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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활력 넘치는 비즈니스 세단 BMW M5

BMW의 퍼포먼스 세단 M5의 새로운 모델이 출시됐다. 매달 5시리즈 한 차종으로 3천 대 가까운 판매량을 올리고 있는 BMW로선 더할 나위 없는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이 완성된 셈이다. 이 차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인천 영종도의 BMW 드라이빙 센터를 찾았다.

차분하면서 강인한 이미지 갖춘 BMW M5

새로운 BMW M5는 기존 5시리즈의 고성능 모델로 M을 위한 고성능 디자인 부품들이 눈에 띈다. M전용 더블 키드니 스플릿 키드니 그릴, 3개로 나누어진 헥사고날 범퍼, M전용 에어 브리더, 사이드미러와 브레이크 및 전용 휠은 언뜻 다른 차로 보이게 만들 정도다. 이 전용 부품들은 고성능임을 너무 앞세우지 않고 차분하게 성능만을 추구한 듯한 이미지를 갖추고 있었다. 1985년 1세대로부터 시작한 M5의 고성능 디자인들은 이미 농익을 대로 농익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차분하면서도 강인하다.

실내 인테리어는 우선 운전자의 몸을 꽉 잡아주기 위한 버킷 시트가 눈에 들어온다. 엉덩이와 허벅지, 어깨, 허리, 등까지 모두 각각 접촉면이 나뉘어져 있고, 전동식으로 조절해 누구든 안정감을 느끼도록 만든다. 여기에 M5 음각을 새겨 개성과 함께 고성능을 시각적으로도 누리길 원하는 소비자들의 갈증을 풀어준다.

뒷좌석 역시 기본적으로 앞 좌석과 테마를 같이 하지만 고성능 비즈니스 세단으로서의 아우라를 잃지 않도록 편의사양까지 제대로 갖춰진 모습이다.

BMW M5의 인테리어 가운데 가장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스티어링 휠의 붉은색 M버튼이다. 좌우 하나씩 M1과 M2로 배치한 이 붉은 버튼은 주행모드를 스스로 설정해 저장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기어봉 좌측으로 나란히 배치된 각종 드라이브 모드 설정 버튼도 눈에 띈다. 서스펜션과 변속기 등 일반적인 세단들에서는 보기 힘든 버튼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미 5시리즈의 실내 디자인을 잘 알고 있다고 해도 M5에는 전혀 다른 모습처럼 느껴질 만큼 이색적이다.

새로 디자인한 M5 전용 계기판은 폰트와 그래픽이 시선을 사로잡을 뿐 아니라 헤드업 디스플레이 역시 더욱 커졌다. 모두 속도와 힘에 대한 암시로 마무리된다. 도어트림이나 대시보드 등만 봐도 탄소섬유를 듬뿍 사용해 고성능에 대한 이미지화가 얼마나 깊이 있게 마무리되었는지 느껴진다.

가뿐한 몸놀림에 출중한 힘까지

무거운 차가 큰 힘을 내서 빠르게 달리는 것은 가벼운 차가 적은 힘으로 재빠르게 달리는 것과 주행 감각이 사뭇 다르다. 하지만 큰 힘을 낼 줄 아는 차가 가벼워졌다면? 어떨까? 신형 BMW M5는 여기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알려준다.

우선 신형 BMW M5를 살펴보자. BMW의 6번째 M5는 M 트윈파워 터보 기술이 접목된 4.4L V8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608마력, 최대토크 76.5kg.m를 낸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단 3.4초. 최신 드라이브로직(Drivelogic)이 탑재된 8단 M스텝트로닉(M Steptronic) 변속기와 M xDrive 시스템의 조합은 역대 최고 M5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M5는 AWD라는 점. M xDrive 시스템 덕분에 어떤 환경에서도 슈퍼 세단의 면모를 지킬 수 있고 레이스 트랙부터 비즈니스 세단까지 활용폭도 넓어졌다.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 뒷바퀴만을 굴리다가 네 바퀴 모두 구동시키는 차로 변화시킬 수 있다. 비결은 센터 트랜스퍼 케이스와 다판 클러치를 유기적 결합에 있다. 신형 M5는 상황에 따라 앞바퀴와 뒷바퀴에 완전히 가변적으로 엔진의 동력을 보낸다. 평상시에는 강한 후륜 구동 성향을 띄다가, 뒷바퀴가 무용지물이라고 판단되면 모든 동력을 앞바퀴로 전송하는 셈이다.

이런 신규 구동 시스템과 함께 새로운 터보차저와 공랭 시스템 그리고 윤활 시스템과 트랙사양까지 품을 수 있는 가변 오일 펌프와 연료 분사압력 증대도 눈여겨볼 만 하다.

본격적인 트랙주행에 앞서 M2부터 M3와 M4 컴페티션까지 시험주행을 하고 나서 신형 M5의 스티어링 휠을 잡았다. 시동을 걸자 광기 어린 배기음이 일단 마음을 가다듬게 했다. 잠시 잊었지만, M5야말로 미친듯한 활력과 작렬하는 폭발음으로 섬뜩한 파워를 쏟아내는 차가 아니었던가.

트랙주행에선 그런 면모를 여지없이 드러낸다. 회전 구간에서 날이 바짝 선 레드라인까지 차를 밀어붙이고 고속에서는 눈 깜짝 할 사이에 300km/h를 오가기도 했다. 그와 함께 30kg 이상을 덜어낸 차체 무게는 너무도 가뿐하게 느껴져 운전자로 하여금 중심이동의 부담을 덜어낸다. 브레이킹 이후 이어지는 폭발적인 가속감은 누구라도 압도당할 만큼 폭발적이다. 이 정도로 직관적인 운전의 묘미를 알려줬던 차가 근래에 있었나 싶을 정도.

일부 BMW 마니아들에게 신형 M5는 AWD로 지난 5세대에 걸쳐 유지되었던 M의 순수성이 사라졌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AWD를 켜고 끄며 달라지는 주행의 맛은 순수함을 잃었다기보다는 완숙해졌다고 표현하고 싶었다.

Editor’s Note

BMW M5는 파격적이지 않았다. 원체 스릴과 파워를 앞세우는 M의 면모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좋아했던 아주 뻔한 길을 가고 있지만, 더 강력해졌고, 가벼워졌으며, 통쾌한 세련미를 갖추며 조금씩 진화했다. 이전 M의 거친 맛은 조금 퇴색했을 지 몰라도 깊은 맛은 더 강해졌다.

김경수

김경수 기자

kks@encarmagazine.com

좋은 기사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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