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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과만 하면 끝', 자동차 번호판으로 결제되는 세상

다른 사람이 내 차 번호판을 보면 기분이 썩 좋지 않습니다. 낯선 이가 서성이면 슬그머니 차를 옮겨 놓기도 하죠. 번호판을 찍는 카메라도 마음에 걸립니다. 규정 속도를 지켰지만 혹시 찍혔을지 모르는 걱정도 듭니다. 이렇듯 자동차 번호판은 왠지 모르게 숨기고 싶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번호판 덕분에 드라이빙이 좀 더 편해질 전망입니다. 과거보다 똑똑해진 번호판 인식 기술 덕분인데요. 특히 매번 카드나 현금을 쓰는 결제 방식이 우선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시범 운영을 마쳤거나 가까운 미래에 번호판 인식 결제 서비스를 알아보겠습니다.

스마트 톨링 시스템

하이패스는 지난 2000년에 도입됐습니다. 이전까지는 현금이나 충전된 정액권을 사용했죠. 가끔 현금이 없거나 통행권을 잃어버려 낭패를 겪는 경우도 있었죠. 하이패스는 이런 불편함을 한 번에 해결했습니다. 고속도로 흐름을 개선하는 데에도 큰 몫을 했습니다.

그러나 하이패스는 전용 단말기와 카드를 준비해야 합니다. 차 실내에 설치까지 해야 하죠. 하지만 앞으로는 별도의 단말기조차 필요 없는 시스템이 도입됩니다. '스마트 톨링 시스템'으로 불리는 결제 방법입니다. 이는 번호판을 인식해 도로비를 청구합니다. 후불로 정산하는 방식이죠. 시범 운영을 거쳐 지난해부터는 본격 서비스에 나섰습니다. 국토부는 "2020년 이후 개통되는 고속도로에는 스마트 톨링을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커피도 자동 결제

번호판 인식 결제로 커피를 마실 수도 있습니다. 스타벅스 'DT PASS' 서비스입니다. 먼저 전용 애플리케이션에 결제 카드와 자동차 번호를 등록합니다. 그리고 드라이빙 스루 매장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차 번호를 인식해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집니다. 결제 수단을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는 것. 여기에 1대당 13~15초의 시간이 단축이 된다고 하니 고객과 기업 모두에게 도움 되죠.

번호판 인식 자동 결제 시스템은 스타벅스코리아가 자체적으로 개발했습니다. 첫 서비스 론칭도 한국에서 이루어져 글로벌 최초라고 합니다. 이미 전국 140개가 넘는 드라이빙 스루 매장에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공영 주차장 결제

서울시에서도 '지갑 없는 주차장'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오는 9월부터 공영 주차장 7곳(노외 5곳, 노상 2곳)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갑니다. 건물 내에 위치한 노외 주차장은 출입구에서 차 번호를 인식합니다. 미리 등록해 둔 수단으로 자동 결제가 이루어집니다.

노상 주차장에서는 노면에 설치한 센서를 이용합니다. 센서는 사용자의 스마트폰 앱과 실시간 통신합니다. 주차 시간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죠. 서울시는 2020년 8월까지 109곳으로 '지갑 없는 주차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주유소 자동 결제

새로운 유류 유통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하는 국내 기업도 있습니다. '에너지 7'은 현재 스마트 유류 결제 시스템을 운영 중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법인 회원 유류권을 발급해 기업의 비용 관리를 도와줍니다. 농협 주유소와 제휴해 1,000여 개의 가맹 주유소도 확보했습니다. 제휴 업체를 넓혀가고 있는 상황이죠. 여기에 위챗페이나 알리페이의 결제 시스템도 갖췄습니다.

'에너지 7'은 확장 중인 인프라를 바탕으로 개인 서비스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현금 이체 방식의 주유 시스템입니다. 등록된 회원이 제휴 주유소에 들어가면 번호판을 인식합니다. 주유를 마치면 미리 연계된 계좌로 돈이 이체되며 결제를 마치죠. 이체 수수료는 업무 협약으로 줄인다고 합니다. 신용카드를 쓰지 않으니 다른 수수료도 없습니다.

고석연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공감 콘텐츠를 지향하는 열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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