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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게 피하는 능력, '무스 테스트'에 집중하라

자동차 사고 방지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위험한 순간 안전과 직결되는 차체 움직임의 안정성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자동차는 빠르게 달릴 때도, 멈출 때도. 그리고 급격한 방향 전환에도 안정된 자세를 유지할수록 위험한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이를 확인해 볼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바로 회피 기동성 테스트로 흔히 '무스 테스트'라고도 부른다.

왜, 그리고 어디서 시작됐나?

무스(moose)는 북미에서 말코손바닥 사슴을 일컫는다. 유럽에서는 엘크(elk)라고 부른다. 무스는 주로 추운 지역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보기 힘들다. 유럽에서는 스웨덴과 노르웨이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워낙 큰 덩치를 자랑하기에 도로에 나타나 차와 부딪히면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스웨덴에 본거지를 두었던 볼보는 무엇보다도 안전에 집중했고 육중한 무스는 피하는 게 상책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자칫 고속 주행 상황에서 급격하게 운전대를 돌리면 도로를 이탈하거나 전복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안전하게 위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차의 몸놀림이 중요했다. 1970년대부터 이러한 움직임이 테스트로 이어졌고 지금까지도 자동차 안전에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 도로에서는 무스 대신 고양이를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다. 지역에 따라 멧돼지, 고라니 등이 도로 안전을 위협하고 이를 피하다가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도로에 위험 요소는 야생 동물이 전부가 아니다. 언제, 어떤 상황을 마주할지 모르기에 긴급 회피기동성은 중요한 요소다.

국산차들의 실력은?

긴급 회피기동성 테스트는 대략 70~80km/h 속도로 주행하다가 긴급하게 차선을 바꿔 다시 원래의 차로로 돌아온다. 이때 얼마나 차의 동적 안정성을 평가한다. 그러나 '반드시 이렇게 평가해야 한다'라고 정해진 건 없다. 이는 공인된 기관에서 평가 항목으로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꾸준한 무스 테스트로는 스페인 'km77'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다룬 한국차들의 테스트 결과는 어땠을까?

대략 5년 전쯤 무스 테스트 도중 스티어링 휠이 잠겨버린 i30의 일화는 아직도 마니아 사이에서 오르내리는 이야기. 이 일로 현대차 스웨덴 법인은 소프트 웨어 업데이트를 단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차의 기술도 상당히 발전했다. 소형 SUV에 속한 코나와 스토닉은 시속 78km까지 매끈하게 위험 상황을 탈출한다. 코나는 81km/h에서 스토닉은 79km/h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라인을 벗어났다.

위의 두 모델보다는 상대적으로 키가 껑충한 스포티지와 투싼은 나란히 74km/h를 한계 속도로 나타났다. 시속 78km 이상으로 진입하자 러버콘을 접촉하거나 라인을 벗어났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신형 RAV4와 비교하면 두 차 모두 우수한 모습이었지만 몸집이 좀 더 큰 Q5보다는 매끄럽지 못했다.

고성능 스포츠 세단 기아 스팅어는 마지막에 자세가 흐트러졌지만 전자 장비의 도움으로 시속 82km의 속도에도 코스를 무사히 통과했다. 다만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i30 N은 이보다 낮은 79km/h에서 코스를 벗어났다.

최근 이슈가 된 무스 테스트는?

포르쉐는 지난달 순수 전기 스포츠 세단 타이칸을 공개했다. 여러모로 테슬라 모델 S와 유사한 곳이 지금도 다양한 방면으로 비교되고 있다. 그중 독일의 폭스 오토모빌리는 두 차의 회피 기동 성능도 함께 다뤘다. 테스트가 젖은 노면에서 이뤄진 점은 아쉬웠지만 비슷한 조건이라 상대적인 비교는 가능했다.

둘 모두 90km/h 미만에서는 우수한 몸놀림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를 넘어서자 약간의 차이로 타이칸이 앞선 모습이 나타났다. 모델 S는 차체 뒷부분이 조향 범위보다 뒤늦게 따라왔지만 타이칸의 경우는 완벽한 라인을 그리며 탈출했다. 참고로 타이칸은 모델 S보다 휠베이스가 60mm 짧고, 높이는 약 50mm 낮다.

[테스트: km777.com / Vox Automobili]

고석연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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