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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카중계]셀럽들이 슈퍼카는 안 사도 2억짜리 ‘G바겐’은 꼭 사는 이유

예능에서 연예인들이 자기 차를 몰고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죠. 그럴 때 이상하게 공통적으로 보이는 차가 한 대 있습니다. 배우, 가수 분야를 막론하고 셀럽이라면 이 차 한 대쯤은 갖고 있어야 ‘인기 좀 있구나’ 인정할 수 있는 정도인데. 단순히 차를 구입하는 정도를 넘어 가수들은 자기 노래에 차 이름을 넣기도 하고요. 아예 차 이름을 제목으로 한 노래를 내기도 합니다. 도대체 이 차가 뭐길래 이러는 걸까요.

 

-벤츠의 뒤통수를 때린 국왕 덕에 만들어진 ‘지바겐’

마치 군용 트럭을 연상시키는 깍두기 모양의 디자인. 알고보니 지바겐은 실제로 군대에서 쓸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벤츠가 뒤통수를 크게 맞은 사건이 얽혀 있다고 하는데요. 1970년대 초 이란 팔라비 왕조의 국왕 ‘샤’는 벤츠에 사륜구동 지프를 주문합니다. 당시 고급차만 생산하던 벤츠는 지프를 생산할 기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모기업 다임러 벤츠의 대주주이자 VVIP인 국왕의 요구를 거절하긴 힘들었어요. 게다가 만들기만하면 2만 대를 바로 사겠다는 국왕의 통큰 약속까지. 결국 벤츠는 유럽 최대의 군용트럭업체 슈타이어와 합작해 겔렌데바겐(땅, 육지라는 뜻. 지금의 G바겐)을 만들어냅니다. 양산 준비를 마친 벤츠를 기다린 건 바로 ‘노쇼’였습니다. 그 사이 이슬람 혁명으로 ‘팔라비 왕조’가 추방,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거죠. ‘고객이 있었는데…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어이없는 상황. 하지만 벤츠는 역시 벤츠였습니다
독일차는 지금도 인정받는 명차이지만 당시에는 그 위상에 더 높았습니다. 벤츠가 군용지프를 만들었다는 소문이 돌자 프랑스는 바로 13.500여대를 구입했습니다. 그동안 랜드로버 지프의 성능에 불만이 있었지만 다른 대안을 찾지 못했던 국가들도 속속 벤츠로 갈아타버립니다. 심지어 북한도 지휘관용 트럭으로 G바겐을 쓰고 있어요. 지금은 60여개국에서 쓰이고 있다고 하네요.

 

-군용트럭에서 최고의 ‘셀럽카’가 되기까지

그런데 군용지프가 어쩌다 지금의 부티나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을까요. 벤츠가 지바겐을 생산하면서 민간에도 판매를 시작했는데요. 당시 미국에서는 지바겐이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아 수입업자를 통해서만 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수입비용에 미국 교통법규에 맞게 이리저리 개조하다보니 가격이 끝없이 올랐다고 해요. 당시 가격이 억 단위였다고 하니 서민들이 적금깨서 살 수 있는 차는 아니었던 거죠. 눈에 띄는 디자인, 비싼 가격 때문에 흔하지도 않았던 지바겐을 가장 먼저 찾은 건 헐리웃 스타들이었습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아놀드 슈월제네거, 저스틴 비버 등 스타들이 여기저기 지바겐을 타고 나타나니까 돈 좀 있는 사람들이 이걸 따라사면서 그야말로 ‘부내’ 나는 이미지가 생긴 거죠.

미국에 어딜가나 화제를 몰고 다니는 한 가족이 있습니다. ‘셀럽’이라는 단어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카다시안 가문. 이 가족의 지바겐 사랑은 조금 유별난데요. 이 가문의 막내이자 호날두, 메시를 이어 인스타그램 영향력 3위에 이름을 올린 ‘카일리 제너’. 카일리는 찍히는 사진마다 다른 색깔의 지바겐을 타고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알고보니 계속 다른 색깔로 도색하면서 애정을 쏟는다고 하네요. 그녀의 언니 킴 카다시안은 남편 칸예 웨스트로부터 3억짜리 ‘형광 지바겐’을 선물 받기도 하고 자매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날엔 지바겐 5대가 나란히 서있는 모습이 그녀들의 지바겐 사랑을 보여줍니다. 이쯤되니 제 드림카도 지바겐으로 바뀌려고 하는데… 그런데 일반인들이 지바겐을 사기 힘든 이유가 따로 있다고 합니다.

 

-구린 가성비에 2억을 태울 수 있어야 진정한 오너가 될 수 있다

바로 가격대비 떨어지는 가성비입니다. 불편한 승차감을 말할 것도 없고 눈 씻고 찾아봐도 어지간해서는 볼 수 없는 편의기능. 극악무도한 연비까지. 지바겐 오너들은 주유구를 닫을 겨를이 없다는 농담을 할 정도입니다. 모터그래프의 조사에 따르면 줘도 못 타는 연비 최악의 차 순위에서 벤틀리, 롤스로이스를 이기고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G63기준 복합연비 5.7km. 가수 버벌진트가 자신의 노래 ‘my g-wagen’의 가사에 ‘연비는 부담돼 나두~’라고 쓸 정도인데요. 저는.. 누가 그냥 줘도 타지는 못할 것 같네요.
하지만 지바겐 오너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바겐은 감성으로 타는 차’라는 겁니다. 벤츠 SUV중 가장 역사가 깊은 벤츠 G클래스. 출시 40년이 넘는 동안 문소리, 헤드램프, 깜빡이, 각진 바디, 스페어 타이어 등 아이덴티티를 지켜오고 있는데요. 부의 상징이자 클래식한 감성, 게다가 어디서도 꿇리지 않을 ‘벤츠’라는 이름값까지. 이것만으로 셀럽들이 지바겐을 한 대씩 뽑는 이유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을까요.

 

“The Best or nothing”

G클래스 40만 대 생산 당시 오프로드 차량 부문 책임자는 ‘G시리즈를 전기화하여 미래를 보장하는 모델로 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클래식한 감성 하나로 최고의 자리를 지켜온 지바겐.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벤츠의 슬로건처럼 지바겐이 시대에 흐름에 발 맞추면서 최고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연예카중계> 첫번째 중계를 마치겠습니다

조르디

조르디

joso@enc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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