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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와 감성의 조화 , 미니 컨트리맨 S E 페이버드 장기 시승기

미니 컨트리맨 쿠퍼 S E ALL4 Favoured를 장기간 시승했다. 컨트리맨은 소형차 전문 브랜드 미니에서 기획하는 준중형 SUV다. 동시에 미니에서 생산하는 차종 중 가장 큰 크기를 지니기도 핝다. 미니는 역사적으로 작은 크기와 효율을 중시 여기는 해치백 전문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기능적이고 아담한 디자인은 21세기에 들어서 미니만의 헤리티지로 재해석 되었고, 컨트리맨은 그 개성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다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과 같았다.

독특한 감성과 고집이 돋보였던 영국 태생의 자동차 브랜드들은 그 감성과 별개로 생존성은 부진한 경우가 많았다. 다시 말해 수익성이 부족하다는 문제, BMW는 누적 적자로 인해 영국 로버 그룹을 매각하면서도 오직 '미니' 브랜드만을 남겼다. BMW가 진출하지 못했던 소형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BMW 고유의 가치를 훼손할 필요 없이, 독일의 정교한 기술력과 함께 미니의 헤리티지를 되살리며 유럽 소형차 시장에 안착했다. 기존과 다른 점이라면 실용성보다 재미를 추구했고, 이를 통한 특별함과 부가가치를 창출했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그런 미니 해치백의 전략만으로는 소형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BMW와 공용하는 중소형 전륜구동 플랫폼 UKL2를 바탕으로, 보다 편안한 승차감과 실용성을 겸비한 미니를 기획했다. 해치백의 무거운 핸들링과 부진한 옵션을 채워줄 수 있는 대안으로, 대중친화적인 제품성을 지향한 것이다. 세대 변경을 거듭하며 크기와 공간은 점차 확장되었고, 고유한 헤리티지를 답습하는 해치백과 이원화 전략이 된다. 순수 전기차로의 파생 또한 컨트리맨의 유연한 성격에 가치를 더해주는 모습, 컨트리맨의 전기차 라인업은 'E'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번 3세대 미니 컨트리맨은 직선 위주의 스타일링으로 기존 대비 간결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클램셀 타입의 보닛이 일반 형상으로 변경되면서, 헤드라이트 모서리를 마감하던 은색 몰딩이 생략된다. 대신 윤곽선을 강조하는 DRL 형상을 그대로 유지했고, 3가지 그래픽 중 선택 가능하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 이전 세대와 가장 큰 차이점은 그릴 형상이 아닐까 싶다. 모노 프레임 타입으로 미니 해치백 라인업과 더욱 유사해졌다. 반면 차체 하부를 두껍게 보호하고 있는 플라스틱 가니시는 'SUV'를 지향하는 컨트리맨의 정체성이 표현되기도 한다.

미니는 BMW처럼 전기차에 대한 제품성의 차별화를 두지 않는다. 단지 엔진 선택지 중 하나일 뿐, 그래서 막혀있는 라디에이터 그릴 형상도 자연스럽다. 시승차량 '페이버드' 트림은 JCW를 제외한 일반 모델 중 상위 트림에 해당된다. 마감소재로 바이브런트 실버 컬러가 채택되며, 마치 로즈골드 색상처럼 은은한 고급스러움이 있다. 플로팅 디자인 루프와 C필러 가니시, 그리고 19인치 투톤 휠과 위아래로 조화를 이루기도 한다. 깔끔한 벨트라인 마감과 측면 디자인은 미니 고유의 캐릭터인데, 추가로 플러시 타입 도어 핸들까지 더해졌다.

후면 디자인도 깔끔함이라는 테마를 유지한다. 기존 테일게이트에 배치되던 넘버 플레이트를 범퍼로 내렸다. 차체는 더욱 커지면서도 디자인 요소들은 작고 정교하게 다듬어진다. 어쩌면 단순하고 밋밋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기법인데, 엠블럼 배치와 라이트 그래픽만으로 특별함이 느껴지는 컨트리맨은 헤리티지의 힘을 느끼게 한다. 테일램프 그래픽 역시 3가지 테마 중 선택 가능했다. 후면 범퍼 역시도 두꺼운 가니시로 마감하며 강인한 인상을 품고, 전기 차이기 때문에 머플러 팁은 완전히 생략되어 있다.

실내 공간이다. 차세대 미니 인테리어의 핵심은 9.44인치 OLED 디스플레이에 있다. 삼성 디스플레이에서 공급받으며, 최신 OS와 T맵이 접목되어 뛰어난 반응성과 확장성을 보여준다. 마치 전자기기처럼 차량의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클러스터까지 센터 스크린 상단에 통합되면서, 계기판은 컴바이너 타입 HUD가 대체한다. 니트 패브릭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그리고 다양한 패턴을 품은 앰비언트 라이트로 감성적인 실내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장난감의 태엽 같은 시동 버튼과 콘솔 박스의 디자인은 미니 특유의 아기자기함이 묻어난다.

페이버드 등급에는 헤드라이너 마감과 JCW 스포츠 시트까지 기본 제공된다. 브라운 색상 선택이 가능해지면서 더욱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안정적인 탑승감을 제공해 준다. 1열 열선과 2존 공조는 기본, 운전석 메모리 기능과 마사지 시트까지 함께 포함된다. 스티어링 휠 디자인은 클래식과 동일한 2스포크 타입, 패브릭 소재를 활용하면서 역시 평범함을 거부하는 모습이다. 물리 버튼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사용감도 편리했다. 오디오는 하만카돈 12스피커 시스템, 추가로 인테리어 카메라까지 탑재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전혀 미니스럽지 않은 개방감이 컨트리맨의 차별점이다. 이는 2열도 마찬가지, 컨트리맨 S E의 경우 배터리 팩 탑재를 통해 바닥면 높이가 높아진다. 자연스레 레그룸 축소로 연결되는데, 그럼에도 불편함이 느껴지진 않았다. 시트 폭도 충분히 여유롭고, 파노라마 선루프를 통한 개방감까지 확보하고 있다. 2열 에어벤트와 C타입 충전 포트, 센터 암레스트 등의 기본적인 편의 구성도 갖춘다. 전동식 트렁크와 킥 센서까지도 탑재되어 있다. ALL4는 4륜 구동이라 트렁크 매트 아래 잔여 공간은 없지만, 트렁크 용량 자체는 더욱 넉넉해졌다.

대부분의 기능들이 센터 스크린에 통합되면서 주요 기능만 센터페시아에 남았다. 앞서 언급했던 태엽 같은 시동 버튼, 좌측은 레버타입 변속기이고 우측은 주행모드 변경 레버다. 컨트리맨 SE에는 총 9가지 익스피리언스 모드가 탑재되어 있다. 모드 변경에 따른 주행 세팅은 물론, 실내조명이나 UI 테마 등 전체적인 실내 분위기 자체를 전환해 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기차인 만큼 시동에 따른 N.V.H 변화는 없고, HUD에 그래픽이 들어온다. 미니는 중후한 배기음 또한 매력이긴 한데, 컨트리맨은 애초에 편리함에 중점을 두니 문제없다.

미니 컨트리맨의 전동화 모델 '쿠퍼 SE'는 기존 '쿠퍼 S'와 동일한 포지션에 위치한다. 즉 고성능 지향형 모델 정도로 표현할 수 있는데, 전기차는 더욱이 성능이 높다. 합산 출력 230Kw 급 듀얼 모터가 표준이다. 단순 환산 최고 출력 308HP, 최대 토크 50.4Kg.M이라는 강력한 성능과 함께 ALL4 사륜구동 시스템까지 제공된다. 공차중량 2060Kg에 제로백이 5.6초다. 내연기관 바탕의 컨트리맨 S의 제로백이 7.4초, JCW가 5.4초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고성능 모델에 가깝다. 단지 근본적인 세팅이 스포츠성보다는 데일리 성향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기본 주행모드는 '코어'라는 이름으로 세팅되어 있다. 부드러운 엑셀 반응과 함께 선형적인 가속감을 보여준다. 전기차 다운 정숙함이 매력, 컨트리맨 E는 가솔린 대비 300Kg 이상 무겁기 때문에 승차감 자체도 보다 묵직하게 느껴진다. 승차감은 다소 단단한 편, 하나 대부분 전기차들이 일반 SUV보다 댐핑력을 강하게 세팅하니 평범하다고 볼 수 있다. 원래 미니 쿠퍼 S 트림은 승차감이 단단한 게 기본인데, 그런 전통을 떠올려보면 부드러운 승차감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잔잔한 요철은 잘 걸러내주고, 포트 홀이나 방지턱 구간에서도 충격을 완화해 주는 감각이었다.

그럼에도 리바운드 없이 흔들림을 깔끔하게 끊어내는 모습은 미니의 숙련된 섀시 세팅 역량이다. 중량이 높다 보니 급제동 시 노즈 다이브가 비교적 강할 수는 있는데, 회생제동을 잘 활용하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특히나 놀라웠던 점은 고속에서의 안정성이었다. 낮게 깔려있는 무게중심, 그리고 네 바퀴로 전해지는 강력한 구동력으로 끈끈한 트랙션을 확보해 준다. 속력을 아무리 올려도 컴팩트 SUV라고는 믿기힘은 안정적인 주행질감이 나타난다. 코너에서도 약간의 롤을 허용할 뿐, 격한 움직임에서도 곧바로 자세를 바로잡아주는 감각이 즐겁다.

컨트리맨은 대중 지향형 모델이다 보니 핸들링 감각도 해치백에 비해서는 가볍다. 그래도 마냥 가볍지는 않다는 것, 그만큼 예리한 조향 감각도 느껴볼 수 있다. 코너링 감각은 일반적인 뉴트럴 타입, 역시 ALL4 시스템이 만족스러운 추종성을 제공해 준다. 그 외 주행모드는 '고-카트'와 '그린' 등 일반적인 기능과 더불어 비비드, 타임리스, 트레일과 등 총 9가지 다양한 테마가 제공된다. 사실 주행감 측면에서는 엑셀 반응 정도의 차이만 생기는 셈인데, 인테리어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점만으로 자꾸 손이 가는 기능이다.

스포츠와 같은 '고 카트' 모드에서는 엑셀 반응이 조금 더 즉답적으로 변화한다. 그리고 엑셀을 최대한 깊게 밟으면 UFO를 모는듯한 독특한 사운드가 재미를 더해준다. 5.6초라는 제로백은 강력한 펀치력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수준, 특히 전기차 특성상 초반 가속에서는 놀라운 수준의 가속감을 느끼게 했다. 강력한 출력에도 휠 슬립이나 토크 스티어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은 차량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는 부분이다. 정교한 ESC 개입과 배터리의 묵직한 하중으로 어떠한 환경에서든 최적의 트랙션을 유지했다.

그린모드는 전력 소모를 최소화해준다. 비용 절감보다도, 장거리 여정에서는 항속거리와 직결되는 부분이니 자주 사용할 수 있겠다. 참고로 미니 컨트리맨 SE의 산업부 인증 항속거리는 326Km로 최신 전기차치고 넉넉한 편은 아니다. 배터리 용량이 66.5kWh에 불과하죠. 하지만 회생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6Km/Kwh 이상의 연비는 쉽게 기록해 준다. 이상적인 전비 운전이라면 450Km 이상의 1회 충전 주행도 가능하겠다. 10%에서 80%까지의 급속 충전 시간은 약 28분, 용량이 작아 일반 급속 충전기에서도 잔량이 빠르게 늘어난다.

드라이빙 어시스턴트가 제공된다. 차로 유지와 정차 후 재출발까지, 2.5레벨 수준의 ADAS 장비가 탑재된다. 적응형 회생제동도 활용 가능하다.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 지식으로 편리함을 더했고, 개인적으로는 고속에서의 정숙성 또한 기대 이상이라고 느꼈다. 노면 소음과 A필러 소음이 느껴지지 않는 수준, 당연히 엔진 소음은 없다. 파킹 어시스턴트까지 탑재되어 있다. 최대 50m까지 출입 경로를 따라 후진으로 주행해 주기도 하고, 서라운드 뷰 카메라는 물론 자동 주차까지 지원한다. 여러모로 옵션에 대한 부재는 느낄 수 없었던 페이버드 트림이다.

컨트리맨 SE는 장거리 주행에도 피로도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미니'다. 전동화를 고려한 FAAR 플랫폼은 부드러운 가속감과 정숙성을 전제로, 편안하면서도 안정적인 승차감 세팅까지 설렵한다. 지금껏 미니에서는 누려볼 수 없던 차원의 편안함이다. 또, 기존 컨트리맨 쿠퍼 S보다 훨씬 강력한 출력은 물리적으로도 더욱 자극적인 주행을 제공해 준다. 물론 본격적인 펀 드라이빙을 원한다면 해치백이라는 정답지가 있다. 그럼에도 컨트리맨 SE ALL4는 유니크한 크로스오버 SUV, 그 이상의 잠재력을 품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어떠한 측면에서든 특별함을 잃지 않는다. 라인업 중에서도 가장 크고 편안하지만, 미니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자 근거다. 출시 당시 투박함이 돋보였던 새로운 외관 디자인은 오랜기간 익숙해졌고, 이제는 그만의 매력이 확고하다. 두껍고 간결해진 디자인 요소들은 오히려 더욱 짙은 상징성을 내포하는 셈이다. 라이트 그래픽 설정 기능과 웰컴 애니메이션도 감성적인 만족도를 더해준다. 다양한 소재와 조명이 혼합되어 있는 실내는 해치백과 공유하는 부분, 더불어 편안한 2열 거주성과 여유로운 트렁크 공간은 컨트리맨의 존재 가치를 설득한다.

미니 컨트리맨 SE 페이버드 ALL4를 장기간 시승했다. 보다 간결해진 직선 위주의 디자인은 더욱 명료한 상징성을 담아내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하다. 원형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인테리어도 마찬가지, 미니만의 아기자기한 디테일과 풍부해진 편의 장비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을 높여준다. SE 등급의 강력한 출력과 정숙성은 기본, 뛰어난 안정성과 트랙션운 동 세그먼트 SUV를 훨씬 상회하는 주행성을 보여주었다. 모든 균형이 조화로운 전기 SUV, 그 매력적인 디자인만을 보고 선택하더라도 결코 후회 없는 선택이 되어줄 것이다.

글/사진: 유현태

유현태

유현태

naxus777@encar.com

자동차 공학과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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