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정책

> 뉴스 업계 정책 > 대한민국 타이어 산업의 현주소는? 한국 타이어 벤투스 Experience Day 현장취재

대한민국 타이어 산업의 현주소는? 한국 타이어 벤투스 Experience Day 현장취재

대한민국이 자동차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명확한 이유는 기술 자립에 있다. 세계 10대 자동차 기업 현대자동차 그룹은 본사의 엔진과 섀시 기술을 비롯해, 원자재 단계인 철강 부터 정밀 기계및 전자 제어 계통까지 모든 분야에 대한 수직 계열 구조를 갖추고 있다. 다만, 완성차보다 선행되었던 자동차 부품 산업이 바로 '타이어'였다. 최근 유행하는 F1 등 모터스포츠에서 확인할 수 있듯, 사실 차량 성능의 한계는 타이어가 관여하는 바가 가장 크다. 그 이름부터 대한민국 기업다운 '한국타이어& 테크놀로지'가 국내 타이어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2025년, 한국 타이어는 매출액 기준으로 글로벌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연매출은 10조 원을 돌파했고, 연간 타이어 생산 카파가 무려 10,000만개를 초과한다. 대목은 국내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11% 수준이라는 점, 다시말해 세계 각지에서 기술력과 생산성을 인정받는 중이다. 그 시작은 산업용과 보급형 타이어로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함께 이끌어왔고, 21세기에 들어서는 퍼포먼스 중심의 '하이 그립 타이어'에 대한 기술과 평가도 괄목할 만하다. 일례로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 매거진 AUTOBILD에서도, 한국타이어의 주행성능을 해외 브랜드보다 높은 수준으로 평가했다.

그 오랜 기술력을 집약한 한국 타이어의 하이퍼포먼스 라인업은 바로 'Ventus'라 명명하는 중이다. 한국타이어는 프리미엄 스포츠 타이어 'Ventus evo'로 시작하여금, 극한의 트랙 세팅을 위한 'Ventus evo Z' 와 일상용도에 내구성을 더한 서머 타이어 'Ventus S1 evo Z', 마지막으로 실용성을 더한 올시즌 타입 'Ventus S1 evo Z AS'까지, 지난 2025년 하이그립 타이어 풀라인업을 구축하는 단계에 이른다. 모터스포츠의 불모지라 불렸던 한국에서 개발한 타이어가, 현재 BMW나 포르쉐 같은 독일 태생의 레거시 브랜드들에 정식 OE타이어를 공급하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Ventus S1 evo Z는 BMW의 고성능 세단 'M5' PHEV의 OE 타이어로 채택되었다. 하이그립 타이어는 기대 수명과 승차감보다는 차량의 한계치를 정의하는 접지 성능에 중점을 두게 된다. 한국 타이어는 벤투스 시리즈의 코너링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림 프로텍터'를 도입했다. 타이어 숄더에서 사이드 월로 이어지는 면에 보강 설계를 더하는 것, 그 외에도 아라미드 섬유 소재의 보강 벨트를 적용해 강성을 높이고 외력에 의한 변형을 최소화한다. 더불어 액상 레진 기반의 컴파운드 배합과 전용 트레드 디자인을 하이그립 타이어에 구현했다.

후술하겠지만 벤투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제동 성능이었다. 특히 여름용 Ventus evo는 젖은 노면에서의 주행 안정성이 탁월하다. 전용 컴파운드와 보강 소재로 타이어의 강성 자체도 높였지만, 외력에 의한 변형이 볼록한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설계하여 뛰어난 배수 효과를 유도한다. 그에 따라 핸들링은 약 4%, 제동력은 약 7% 수준의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전체 RE 규격 에너지 효율 등급으로도, 젖은 노면 제동력 1등급을 달성하는데 성공한다. 다만 타이어 경도가 너무 높으면 승차감이 저하되는데, 이는 타이-바 디자인으로 보완했다.

한국 타이어는 벤투스 스포츠 패밀리 풀 라인업 구축을 기념하며, 본격적인 한계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트랙데이를 마련했다. 트랙용 익스트림 슈퍼 스포츠 세팅을 갖춘 Ventus evo Z는 전문 드라이버가 주행하는 M TAXI 프로그램에 동승했고, 본격적인 판매를 담당할 Ventus S1 evo Z와 S1 evo Z AS는 트랙에서 직접 경험하게 된다. 프리미엄 스포츠 타입 Ventus evo는 마찬가지로 오프로드 코스에서 전문 드라이버와 함께 피드백을 경험해 보는 구성이다. Ventus evo의 경우 스포츠 타이어를 지향하지만, 진흙길과 계단 등 험로에서도 충분한 접지력과 내구성을 이끌었다.

요점은 고성능 타이어에 있다. 한국타이어 Ventus 라인업의 한계 성능은 M5 PHEV 차량을 탑승한 M 택시 프로그램을 통해 경험하게 되었다. M5는 합산 최고 출력 717hp 수준, 그리고 101.9kg.m 강력한 토크를 발휘하는 스포츠 세단이다. 무려 18.6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어 공차중량이 2,380kg에 달한다. 한국 타이어의 Ventus S1 evo Z가 장착되어 있으며, 이는 M5의 순정 OE 타이어로 채택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1랩의 웜업 주행으로 타이어의 온도를 올리고, 전문 드라이버가 본격적인 가혹 주행을 시작한다.

M5가 가진 약 100토크의 힘을 강렬하게 전달받는다. 특히 코너에서는 탑승자까지 약 2.6톤에 달하는 고중량 차체에 가해지는 가속도가 상당히 높다. 직선주로에서는 시속 200KM 이상 가속하며 코너에서 급격히 제동한다. 코너에 진입하는 순간 몸을 바로 세우기도 힘든 수준, 이내 타이어는 극심한 소음을 일으키지만 조종성은 그대로 유지되는 모습이다. 급격한 코너를 이리저리 파고들어도 주행 방향은 신속하게 복원된다. 다시 직선주로에서 급격한 토크를 쏟아내도 트랙션은 안정적으로 유지되었고, 급제동과 급가속을 반복하는 가혹 주행을 이어갔다.

마지막 1랩은 ESC 개입을 차단하고 드리프트 주행을 체험했다. 전문 드라이버의 의도대로 차량은 격하게 미끄러지며 나아간다. 일반 운전자에게 자세제어장치와 타이어의 중요성을 체감하게 해주는 부분이다. 아무렴, 전문 드라이버가 진행한 말 그대로 '한계 주행' 상황에서도 타이어는 제 역할에 충실했다. M5의 강력한 출력과 하중이 전달하는 온갖 저항력에 대해서도 흐트러짐이 없었고, 타이어가 비명 소리를 내는 순간에도 끝까지 그립력을 유지했다. M5의 강력한 성능을 경험함에 있어 타이어의 중요성과 기여도는 상당히 높았다.

M5에 적용된 제품은 승차감과 내구성을 보완한 Ventus S1 evo Z 타이어라는 점이 대목이다. 이후 BMW M3 모델에서는 보다 트랙 주행에 특화되어 있는 Ventus evo Z 타이어를 같은 코스에서 경험했다. 확실히 중량이 무거운 M5에 비해서는 경쾌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오히려 그런 주행 감각으로 인해 타이어의 능력을 과시하게 될 수 있는데, 보다 높은 속도로 코너를 주파해도 네 바퀴는 안정적인 그립을 유지했다. 국산 고성능 타이어에 대한 이해와 신뢰감이 높아지는 시점이었다.

뒤이어 직접 한국타이어 Ventus S1 evo Z를 체험해 본다. 시험 차량은 BMW의 M340i 모델, 시속 50Km부터 75Km까지 순차적으로 빗길 제동 성능을 시험했다. 역시 노면 마찰 계수가 굉장히 낮은 빗길을 묘사한 구간에서도 무리 없는 제동 성능을 보여준다. 이미 타이어 온도는 어느 정도 올라와 있는 상황이었고, 반복되는 젖은 노면 주행에서도 뛰어난 배수능력으로 접지력을 확보했다. 급제동 시 네 바퀴가 멈춘 시점에 차량은 어느 정도 밀릴 수밖에 없지만, 그 정도가 일반 노면과 크게 다르지 않게 체감되는 수준이었다.

이후에는 회피기동 상황을 재현해 본다. 시속 75Km의 속도로 코스 구간에 진입하고, 풀 브레이킹과 함께 선회한다. ABS가 작동하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밟는 상황에서도 조향이 가능했고, 젖은 노면임에도 미끄러짐 없이 코스를 진입했다. Ventus S1 evo Z는 타사 서머 타이어와 경쟁하는 만큼 빗길에서도 최적의 퍼포먼스를 고스란히 유지하는 셈이다. 다만 실제 주행에서 느끼는 제동거리 대비 외부에서 보이는 거리는 훨씬 길다. 타이어 성능 수준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그 용도에 맞는 타이어 장착을 통한 안전성에 대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다.

같은 차량으로 짐카나 코스에 진입했다. 속력과 코너에 대한 가이드 없이 자유롭게 주행하는 만큼, 적절한 제동 시점과 진입 속력을 알아채기 어려웠다. 의도보다는 차량 선회반경이 넓게 느껴지는 언더 스티어 현상이 계속해서 발생했는데, 타이어의 한계치만큼은 알아볼 수 없었다. 물론 코너 구간 자체가 짧기 때문에 비교적 강한 외력이 가해지진 않았지만, 타이어의 피드백은 온전했기 때문에 미끄러지거나 코스를 이탈하진 않았다. 생각보다 선회반경이 넓게 느껴진 부분도, 결국은 타이어의 트랙션이 명확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비로소 트랙 주행 세션이다. BMW의 고성능 경량 쿠페, BMW M2에 탑승한다. 첫 번째 차량은 바로 전 M340i 차량과 동일한 Ventus S1 evo Z를 장착하고 있었다. BMW M2의 경우 직렬 6기통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의 최고 출력은 480hp, 최대 토크는 61.2kg.m 수준이다. 특히 앞선 모든 차량과는 달리 '후륜구동'을 택한다는 점에서 오버스티어 성향이 강해진다. 타이어는 이미 3개의 조로 나누어진 세션에서, 총 34랩 이상 주행을 마친 상태였다. 가혹 주행만큼 빠른 마모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타이어의 컨디션이, 준수한 상태는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했다.

선두 차량을 따라 트랙 모드 세팅으로 가능한 많은 퍼포먼스를 활용하여 주행했다. 전문 드라이버의 가이드를 따라 가속과 감속, 코너 진입 위치와 시점을 따르니 익숙해지는 데에는 금방이었다. M2는 고성능 차량임에도 중량이 가볍다 보니 엑셀과 브레이크 페달에 대한 피드백이 더욱 즉답적으로 느껴졌고, 코너에서도 빠른 선회가 가능했다. 다만 M3나 M5 같은 고중량 사륜구동 차량들에 비해 롤에 대한 저항성은 약하게 느껴진다. 그럴 때일수록 타이어의 한계 성능이 부족하다면 차량은 더욱 쉽게 미끄러질 수 있다.

그럼에도 타이어의 성능은 훌륭했다. 앞선 내용처럼 이번 M2에 적용된 Ventus S1 evo Z 타이어의 마모도가 꽤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총 10랩 동안 안정적인 트랙션을 유지했다. 끝까지 강력한 제동력으로 운전자를 보호했으며, 예상보다 코너를 위태롭게 파고들어도 불안하지 않은 피드백을 전달했다. 차량의 반응이나 밸런스를 조율하는 건 카메이커의 역할이고, 그에 대한 BMW M2의 완성도에는 의구심이 없다. 그런 차량의 성능을 노면에 직접 전달하고, 운전자에게 피드백을 전달하는 역할을 타이어가 담당하는 것이다.

뒤이어 동일한 스펙을 가진 M2 차량에 Ventus S1 evo Z AS 타이어를 장착한 모델로 트랙 주행을 이어간다. 올 시즌 타이어였다. 여름철 고온과 빗길 주행뿐 아니라, 겨울철 저온 환경 및 눈길에서도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보완된다. 그 특성상 일반 Ventus S1 evo Z보다는 비교적 주행감이 부드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고속 코너에서는 확실히 일반 S1 evo Z보다 그립력이 약하게 느껴진다. 기존 주행에서는 후륜구동 특유의 뒷바퀴가 털리거나 미끄러지는 느낌을 경험해 보기 어려웠는데, 확실히 AS 타입은 종종 슬립 현상이 느껴진다.

기존 타이어로는 가뿐하게 느껴졌던 트랙 주행 코스가 올 시즌 타입으로는 보다 힘겹게 느껴진다. 당연한 결론이긴 하다. 트레드 상태도 더욱 저하되었을 것이고, 올 시즌 타입은 고온 주행에만 초점을 둔 타이어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올 시즌 타이어로도 트랙 주행을 감당해낼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뛰어난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AS 타입을 먼저 주행하고, 기존 Ventus S1 evo Z를 시승했다면 퍼포먼스 주행에서 벤투스의 역량을 더욱 높게 평가했을 것이다. 아무렴, 목적에 따른 타이어의 선택은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시사했다.

중점은 그만큼 한국 타이어 Ventus의 선택지가 넓혀졌다는 것이다. 메인 모델이라고 볼 수 있는 Ventus S1 evo Z는 한계 주행에서 수입 타이어 못지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다만 데일리 카로 사용하는 차량이라면 여름용 고성능 타이어의 승차감과 정비성이 불편할 수 있고, 그에 대한 적절한 대안으로 Ventus S1 evo Z AS가 제시된다. 만약 여가생활을 위한 세컨드 카라면, 더욱이 주행성에만 초점을 둔 Ventus evo Z 구매를 고민할 수 있겠다. 반면, 일상 주행에서의 승차감이 보다 중요하다면 성능 구현에 적합한 Ventus evo를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사실 인지도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국산 타이어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모터스포츠에 대한 연혁도 짧고, 그만큼 체험과 홍보에 대한 기회도 적었다. 하지만 실제 레이싱 수준의 한계 주행이 아니라면, Ventus S1 evo의 스펙으로도 고성능 차량의 온전한 퍼포먼스를 누리기에는 충분하다는 사견이다. 특히 수입 타이어의 수급과 취급 업체가 제한적인 반면, 한국 타이어는 구매 가격과 품질 보증, 재고 수급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직접 사용하는 하이그립 타이어의 경우도, 수입 타이어 대비 30% 이상 저렴한 가격에 교체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한국타이어 Ventus Experience Day에 참석했다. 하이그립 타이어로, 프로 드라이버가 아닌 이상 해외 브랜드와 실질적인 성능 차이는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가격 접근성이나 재고 수급 등 분명 국내 시장 내에서는 한국타이어의 대외적인 강점도 분명하다. 최근 한국 내에서도 모터스포츠에 대한 문화, 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실감한다. 그 기반이 되는 하이그립 타이어에 대한 고유 기술을 한국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희망적이다. 대한민국의 완성차 산업의 발전과 함께, 타이어 산업도 꾸준히 발전해 온 것 같다.

글/사진: 유현태

유현태

유현태

naxus777@encar.com

자동차 공학과 인문학.

작성자의 다른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