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더 뉴 익스플로러 페이스리프트 런칭 쇼케이스에 참석했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국내 기준 준대형 SUV, 미국 본토에서는 미드사이즈 SUV로 구분된다. 그와 함께 여유로운 공간과 출력, 편의성을 지닌 '패밀리카'의 정석으로 인지도를 쌓아왔다. 특히 SUV의 격전지라 볼 수 있는 북미 시장에서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차종이었다. 원래 한국 시장은 준대형 SUV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았지만, 그 초기 시장을 개척하고 활성화한 모델로 익스플로러가 언급되기도 한다.
21세기는 세계 어느 시장을 막론하고 SUV의 수요가 대세다. SUV의 강점은 '범용성'으로 때에 따라 크로스오버라는 표현이 더욱 적합할 수 있다. SUV라는 표현이 지닌 전통적 의미와 현대적 성질은 다르기 때문이다. 원래는 승용차가 가지 못하는 길을 개척하기 위한 성능을 지향해왔고, 오랜 아웃도어 활동과 물자 이송을 위한 '다목적' 자동차로 장르가 구분되어 온 바 있다. 하지만 21세기에 이르러 SUV는 승용차처럼 편안한 승차감과 편의성을 갖추면서도, 나쁘지 않은 효율성과 가격대까지 겸비한 대중적인 자동차가 되었다.
여전히 전통적 의미의 SUV는 생산되고 있다. 예를 들면 포드의 브롱코 같은 '바디 온 프레임' 형식의 오프로더들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대중형 SUV들은 승용차와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고 외형과 옵션을 다목적 자동차의 구색에 맞춘 형태에 해당한다. 그래서 크로스오버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다. 대신 사회적으로는 SUV라는 표현이 통용된다. 오직 대중형으로 새롭게 출시된 차종들도 많지만, 전통적 의미의 SUV로 시장하여 트렌드의 변화에 대응한 유서 깊은 차종들도 있다. 그래서 SUV라는 표현이 사회적으로 자리 잡았을 것이다.그런 대중형 SUV 이자 크로스오버의 발전사를 함축하고 있는 모델이 '익스플로러'다.
익스플로러는 최초의 크로스오버가 아니다. 대신 패밀리 SUV라는 장르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기념비적인 차종이란 뜻이다. 1990년, 그 시작은 SUV 용도에 충실했던 '레인저'라는 픽업트럭에 2열 공간과 도어, 하드탑을 추가하여 승용차의 구색을 갖춘 차량이었다. 2005년, 4세대 출시까지는 바디온 프레임 형식을 유지해오며, 2010년에는 포드 토러스의 모노코크 바디를 공유하며 본격적인 크로스오버로 변모한다. 2024년, 제6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된다.
런칭 행사는 세빛 플로팅 아일랜드에서 진행되었다. 포드 코리아 노선희 전무의 인사와 함께 행사가 진행되었으며, 뒤이어 PR담당 김판수 부장의 제품 설명이 시작된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북미에서의 높은 판매량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이끌어온 볼륨 모델이다. 그만큼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하여 패밀리카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한국 시장에서는 신규 트림 'ST' 사양과 최상위 등급 '플래티넘' 사양을 공식적으로 출시했다. 무엇보다 대략 900만 원 이상 판매가를 낮추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6세대 익스플로러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꽤나 많은 변화가 있었다. 더욱 대담한 분위기로 다듬어진 디자인은 물론, 23년형 대비 더욱 여유로워진 대시보드 디자인과 13.2인치 대화면 터치스크린을 갖추게 된다. 또, 새롭게 추가된 ST사양은 2열 캡틴 시트 구성과 각종 익스테리어 디자인 옵션으로 세련되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지향하고 있다. 플래티넘 사양은 기존처럼 1열 마사지 시트나 천연가죽 마감, 프리미엄 스피커 등등 패밀리카로서 더욱 안락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갖춘 구성이다.
제품 설명에 뒤이어 조승연 작가의 담화가 시작되었다. 익스플로러라는 이름의 어원과 차종의 헤리티지, 이에 대한 스토리를 미국 본토의 삶에 대한 문화와 엮어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서론에서 익스플로러는 국내 기준 준대형 SUV, 북미 기준 중형 SUV라는 표현을 썼다. 삶에 있어 다목적 자동차가 필수적인 미국의 발전사, 그중 '익스플로러'는 여가와 가정 모두를 중시 여기는 가장에게 최고의 자동차였다. 특히 쥬라기공원이라는 영화에서 등장한 익스플로러의 기동성과 거주성은 차종의 헤리티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포드 더 뉴 익스플로러의 실물이 공개된다. 준대형 SUV의 우람한 덩치로 컨퍼런스 홀을 가득 채웠다. 페이스리프트 이후 더욱 얇고 날카로워진 헤드램프와 DRL은 이전보다 카리스마 있는 분위기를 보여준다. 또, 사각형으로 넓게 확장된 라디에이터 그릴은 대담하고 과시적인 인상을 제시했다. 전체적인 디자인 구성 자체가 독창적이거나 혁신적이진 않더라도, 대중적인 감성과 돋보이는 존재감이 익스플로러의 헤리티지가 아닐까 싶다. 후륜 기반 SUV만의 역동적인 비율이나 'ㄱ' 자로 새롭게 디자인된 테일램프도 매력적인 변화로 보인다.
더욱 스포티한 감성을 담고 있는 'ST라인'은 전용 디자인 마감이 적용된다. 검은색으로 도장된 라디에이터 그릴과 레터링 엠블럼, 프런트 에이프런 등등 그 차이가 확고하며 세련미가 강조된다. 특히 휠 하우스를 가득 채우고 있는 21인치 다크 알루미늄 휠과 퍼포먼스 브레이크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옵션으로는 상위 트림에 해당하는 '플래티넘' 등급의 경우, 20인치 알루미늄 휠로 우아한 디자인과 편안한 승차감을 겸비한 세팅이다. 역시 알루미늄 색감으로 칠해진 라디에이터 그릴과 두꺼운 프런트 에이프런은 ST라인 대비 고급감이 강조되는 분위기를 갖춘다.
준대형 SUV답게 실내 공간이 정말 여유롭다. 대시보드 레이아웃이 독특하면서도, 효율적인 공간 활용성을 지닌다. 로터리 타입 기어 레버를 채택하면서 공간감은 더욱 넓게 느껴진다. 이번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13.2인치 센터 스크린과 무선 폰 프로젝션, 12.3인치 LCD 클러스터 등등 디지털 인포테인먼트가 최신화되었다. ST라인의 경우 플래티넘과 다르게 통풍시트나 마사지 시트, 14채널 스피커 등 일부 편의 장비는 누락된다. 다만, 스포츠 스티어링 휠과 레드 스티칭, ActiveX 소재로 꾸며낸 실내 마감 등 그만의 매력이 확실하다.
그렇게 진입 가격을 낮추었음과 동시에 2열 캡틴 시트를 적용하여 거주성을 개선했다. 플래티넘의 경우는 3.5:3:3.5 비율의 벤치 시트가 탑재되며, 수동식 시트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 기능을 갖추고 있다. 2열 독립 공조 장비와 수동식 선 셰이드, 넓은 면적의 파노라마 선루프는 공통 사항에 해당된다. 캡틴 시트의 경우 도어 암 레스트의 컵홀더를 활용할 수 있겠다. 넓은 공간을 자랑하는 익스플로러는 3열 좌석도 포지션이 나쁘지 않다. 특히 헤드룸 개방감은 장점이며, 3열 시트 전동 폴딩 기능과 쓸만한 트렁크 잔여 공간을 포함하고 있다.
더 뉴 익스플로러는 배기량 2.3L 급 에코부스트 가솔린 엔진 단일 사양으로만 출시된다. 과급 장치로 싱글 터보를 탑재하여, 최고출력 304Hp, 최대 토크 43Kg.m의 넉넉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변속기는 10단 토크컨버터로 전자식 AWD 시스템까지 기본 탑재된다. 공차중량은 2125Kg으로 공인연비 8.7Km/L라는 적절한 효율성과 제로백 6초라는 뛰어난 출력을 보여준다. 험로에서 사용 가능한 터레인 모드까지 총 7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하며, 최대 견인 능력은 약 2.3톤 수준에 달한다.
참고로 6세대 익스플로러는 포드 모터컴퍼니의 CD6 플랫폼으로 개발되었다. CD6 플랫폼은 링컨 에비에이터와 공용하는 레이아웃으로, 엔진 세로 배치 후륜 기반 AWD 구조를 지닌다. 다시 말해 전륜구동을 기반으로 했던 5세대 익스플로러나 국산 준대형 SUV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더욱 부드러운 주행 질감을 갖추며, 토크 스티어 현상도 억제할 수 있다. 현가 구조의 경우 전륜은 맥퍼슨 스트럿, 후륜은 멀티링크 기반이다. 패밀리 SUV 다운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을 지향한다.
20세기 포드 자동차는 2차 산업혁명의 주역이었다. 컨베이어 벨트 공정 방식을 도입하여, 자동차 생산에 활용되는 시간과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다. 자동차의 대중화 '모터리제이션'의 시작이다. 그 생산성을 대표하는 모델이 '모델T'였다. 모델 T는 자동차 산업이 아니라 인류의 발전사를 대표하는 기념비적인 차종이다. 익스플로러도 비슷한 맥락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하다. 북미 사회에서 가장 대중적인 자동차로서 살아남았고, 이제는 한국 사회에서도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통해 준대형 SUV 장르의 더욱 확고한 표준이 될 것 같다.
포드 더 뉴 익스플로러 페이스리프트 런칭 행사에 참석했다. 실물로 접해본 더 뉴 익스플로러는 예상보다 더욱 카리스마 있는 첫인상과 우람한 덩치가 인상적이었다. 그렇듯 대담한 디자인과 풍부한 편의 장비, 무엇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경쟁력을 강화한 패밀리 SUV로 본성을 유지한다. 앞서 포드 익스플로러가 국내 준대형 SUV 시장의 활성화를 주도했다고 했다. 당시 이렇다 할 경쟁 차종이 없는 와중에도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왔고, 그 특유의 여유로움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있었다. 포드 코리아가 더욱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택하는 만큼 그 영향력이 기대된다.
글/사진: 유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