 오토홀드 기능을 해제했습니다. 의도한 건 아니고 어느 순간 습관적으로 해제하게 되더군요.

승차감은 듣던 대로 좋습니다. 과장 살짝 보태 표현하자면 ‘토션빔’이라는 꼬리표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개선됐습니다. 크고 작은 요철을 부지런하게 걸러내는 듯한 감각. 과속방지턱을 지나고 난 후 불쾌한 여진을 남기지도 않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 측은 “모듈러 밸브 시스템(MVC)을 적용해 감쇠력을 제어하고 리어 서스펜션에는 대용량 하이드로 부시를 적용해 토션빔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는데요. 말 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하체 쪽 완성도가 페이스리프트 이전보다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때때로 다리 이음새 같은 곳을 지나면 거친 감각이 묻어 나긴 합니다.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사하다 뜬금없이(?) 뒤쪽이 텅텅거리는 듯한 느낌. 주관적인 견해이지만 이는 인치 다운으로써 조금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시승차인 TCe 300 프리미에르는 전용 19인치 휠을 달고 나옵니다. 타이어는 승차감에 초점을 둔 금호 마제스티 솔루스를 채택했습니다. 다만 타이어의 사이즈는 245/40R19로서 편평비가 다소 작습니다. SM6 성격 상 17인치 휠이나 18인치 휠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승차감을 선사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시승을 마치며…
더 뉴 SM6의 시내 주행 평가는 90점입니다. TCe 300은 넉넉하지만 다루기 쉬운 출력을 품었습니다. 여기에 맞물린 변속기는 매끄럽고도 똑똑하게 굽니다. 승차감 역시 기대 이상으로 개선됐습니다. 과거 경험했던 SM6 GDe나 프라임에 비하면 하체 쪽 완성도가 수준급입니다. 덕분에 꽉 막힌 서울 도심에서도 크게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었습니다.

물론 실제로 이 녀석을 구입하게 된다면 망설이게 될 만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중형 세단치고는 비싼 가격, 반자율 주행 장비의 세련도, 조금 아쉬운 연료 효율 등이 아쉽습니다. 10점은 여기서 깎아 먹었습니다. 만약 이러한 것들을 문제 삼지 않는다면? 더 뉴 SM6 TCe 300는 상당히 괜찮은 선택지가 되어줄 것입니다.

전문가 평가

84.4
  • 85 파워트레인
  • 80 섀시 & 조종성
  • 87 승차감
  • 86 안전성
  • 91 최신 기술
  • 72 가격 & 실용성
  • 90 기타(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