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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도 OK, 솔로도 OK', 뉴 푸조 208 GT Line 시승기

푸조 208은 운전의 즐거움이 반드시 엔진 출력과 비례하지 않음을 잘 보여주는 해치백이다. 레드 컬러의 GT Line 장식들로 세련미를 더한 외모는 에펠탑뿐만 아니라 강남 어느 곳에 있어도 어색하지 않다.
글, 사진_ 고석연 기자


최근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하는 ‘솔로 라이프’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제조사도 소형 해치백에 무게를 실어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먼저 이런 트렌드를 경험한 유럽산 해치백은 어떤 매력을 품고 있을까? 푸조 208을 통해 그 매력을 직접 살펴봤다.

밋밋한 디자인에 불어넣은 'GT' 감성

푸조 208은 2012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데뷔했으며, 같은 해 11월 국내에 출시됐다. 다소 얌전하고 여성스러운 이미지는 한 번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쳤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디자인 변화 주기가 빠른 국내 모델들과 비교하면 오래돼 보일 수밖에 없는 법. 한불모터스는 이러한 국내 시장을 겨냥해 규모가 적은 고성능 모델 대신 몇 가지 양념을 더 한 GT Line을 들여와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GT Line은 고성능 GT모델의 외관 부품들을 도입해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부각한 모델로 BMW의 ‘M 스포츠 패키지’나 아우디의 ‘S-Line’과 의미를 같이한다고 이해하면 쉽다.

뉴 푸조 208 GT Line의 전면 그릴과 측면, 테일게이트에 각각 ‘GT Line’ 배지를 추가해 오너의 '감성 마력'을 높였으며, ‘195/55R/16’ 치수의 타이어 대신 ‘205/45R/17’ 크기의 타이어를 장착해 스포티함을 끌어냈다. 손으로 꼽을 정도의 작은 변화지만, 지나간 차를 다시 돌아보게 할 만큼의 매력으로 단단히 무장했다. 푸조는 208 뿐만 아니라 308, 508에도 GT Line으로 라인업을 확장한 상태다.

실내 곳곳에 밴 레이싱의 향기

뉴 푸조 208 GT Line의 실내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심플 & 레드’다. 억지로 멋을 부린 흔적이 없어 더욱 정갈하다.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은 버튼과 다이얼로 만들어 직관적이다. 요즘 PSA가 내놓는 모델들은 버튼들을 줄이고 정보창에서 제어할 수 있게 한다. 디자인이 중시되는 트렌드에 맞추려다 보니 오히려 사용성이 후퇴된 경우이다.

지름이 작은 스티어링 휠은 입체적인 디자인과 소재가 우수해 손에 감기는 맛이 일품이다. 계기판의 위치도 특이하다. 보통은 스티어링 휠 사이의 공간으로 보이게 위치하지만 직경을 줄인 스티어링 휠 덕분에 높게 배치해 운전자가 도로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뉴 푸조 208 GT Line에는 스티어링 휠과 시트, 도어 패널, 변속 레버 등에 붉은 스티치를 넣어 화려함을 강조했다.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도 추가했다.

스펙이 전부가 아닌 유쾌한 주행감각

뉴 푸조 208 GT Line은 1.6L BlueHDi 엔진과 MCP로 불리는 6단 전자제어 자동변속기로 파워트레인을 구성한다. 최고출력 99마력, 최대토크 25.9kg•m의 성능을 발휘하며, GT Line 배지가 없는 Allure와 같다. 시장 상황에 따라 고성능 GTi가 출시되기도 하지만 국내에는 들여오지 않았다. 사실 이제 국내에서는 두 자릿수의 최고출력은 경차에서나 볼 수 있을만큼 생소하다. 때문에 숫자만 보면 선입견을 품기 쉽다. 정말 그럴까?

뉴 푸조 208의 운전 재미는 출력이 아닌 최대토크와 MCP 변속기에 있다. 묵직한 토크는 약 1.2톤 밖에 나가지 않는 체구를 거침없이 밀어붙이며, MCP는 손실을 줄여 동력을 알뜰하게 전달한다. 대신 MCP의 울컥거림은 운전자가 감수해야 한다. 기어 레버나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변속 시점을 결정할 수 있다. 가속페달을 살짝 땐 상태에서 시도하면 울컥 거림을 줄일 수 있어 꽉 막힌 도심 한가운데가 아니라면 운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단, 가속력을 직접 테스트한 결과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는 12.2초가 걸려 예상을 크게 벗어나진 못했다.

뉴 푸조 208의 복합연비는 16.7km/L(도심 15.6km/L, 고속18.4km/L). PSA의 BlueHDi 엔진은 그동안 시승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연비로 실망을 안겨준 적이 없다. 연비 운전에 집중하지 않아도 도심에서는 엔진 스톱/스타트 기능의 도움을 받아 약 16km/L, 고속 구간에서는 쉽게 20km/L를 넘나들 수 있다.


Editor’s point
뉴 푸조 208의 국내판매 가격은 Allure 등급이 2,590만 원, GT Line은 2,790만 원이다. 여타 수입차보다는 저렴해도 국산 중형차의 오너가 될 수 있는 금액이다. 때문에 차를 단순히 이동수단으로 생각하는 부류가 아닌, 유럽풍의 디자인을 이해하고 감각적인 드라이빙을 온전히 즐길 줄 아는 30대 멋쟁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전문가 평가

76.4
  • 75 파워트레인
  • 80 섀시 & 조종성
  • 80 승차감
  • 80 안전성
  • 75 최신 기술
  • 65 가격 & 실용성
  • 80 기타(디자인)
고석연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공감 콘텐츠를 지향하는 열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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