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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에 다다른 세단, 아우디 A6 45 TFSI Quattro Premium 시승기

무조건적인 변화가 정답이 되지는 않는다. 모든 기업들은 정답을 찾기 위해 변화를 택하겠지만, 이동수단에 매기는 개개인의 가치가 다르다. 정확히는 '좋은 차'에 대한 정답이 없다고 표현하고 싶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 한들 소비자의 감성적 만족과는 다른 차원이다. 또, 품질과 디자인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도 시장성은 반비례하는 경우가 있다. 결과적으로 자동차 기업들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피드백을 반복해 왔을 것이다. 특히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의 경우 기술적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고, 이런 시기에 가장 중요시되는 기업 경쟁력은 '데이터'라고 본다.

3차 산업혁명, 컴퓨터 공학이 발달하며 '데이터'의 영향력은 지대해졌다. 경영학, 공학, 인문학 등 모든 분야에 '데이터 마이닝' 사업이 적용된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을 유치할 수 있는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함이다. 데이터가 수집되어야 기술이 발전할 수 있고, 기술에 대한 사업성은 데이터로 평가하며, 그에 대한 피드백도 데이터로 수용하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데이터 경쟁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렇다고 가까운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조차 쉬운 일은 아니다.

아우디는 2018년 제8세대 A6를 공개했다. 아우디는 대중 브랜드 출신의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 세계 시장에 자리 잡은 기업이다. 아우디가 탄탄한 지지층을 양성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느 한편으로 편향되지 않은 제품성이라 본다. 기술, 디자인, 그리고 가격과 품질 만족까지 경쟁력을 확보하고 폭스바겐 그룹의 기업 규모에 편승하며 수익구조 개편도 가능했을 것이다.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에 앞서 공개된 마지막 A6는 항상 보여왔던 모습처럼 단점과 효율을 개선하고, 고유한 성격과 품질을 내세우는 전략을 택하고 있었다.

시승 차량은 아우디 A6 45 TFSI Quattro Premium S Tronic 모델이다. A6는 모델 구성이 다양한 편인데, 'TDI'가 디젤 'TFSI'는 가솔린 엔진을 의미한다. 가솔린 엔진의 경우 '45' 등급 단일 트림이며, 상시 4륜 구동' 콰트로'를 선택 사양으로 제공한다. 옵션 등급은 '프리미엄'으로 S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가 포함되어 있다. HUD, 서라운드 뷰 카메라, 메모리 시트, 버추얼 콕핏 등 편의 사항도 충분하다.

A6의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전형적이다. 아우디의 디자인 혁신을 이끈 싱글프레임 그릴과 LED 라이트가 주축이다. 풀체인지를 거치며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기는 더욱 과장되고 프레임의 두께는 얇아졌다. 매트릭스 LED 헤드 램프는 역동적인 그래픽을 심어 입체감을 강화했다. S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에 포함된 범퍼는 에어 인테이크의 크기가 확대되고, 에어커튼에 가니시가 부착되며 스포티함을 더해준다. 범퍼 하단부를 연결하는 에어댐 형상의 구조물이 지상고가 낮아 보이게 유도하면서 스탠스가 확보된다.

측면 디자인도 아우디만의 아이덴티티가 확고하다. 비교적 프런트 오버행이 길고, 휠베이스가 짧다. 대신 앞 문과 휠 하우스까지의 길이도 길기 때문에 전륜구동과 후륜구동 하나로 정의하기 힘든 비율이다. 아우디는 엔진 세로 배치 전륜구동 방식을 택하기 때문이다. 이 외 측면 캐릭터 라인은 프런트 펜더와 리어 펜더를 강조하는 방식이다. 로커패널도 움푹 들어가 있는 형태라서 휠 하우스의 볼륨을 살려준다. 보닛과 트렁크 리드가 완벽하게 구분된 3박스 세단인데, 곡선형으로 그려진 C필러 라인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고급스러운 후면 디자인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트렁크 리드의 끝부분 엣지 라인이 단정하게 마무리되어 있고, 측면 숄더 라인과 맞닿는 부분이 정교해 보인다. 테일램프의 크기는 비슷하지만 형상이 복잡해지고 역시 역동적인 그래픽이 적용되었다. 크롬 몰딩이 램프 중심을 관통하며 차폭 감을 강조하기도 한다. S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가 적용되면서 리어 범퍼의 스포티함도 가미된다. 면적이 확대된 디퓨져와 직사각형의 머플러 팁이 세련미를 강조한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우면서도 정교함이 느껴지는 외관이다.

A6의 풀체인지는 익스테리어보다 인테리어가 중점적이었다. 대부분의 버튼들을 MMI 디스플레이에 통합시켰고, 햅틱 반응을 지원하면서 이질감을 극복했다. 공조장치도 디지털 패드를 활용했다. 오히려 처음에는 터치 패드를 누른 다는 감각이 생소했는데 적응하면 피드백 효과가 확실하다. 4스포크 스티어링 휠도 버튼의 수가 적은 편이고, 반자율 주행 조작 버튼을 칼럼식으로 적용한다. 하이그로시 패널과 알루미늄, 우드, 가죽 등 고급스러운 소재로 실내 공간을 치장했고, 알루미늄 라인을 따라 앰비언트 라이트도 내장되어 있다.

뒷좌석은 비즈니스 세단의 안락함이 느껴진다. C필러가 곡선형이라 공간 손실이 있을 것 같은데 헤드룸이 패어 있어 지장이 없었다. 시트도 편안하고 레그룸도 깊은 편이다. 단, 4륜 구동인 만큼 센터터널은 높게 튀어나와 있다. 편의 장비는 암레스트와 열선시트를 제외하고 4존 독립 공조까지도 지원하고 있다. B필러에도 에어벤트가 있다. 트렁크 공간은 바닥면에 미세한 높이차가 있긴 하나 용적 자체는 넓게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다양한 소재 덕분에 프리미엄 브랜드의 감성을 느낄 수 있고 만듦새나 조작감이 마음에 들었다.

아우디 A6 45 TFSI 트림은 직렬 4기통 싱글터보 가솔린 엔진에 12V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기본 탑재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원리는 고전압 시동모터가 주행 시 발전기로 작용하며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고, 낭비되는 열에너지를 감소시키는 원리다. 때문에 일반적인 스트롱 하이브리드의 이질감 같은 건 없고 오토 스톱 기능이 부드러워진다는 평을 받는다. 연비도 미세하게 개선되긴 한다. A6의 시동을 걸었을 때에는 정숙성에 놀랐다. 차체 차음이나 방진 대책에도 신경을 썼겠지만, 외부에서도 소음이 잘 억제되어 있는 편이었다.

45TFSI 엔진의 최대출력은 265마력, 토크는 37.7 kg.m 수준으로 변속기는 7단 S 트로닉을 맞물렸다. S트로닉은 일반적인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의미하는데, 상대적으로 즉답성 보다는 부드러움과 내구성이 강조된 것 같다고 느꼈다. 토크컨버터 대비 에너지 효율이 높기 때문에 연비가 나아질 것이다. 시승 차량은 상시 4륜 구동 콰트로 모델로 변속기 하우징에 트랜스퍼 케이스가 포함되어 있다. A6의 콰트로는 '울트라'라 하는 전자 반응식 AWD로 변화했는데, 그 이유도 경량화와 효율성 증가에 있었다. 공인연비가 10.7kg.m 수준이다.

약 1.8T의 무게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전륜구동 대비 연비 저하도 크지 않은 편이다. 무엇보다 상시 사륜구동의 핵심은 트랙션 컨트롤에 있다. 여타 독일 승용차와 다르게 2륜 구동 아우디는 뒷바퀴 대신 앞바퀴를 굴리고, 초반 가속에서 타이어는 충분한 마찰력을 받기 어렵다. 제조사에서 발표한 A6 45 TFSI 트림의 제로백은 6.0초, 전륜구동 대비 0.7초나 빠른 성능이다. 물론 탄력이 붙은 상태에서 그 차이는 희석되겠지만 불안정한 노면에서의 안정감이나 선회 능력은 아우디의 핵심 기술이다.

A6의 전반적인 승차감은 너무 단단하지도 부드럽지도 않다. 전륜까지 멀티링크로 세팅했고, 댐퍼의 압력은 단단한 편 같으나 묵직한 차체를 꿀렁이지 않게 하는 수준으로 충격을 흡수한다. 컴포트 모드에서의 스티어링 휠 감도도 다소 가벼운 편, 약간의 언더스티어 성격을 띠는 조향감은 자연스러움 주행감에 일조한다. 다이내믹 모드로 전환하면 스티어링 휠은 묵직해진다. 스포츠 성향을 띠는 세단의 노멀 모드와 비슷한 수준이며, 부밍음이나 디지털 클러스터가 극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점은 감성적 차원에서 다소 아쉽다.

반면 가속성능은 상당히 유쾌하다. 가솔린 엔진의 부드러움으로 속도계는 빠르게 상승하며, 미세한 요철이나 코너링 구간에서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특히 급커브 구간에서도 타이어는 끈끈한 그립을 유지해 주고 미세한 롤과 함께 불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스포츠성보다는 안정성이 부각된다. 정말 의외였던 건 변속기로 듀얼 클러치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높은 토크에 대응하는 능력이나 오토매틱에서의 자연스러운 변속감은 토크컨버터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그렇게 전반적인 주행감은 편안함과 안정감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굳이 따져보자면 여타 독일 세단에 비해 스포츠성은 둔화되어 있지만, 그만큼 요철이나 도심 주행에서의 피로감이 현저히 적었다. 또 충격을 흡수하는 섀시 타입의 승용차 중에서는 롤링이 적고 조향감도 안정적이다. 프리센스와 ADAS 장비의 안전성, HUD, 버추얼 콕핏 등 인포테인먼트 장비의 직관성도 운전 편의를 돕는다. 무선 카플레이 화면이 버추얼 콕핏에 표기되지 않는 점은 아쉬웠지만 아무렴 아우디만큼 화려한 디지털 스크린을 탑재한 차량은 흔치 않다.

아우디 A6 가솔린 콰트로 모델을 시승했다. 단아하고 정교한 디자인은 수 십 년의 시간 동안 아우디스러움을 정립해온 결과였다. 내구성 측면에서 시행착오를 겪은 DCT, 효율성이 아쉬웠던 기계식 콰트로, 라이트 사이징 엔진과 48V MHEV의 매끄러움은 A6의 완성도를 한층 상향시켰음이 분명하다. 또 너무 아날로그 했던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첨단 UI로 변경되었다. 기술적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표현은 곧 완성도가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선택에 정답은 없더라도 최대한 다수 소비자들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세단이라는 결론이다.

유현태

유현태

naxus777@encar.com

자동차 공학과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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