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이어 오늘도 어김없이 또 다시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지금 당장 500만원 줄테니 엔카에서 차 사와! 단, 쌍용 그러니까 KGM 중에서 말이야!! 라고 한다면 여러분들은 어떤 선택을 하실건가요?
500만원 + 쌍용(=KGM)이라는 조건으로 아래와 같이 필터를 걸어봤는데 총 118대가 나오더군요. 그리고 쌍용의 경우 차량의 다양성 자체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예를들어 '로디우스'라는 RV 차량이 이후 일부 변경을 통해 '코란도투리스모'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다거나 '렉스턴'의 경우, 렉스턴→뉴렉스턴→렉스턴2→슈퍼렉스턴→렉스턴W 과 같은 엄청나게 우려먹은 경우가 있는데 오늘 조사에서는 이러한 변화없는 변화에서는 모두 같은 차량으로 가정하고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SUMMARY
체어맨W : 알페온보다 한수위, 법인 의전용 클래식, 연비랑 정비는..
코란도C : 풀플랫 2열+아이신 변속기, 2열 에어벤트 없..
코란도투리스모 : 4WD에 승차감 챙긴 MPV, 앵그리버드..
코란도스포츠 : 휘뚜루마뚜루 실용성, 비트라 모델은 피하세요..
렉스턴W : 2.2디젤+벤츠7단, 사골의 정점, 바디온프레임의 단점도..
PICK 1
1. 잊혀진 헤리티지, 체어맨W
감히 제가 소유 해본 적은 없지만 학교 다닐 때 어쩌다보니 자주 얻어 탈 수 있었던 차량이었고 타본 후 소감이 아주 좋았던 차량이었는데 오늘의 필터 안에 들어오는지라 아주 반갑게 추천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같은 '체어맨'을 달고 있지만 'H' 모델이 아니라 'W' 모델인 점 잘 기억해주시구요!!
약간 더 저의 경험을 풀자면 이렇습니다. 원래 자주 얻어타던 차량은 쉐보레(한국GM)의 '알페온'이었습니다. 느린 초기 반응 때문에 '할배온'이라고 놀림 받던 차량이었는데 실차주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이 차량의 고속도로 주행감각은 정말이지 엄청났습니다.
고속으로 올라갈수록 차량이 낮게 깔리고 스티어링 휠은 감도도 적당해지고 서스펜션의 움직임은 운전자에게 신뢰를 더해줄 정도였죠. 그만큼 잘 만들어진 차량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체어맨W로 같은 길을 가보니 그토록 인상깊던 '알페온'보다 확실하게 '한수위'라는 걸 느낄 수 있게 되더군요. 안정감, 소음, 공간 등 모든 면에서 그러했습니다.
'급차이'를 느끼게 해준 체어맨W
실내외 디자인은 적어도 제겐 '촌스럽다'의 개념이 아니라 '클래식하다'고 다가옵니다. 화려한 대형차량들이 즐비한 지금 최신형 대형차도 좋지만 관리가 잘 된 체어맨W가 스르륵 지나갈 때 '저 차주의 성향과 라이프스토리가 궁금하다'고 느껴집니다.
조금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었던 2세대 에쿠스의 경우 이제는 다소 과한 디자인으로 부담스러워 보이고 결정적으로 G90이 계속 출시되는 지금 상대적으로 오래되어 보이는데 반해 이 차량은 여전히 점잖은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클래식이라 불러도 좋지 않나
다만 이 차량을 개인 소유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연비와 정비 모두 말이죠. 하지만 합리적인 예산으로 법인 의전용으로 이 차량을 바라본다면 더 할 나위 없는 차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법인 의전용으론 최상의 선택
PICK 2
코란도C를 보면 여러가지 안타까움이 많이 드는 차량입니다. 일단 제가 사회 초년생일 때 이 차량 구입을 고민했던 적도 있고 의외로 실제 소유자들의 만족도가 높지만 이 당시 경쟁차량들이 워낙 잘나가던 시절이라 감춰진 장점들이 꽤나 많기 때문입니다.
일단 필터를 걸어보면 코란도C→뉴코란도C→뉴스타일코란도C 이렇게 난해한.. 네이밍이 있는데 마지막 버전은 실제 판매량이 극히 낮기 때문에 그냥 잊으셔도 되고 저는 초기형을 제외한 중간의 '뉴코란도C'를 추천드리려 합니다.
헤드램프 디자인이 대폭 변경되어 훨씬 더 높은 디자인 완성도를 보여주기도 하고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변속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종일 변속기 이야기 할테니 잘 들어주셔야 해요)
뉴코란도C
차를 좀 아시는 분들은 한 번 즈음 이런 말을 들어보셨을겁니다.
중고차는 엔진 때문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변속기 때문이다.
제가 정말 공감하는 말이기도 하고 실제로 대부분의 경우 엔진보다는 변속기 내구성이 못받쳐주는 경우가 많고 수리 비용이 차량의 가치를 넘어서게 되면서 폐차를 직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란도C는 초창기에 비트라라는 제조사의 변속기가 들어갔는데 말이 참 많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3년 8월 이후부터 일본의 아이신이라는 제조사로 바꾸게 됩니다.
이에 엔진도 2.0 단일 모델에서 2.2 모델로 커진 엔진이 들어가게 되는데 쉽게 말해 2.2 엔진만 선택하면 아이신 변속기가 따라오기 때문에 저는 출력의 여유가 있는 2.2 모델을 추천드리는 것이죠. (배기량에 따른 세금이 크긴 하지만 연식 할인이 들어가면서 큰 차이는 안납니다.)
헷갈리면 무조건 2.2
2열에 에어벤트가 없는 것은 크나 큰 아쉬움입니다. 위로를 좀 하자면 10년이 지나 단종되기 직전까지 '코란도'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었던 모델까지 2열 에어벤트는 없으니.. 뭐 어쩔 수가 없는 것으로 넘어가고 좋은 점에 대해 정리하겠습니다.
일단 코란도C는 공간 자체가 엄청나게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아주 예쁘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2열 시트를 접으면 아주 평평하게 풀플랫이 되기 때문에 눕거나 짐을 밀어 넣거나 할 때 아주 편합니다.
예전부터 쌍용차량들은 이렇게 풀플렛에 진심이었는데 이건 싸본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거기에 차량의 헤드룸이 높아 비교적 높이 물건을 쌓아 올릴 수도 있죠.
풀플랫에 진심인 쌍용
PICK 3
레저를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분명 크고 믿음직스러운 4WD가 가능한 차량을 갖고 싶다고 한 번은 생각해보셨을테고 자연스럽게 이 차량에 대해 이미 알고 계실겁니다. 뭔가 앵그리 버드도 떠오르고 장례식에 사용될 것 같은 디자인은 개취의 영역이니 따로 추가적으로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쌍용에서 고집스럽게 사용하던 '바디 온 프레임' 방식이 아닌 체어맨에서 사용하던 플랫폼을 사용한 코란도투리스모는 '신들의 산책'이라는 슬로건으로 광고하던 로디우스의 후속입니다. 그 당시 이런류의 차량들이 덜컹거리던게 디폴트값이던 세월이기에 '승차감'에 힘줬던 것은 지금 생각하면 올바른 접근이었습니다. (물론 인기를 끌진 못했지만요)
그리고 그동안 쌓인 운전자들의 '주관적인 리뷰'를 종합해보면 실제로 아주 미세하게라도 경쟁차량 보다는 승차감이나 서스펜션이 보여주는 주행질감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는게 정설이구요.
승차감에 힘을 줬던 코란도앵그리버드
그리고 레저에서 실제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부적과 같이 심적으로 든든하며 결정적으로 경쟁차량에겐 없던 옵션이 있으니 바로 '4WD'입니다. 이게 참 재미있는게 실제로 이걸 사용해야만 할 정도의 길을 다니는 분들 극소수 입니다. 그리고 타이어만 바꿔도 대부분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실제와는 다르게 이게 있으면 일단 운전자는 좋아합니다.
1세대 렉스턴과 같은 방식으로 전자식 파트타임 4WD를 사용할 수 있고 추가적인 험로도 운행할 수 있는 LOW 기어까지 있습니다. 오프로드에 진심이었던 브랜드 답죠. 하지만 진공 호스의 문제로 자주 고장이 나기도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다행인 점은 수리가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는 것입니다. 이 옵션 덕분에 의외로 감가 방어가 잘 되기도 합니다. 연식이 오래될 수록 급격하게 차량 가액이 빠지기 마련이지만 이 차량은 이러한 특징들 덕분에 꽤나 높은 저점을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4WD 덕분에 이 차량은 여전히 가치가 있다.
PICK 4
전원생활을 하시는 분들 중 혹시나 세단을 타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런 픽업트럭을 소유해보는 걸 분.명.히. 상상해보셨을 겁니다. 물론 짐이 더 많이 들어가는 '포터2나 봉고3'도 있지만 너무 짐차 느낌이고 무엇보다 혹시모를 사고에 아주 취약하기 때문에 대안으로 저렴한 픽업트럭 중 최고는 역시나 코란도스포츠가 아닌가 싶습니다.
개방형 적재함 차량의 르네상스 시대, 코란도스포츠
전원 생활을 하다보면 흙이나 물 등 이물질이 묻어 있는 물건을 실을 일이 종종 있고 제 아무리 큰 차량이라해도 실내에 넣기 어려운 경우들이 많습니다. 이럴 땐 역시나 이런 휘뚜루마뚜루 때려 넣으면 되는 개방형 적재함 차량이 최고죠. 특히나 오염이 되더라도 시원하게 물청소를 하면 그만이니까 말이죠.
시원하게 물청소 가능한 개방형 적재함
마지막으로 구동 방식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저는 처음 4WD 모델과 2WD 모델 간 연비 차이가 클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차량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해서 구동방식을 결정하는 AWD는 모델은 2WD 모델과 연비 차이가 크지만 이렇게 운전자 스스로가 판단하는 4WD 모델은 연비를 측정할 때 2WD 모드로 측정을 합니다.
그러니 공인 연비에서도 두 차량 간 연비 차이가 크지 않고 실제로도 굳이 4WD 모드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실제 환경에서도 연비 차이가 크지 않을테니 판매되는 대부분의 차량들이 4WD인 것이고 저라도 구동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면 4WD를 선택해 혹시 모를 환경에 대비하지 않을까 싶네요.
4WD vs 2WD
그렇다면 이 두 차량은 왜 주행거리도 별 차이가 없는데 16년형 2WD 모델이 13년식 4WD 모델보다 비쌀까요? 역시나 '변속기' 때문입니다. 말도 탈도 많았던 비트라 6단 미션이 2013년까지 들어 갔었고 2014~2015년에서는 급하게 오래된 벤츠의 5단 자동 변속기로 대체되었다가 2.2 엔진이 들어가던 시점부터 아이신 6단 변속기가 적용되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구입을 고려하시는 분들이라면 적어도 5단 변속기가 들어간 모델 이후의 것 중 고르시는 것을 강력하게 권장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잘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이라면 예산을 더 쓰더라도 2.2 엔진이 들어간 모델 중에 고르시면 됩니다.
비트라는 피하자.
PICK 5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차량인 렉스턴W까지 왔습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꼼꼼히 읽은 분들이라면 이제 2.2 엔진과 변속기에 대해 궁금하실텐데 다행히 예산 안에 괜찮은 조합의 매물들이 있어 기쁜 마음으로 소개해드릴 수 있게 되었군요.
마지막 렉스턴, 렉스턴W
출력이 좋은 2.2리터 디젤 터보 엔진에 벤츠에서 가져온 7단 자동 변속기가 들어간 모델은 '바디온프레임' 방식의 정통 오프로더의 정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애매한 5단 변속기보다 촘촘한 기어비 덕분에 빈틈없이 변속을 해줄 수 있는 이 변속기는 그동안 답답하던 렉스턴에서 가장 좋은 조합이라고 불릴만큼 완성도가 좋습니다.
렉스턴W 또한 무조건 2.2
바디온프레임 차량답게 뒤틀림 강성도 강하고 견인고리를 장착해서 무거운 트레일러를 끌고 다니기에도 안성맞춤이죠. 그리고 이 당시 쌍용차량들은 대부분 비슷한 파워트레인이 들어가긴 했지만 완성도 높은 7단 자동변속기는 렉스턴W와 코란도투리스모 2.2 모델 뿐이었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외부에서 보이는 차량의 크기는 크지만 실제로 실내에 타보면 일단 차량이 너무 높아 타고 내릴 때 다소 불편하고 레그룸 등의 실내 공간이 한체급 작은 차를 타는 느낌을 줄 정도로 좁게 느껴집니다. 이게 바디온프레임 방식의 가장 불편한 단점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죠.
다만 투리스모는 다인승 MPV로서의 역할을, 렉스턴은 정통 SUV로서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단 한 대로 모든 것을 다 누리기엔 이 차량만한 것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오늘 글, 마무리하겠습니다.
렉스턴W도 풀플렛에 진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