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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일색 아우디 A5 스포트백 40 TFSI 콰트로 프리미엄

샤넬의 아이코닉 아이템 넘버 5가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샤넬은 Factory 5라는 리미티드 에디션도 출시하며 세계적인 향수의 영광스러운 지난 1세기를 기념하기도 했습니다. 넘버 5는 샤넬에 있어 기념비적인 제품 중 하나니까요.

천연 원료와 합성 분자의 조화 속에서 태어난 독창적인 향과 단순한 직사각형 모양의 병 그리고 샘플에서 따온 이름까지. 넘버 5는 어느 것 하나 평범하지 않습니다. 가브리엘 샤넬은 세계 1차 대전 이후 등장한 자유분방한 신여성을 위한 새로운 향을 만들고자 했고, 이러한 그녀의 도전이 넘버 5로 이어졌기 때문이죠.

넘버 5에 비하면 역사는 길지 않지만 ‘5’의 이름을 가진 기념비적인 자동차가 있습니다. 바로 아우디 A5입니다.

Masterpiece

누볼라리 콰트로의 간결하면서도 유려한 선에서 시작된 A5가 데뷔하던 2007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당시 아우디 회장이던 루퍼트 슈타들러는 이렇게 말했었죠. 아우디가 유럽에서 빅 쿠페가 없는 라인업을 유지한 지 11년이 넘었다면서 A5는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이죠. 폭스바겐 그룹에서 디자인을 책임 지던 발터 드 실바도 A5를 두고 자신이 디자인한 자동차 중 가장 아름답다며 명작으로 치켜세우기도 했습니다.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기술적 부분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았죠. 당시 미국의 자동차 전문 잡지 모터트렌드는 B8로 불리는 새로운 플랫폼, 특히 세로형 엔진을 프런트 액슬 위로 이동시키고 프런트 디퍼렌셜을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둔 점에 대해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엔진 배치 위치를 달리 가져가면서 A4와는 차별화되는 주행성을 이뤄낸 셈이죠.

직선적인 선과 면으로 다소 평면적인 모습의 A4와 달리 A5는 볼륨을 살려 보다 입체적이고 우아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기술을 통한 진보라는 브랜드의 지향점까지 담아냈습니다. 이 정도면 유의미한 가치를 만들어낸 모델로 충분하지 않나요?

Dynamic elegance

옛날이야기는 이쯤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의 A5도 충분히 아름답고 우아하면서 매력적이니까요.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A5는 조금 더 날카롭게 선을 세운 2세대 그리고 그릴의 형태, 측면 공기 흡입구, 사이드 스커트, 디퓨저 등 디테일을 살린 부분변경을 거친 모델입니다. 시승차는 실용성까지 겸비한 A5 스포트백의 40 TFSI 콰트로 프리미엄입니다.

국내에 판매되는 A5는 스포트백 40 TFSI 콰트로를 제외하고 외관에 모두 S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가 더해집니다. 덕분에 앞뒤로 생김새가 조금 다릅니다. 알루미늄 실버로 마무리된 공기 흡입구, 허니콤 디테일이 추가된 그릴, 디퓨저 형태를 따라 각을 살린 트림 등 조금 더 공격적인 형상을 보여줍니다.

특히 전면은 다소 단순하게 형태로 안정감을 자아내는 후면과 달리 매우 공격적으로 느껴집니다. 디테일이 추가된 그릴 아래로 돌출된 흡기구는 과감하며 보다 역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또 하나.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강렬함을 더합니다. 2세대에서 하나로 이어지던 LED 주간 주행등 라인에 빈 공간이 중간중간 추가되었습니다. 하나로 이어지던 라인보다는 세련된 느낌입니다.

측면으로 가면 매혹적인 라인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살짝 솟아오른 보닛을 비롯해 헤드램프부터 리어램프까지 끊김 없이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은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처럼 다이내믹함을 뿜어냅니다. 무엇보다 높이가 낮아 자세가 나옵니다. A4보다 30mm 낮습니다. 그리고 2세대에서는 20인치이던 휠이 19인치로 변경되었습니다. 이제야 적정 사이즈를 찾은 느낌입니다.

Horizontal line

실내로 들어가 봅니다. 레이아웃은 A4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브랜드 특유의 간결하고 정돈된 구성이 특징입니다. 스티어링 휠은 다소 크게 느껴집니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 뒤로는 12.3인치 디지털 콕핏이 첨단 디지털 분위기를 ‘뿜뿜’합니다. 오른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10.1인치 MMI 디스플레이가 홀로 우뚝 솟아있습니다. 크기도 크기지만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터치로 조작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래서 쓸모 없어진 MMI 컨트롤러는 사라졌고, 그 자리는 덩그러니 빈 공간으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제조사에서도 깊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겠지만 크기가 참으로 애매하기 때문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이 될 것 같습니다.

간결하고 정돈된 구성에는 수평적인 기조도 깔려있습니다. 송풍구는 가로로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그 아래 공조 장치도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고요. 물리적 버튼의 조작감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불편하지도 않습니다. 열선과 통풍 시트 버튼도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주행 모드를 변경할 수 있는 드라이브 셀렉트, 스타트/스톱 시스템, 후방 카메라 버튼도 있습니다. 아! 후방 카메라의 화질은 다소 실망스럽습니다. 중간중간 빈 버튼이 많아 보기에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시트는 스포츠 시트로 몸을 잘 지탱해줍니다. 신체가 닿는 부분의 볼륨감에서 오는 편안함이라고 해야 할까요. 안락한 착좌감도 잊지 않았습니다. 뒤로 자리를 옮기면 발이 깊숙이 들어갑니다. 루프 라인을 고려해 어느 정도 여유 있는 헤드룸을 확보하기 위한 것일 테지요. 하지만 대한민국 평균 신장과 체중을 조금 넘는 차돌박이님은 잠시 앉아있는 동안에 끊임없는 불편함을 토로했습니다. 하지만 이 차는 스포트백. 일반 세단보다 공간적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차입니다. 실용성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많은 기대를 하시면 안 됩니다. 그래도 트렁크는 좌우로 걸리적거리는 것이 없어 활용하기 편합니다.

Sophisticated drive system

이제는 달려 볼 차례.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TFSI) 엔진과 7단 S 트로닉 자동 변속기가 맞물린 A5 스포트백 40 TFSI 콰트로 프리미엄의 주행 성능은 다소 평범합니다. 최고 출력 204마력, 최대 토크 32.6kg.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6.8초. 패션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유죠. 하지만 실제로 도로로 나서면 수치에서 가늠되는 평범함과 아쉬움이 만족감으로 바뀌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답답함을 느낄 겨를이 없기 때문입니다.

최대 토크가 발생되는 시점이 1,450rpm.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엔진 회전 영역이 1,500~3,000rpm 사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부족한 힘은 아니죠. 특히 보어와 스트로크가 82.5X92.8로 낮은 엔진 회전수에도 큰 토크를 만들어내는 롱 스트로크 엔진의 특성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도로에서 2,000rpm 이상으로 엔진 회전을 가져가는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일상적인 주행으로 한정했을 때 다루기 어렵지 않을 정도로 적당한 수준의 힘을 보여주었고, 시종일관 매끄럽고 경쾌하게 움직였죠. 가속 페달의 응답도 빠르고 부드러워 다루기 어렵지 않습니다. 소음에 대한 대처도 좋습니다. 프레임리스 도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바람을 가르고 나아가는 소리도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노면이 매끄럽지 않거나 방지턱이 연속된 곳을 지날 때 승차감이 나쁘지 않습니다. 노면의 정보를 충실히 읽지만 불쾌감 없는 대응을 보여줍니다. 세련된 움직임이 이런 걸까요. 모양 빠지는 오점을 남기지 않습니다. 재빠르게 자세를 가다듬으며 다음을 준비하기도 하죠. 전자식 댐핑 컨트롤이 탑재되기 때문에 주행 모드를 변경하면 그에 따른 거동의 변화가 체감됩니다. 이름만 다이내믹이 아니라 지면을 안정적으로 잡아주고 보기 좋은 궤적으로 코너를 돌아나가기도 합니다. 폭이 넓은 타이어의 역할도 있겠죠.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실행 버튼이 조금 색다른 곳에 있습니다. 스티어링 휠 좌측 방향 지시등 아래 레버가 있습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기민하게 작동합니다. 총 다섯 단계로 앞 차와의 거리를 조정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스스로 가고 멈추고 다시 출발하는 기능까지 지원합니다. 해당 기능에는 차선 이탈을 경고하고 방지하는 기능인 액티브 레인 어시스트도 포함됩니다. 레이더를 활용해 후측방에서 오는 차를 감지하는 사각지대 감지 시스템도 있죠. 이 또한 조금은 특이하게도 사이드 미러가 아닌 커버에서 경고등이 점등됩니다.

Fabulous style

이제는 배우가 더 익숙한 크리스탈은 A5를 ‘매력적인 감성을 지닌 차’로 표현하며, 운전하기에 즐거운 것은 물론이고 디자인도 감각적이라 눈길이 간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그녀는 아우디 앰버서더로 꾸준하게 활동 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는 매력적인 감성을 A5의 장점으로 꼽았기 때문입니다. 하드웨어적인 부분에서의 기술적 우위로 차별화를 만들어낼 수는 없습니다. 당연히 탄탄한 기본기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다 잘 만들기에 여기에 소프트웨어적인 그러니까 브랜드만의 감성이 빠진다면 평범함을 벗어날 수 없겠죠. 독창적인 향, 단순한 형태, 간단한 이름을 통해 향수에서도 가브리엘 샤넬은 여러 제약으로부터 해방된 여성을 위한 옷을 만들던 자유로운 도전을 이어가며 남다른 브랜드만의 감성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아우디도 오랜 시간 자리를 비웠던 장르에 복귀하면서 그저 그런 평범한 모델을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앞바퀴 굴림의 선구자 다운 브랜드만의 남다름을 유지하면서 성능과 디자인 모두 놓치지 않았으니까요. 그런 감성은 쿠페, 카브리올레, 스포트백을 막론하고 모든 A5의 라인업에 지금도 여전히 담겨 있습니다.

무슨 헛소리를 이렇게 길게 하냐고요? 헛소리도 계속 듣다보면 말이 되니까요. 크리스탈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는 제가 그녀의 오랜 팬이기 때문이고 A5에 대해서 이렇게 장황하게 써 놓은 것도 차가 예쁘기 때문입니다. 그냥 예쁘다고만 말할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 것은 분명합니다. 서 있을 때나 달릴 때나 언제나 예쁜 차. 그런 차가 A5 스포트백입니다. 아름답게 움직일 수 없고, 아름답게 멈출 수 없다면 뛰어난 성능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사진 / Chanel

이순민

이순민

royalblue@encar.com

Power is nothing without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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