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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발언' 아테온에 관한 진짜 '영포티'들의 속내

폭스바겐 4도어 쿠페 CC를 대체할 신차 아테온이 출시되었습니다. 지난 2017년 봄에 디자인이 공개된 후 국내까지 도착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새로운 차를 기다리는 에디터 입장에서는 애 타는 일이었죠. 폭스바겐 CC는 필자 역시 몇 해 전 차를 바꾸기 위해 고민했던 모델입니다. 진중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느낌이 저처럼 '차도남(?)'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았거든요. 과연 폭스바겐 아테온은 과거 CC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시승차를 받기 전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그런 기분 있잖아요. 좋은 것들을 혼자서만 즐길지 여러 사람과 함께 나눌지 즐거운 고민이 들 때의 흥분. 저는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아테온의 매력을 여럿이서 느껴보기로 했지요. 후보를 선택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수월했습니다. 폭스바겐 아테온이 요즘 이른바 '영포티(Young 40s)' 사이에서 반응이 뜨겁다는 소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필자와 가까운 '영포티' 세 명이 떠올랐습니다. 모두가 차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스페셜리스트로 활약 중인 것도 비슷했지요. 차를 고를 때의 기준은 달라도 폭스바겐 아테온에 대한 관심 역시 뜨겁다는 것도 공통점. 충분히 아테온을 구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죠. 이 정도 라인업이라면 아테온에 대해 신랄하게 이야기해 줄 것이란 믿음이 생겼습니다.

'영포티' 라인업은 이른 시간 광화문에 모였습니다. 파주까지 교대로 운전하며 1열과 2열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코스를 소화하기 위해서였죠. 그럼 지금부터 아테온에 대한 40대 남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고석연 기자(이하 고) : 많이 기다리셨죠? 컬러부터 범상치 않은 아테온을 준비해 봤습니다. 요즘 정말 뜨거운 차라는 건 모두들 동의하시리라 믿습니다. 아직은 도로에서 보기 쉽지 않아 처음 보신 분들이 대부분 일텐데요. 그럼 아테온 첫인상과 외관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남차장(이하 남) : 잘 빠졌다. 오늘 제가 가장 늦게 합류했잖아요. 주변에 도착해서 이곳까지 걸어오는데 아테온이 멀리서 보이는 거예요. 화면에서 봤던 모습보다 훨씬 납작하고 날렵했죠. 정말 잘 빠졌다. 이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얼마 전 도로에서 옐로 컬러 아테온을 본 적 있어요. 스치듯 지났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어요. 다시 봐도 스타일 하나만큼은 흠잡을 곳이 없네요.

정과장(이하 정) : 오늘 우리가 타고 온 아테온의 정확한 컬러 이름이 뭐죠?

고: '칠리 레드 메탈릭(Chilli RED Metallic)' 입니다.

정 : 워낙 강렬한 컬러에 시선이 확 잡혔어요. 특히 레드는 촌스럽기 쉬운 컬러잖아요. 그런데 요즘 나오는 차들을 보면 붉은 컬러를 참 잘 뽑아내는 것 같아요. 붉은빛 스팅어를 처음 봤을 때도 괜찮다 생각했어요. 사실 붉은색 아테온을 준비해 오실 거란 예상은 못했어요. 컬러가 보디 라인을 확 살려주네요. 무척 세련된 느낌이예요. 그런데 첫인상은 르노삼성 SM6를 닮았어요. 앞쪽 그릴 주변 모양이 비슷해서 일 거예요.

이팀장(이하 이) : 저도 일단 외관 스타일은 정말 마음에 들어요. 이 차보다 조금 더 일찍 출시된 신형 티구안도 마음에 들었거든요. 폭스바겐 패밀리룩을 4도어 쿠페에서도 그럴싸하게 구현한 모습이죠. 흔히들 이런 표현 많이 쓰죠? 체급에 맞게 재해석했다. 그리고 가만히 서 있을 때보다 달리는 모습이 더 매력적이에요. 뭔가 바람을 가르는 역동감. 이런 매력이 '뿜뿜' 느껴지네요.

그런데 좋은 인상은 여기까지. 실내에 들어가선 굉장히 실망했어요. 저는 인테리어 품질에 민감한 편이거든요. 프리미엄 브랜드는 아니지만 으레 수입차라면 사람들이 기대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여기저기 플라스틱이 너무 많아요. 대시보드 윗부분은 그나마 나은 편. 대부분 만져보면 딱딱한 소재예요. 공조장치를 감싼 주변에는 부품 단차 때문에 잘못하면 베일 것 같은 생각도 들었어요.

정 : 폭스바겐은 오래전부터 모델 간 실내 부품 공유를 많이 했던 브랜드예요. 아테온도 크게 다르진 않고요. 변속 레버 손잡이, 중앙 스크린, 윈도 스위치 등도 이미 7세대 골프나 신형 티구안에서 볼 수 있던 것들이에요. 하지만 고급스러운 부분도 눈에 보이네요. 한 가지만 꼽자면 실내 중앙을 전체적으로 가르는 엠비언트 라이트. 과하지 않으면서도 은은한 컬러가 딱 제 스타일이네요.

남 : 다들 실내 공간에 대한 부분은 불만 없으시죠? 쿠페형 디자인이라 뒷좌석 머리 공간이 답답한 것만 빼면 흠잡을 곳이 없어요. 실내 공간은 그랜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요. 아테온이 예전 CC보다 많이 커졌나요?

고 :  휠베이스가 2,710mm에서 2,840mm로 130mm 길어졌습니다. 전체 길이는 4,860mm로 60mm 길어졌고, 너비는 15mm 커졌습니다. 외관의 확장보다는 실내 공간이 넓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인 듯 합니다.

정 : 제가 지금 타고 있는 BMW 520d보다 아테온이 더 넓게 느껴집니다. 520d 휠베이스는 3m에서 조금 빠지는데(F10, 2,968mm) 아테온이 더 넓게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요? 역시 차는 숫자로만 판단하면 안 돼요. 몸으로 직접 경험해 봐야 한다니까요. 모르긴 몰라도 E-클래스가 이 차보다 답답하게 느껴질 겁니다. 정말 실내 공간 하나만큼은 인정을 안 할 수가 없는 차네요.

남 : 넓다고 다 좋은가요? 저는 몇 가지가 눈에 계속 거슬렸어요. 듬성듬성한 시트 스티치와 허공에 뜬 2열 팔걸이는 정말 최악. 그리고 확실히 뒷자리 공간은 넓지만 시트 엉덩이 부분이 너무 짧습니다. 그래서 무릎 안쪽이 허공에 뜨고 안락하지 못한 기분이 들죠.

고 :  아테온은 아시다시피 2.0 TDI 엔진에 7단 DSG 변속기가 사용됩니다. 190마력의 최고출력과 40.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죠. 직접 운전해 본 소감은 어떠셨나요?

남 : 평소에 운전을 얌전히 하는 편이라 힘이 부족한 건 전혀 없었어요. 솔직히 요즘 서울 시내에서 달릴 만한 도로가 어딨나요. 막히지만 않으면 다행이잖아요. 이곳 파주까지 오는데 몇 번 추월할 때도 가속감이 나쁘지 않았어요. 주변에 도착해 방지턱을 넘을 때는 속으로 살짝 놀라기도 했어요. 차가 튀지도 그렇다고 너무 꿀렁거림도 없이 부드럽게 넘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가솔린차를 타고 있어서인지 소음과 진동은 불편했어요. 아마도 이건 타는 분마다 다르게 느꼈을 것 같은데...

정: 소음과 진동은 앞자리와 뒷자리의 차이가 컸어요. 저는 뒷자리에 먼저 탔는데 충분히 만족했거든요. 그런데 운전석에 앉으니 상황이 180도 다르더군요. 일단 운전대로 느껴지는 진동이 상당해요. 차가 거의 멈추어 설 때 연비를 위해 적극적으로 엔진을 끄는 것까진 좋았는데 다시 켜질 때 신경질을 부리는 느낌이랄까? 여기에 DSG 변속기는 너무 심심해요. ZF 8단 변속기가 더 빠릿하고 재미있죠.

하나 더! 가속 페달을 오르간 타입으로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커요. 제가 차를 고르는 기준 중에 페달 형태가 포함된다면 믿으시겠어요?

남/이/고 : 정말로요?

이 : 아테온은 힘이 부족해 보였어요. 제 차도 비슷한 2L 디젤인데 출력과 토크는 아테온이 앞섭니다. 아마도 저희 네 명의 몸무게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겠죠? 앞선 방지턱 이야기는 저도 공감을 합니다. 여기 오기 전 아테온에 대해 좀 찾아봤는데 주행 모드에 따라 서스펜션을 조절하는 어댑티브 섀시콘트롤(DCC)이 탑재됐다고 하네요. 저희가 시내를 통과할 때 드라이빙 모드는 '노멀'로 되어 있었죠. 스포츠 모드로 두었다면 뒷자리 타신 분 모두가 천장에 머리가 닿았을 겁니다.

저는 어댑티브 스마트크루즈 콘트롤이나 차선 유지 보조처럼 최신차 냄새나는 기능들이 좋았어요. 계기판도 그렇고요. 제 차는 2014년식이라 이제는 이런 느낌을 받긴 힘들죠.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느라 속도를 오르내릴 때는 부드러운 가감속에 이질감도 거의 없었습니다. '이 정도면 내가 하는 것 보다 낫겠는데'하는 생각까지 들었죠. 대신 차선유지 보조 시스템은 영 별로였어요. 차선 인식이 완벽히 되면 들어오는 녹색 상태를 보기가 힘들었죠.

남 : (너무 악평만 늘어 놓는 건 아닌지를 걱정하며) 저는 원래 빨리 달리는 편은 아니지만 고속에서는 제네시스 못지 않게 안정감이 있었어요. 내려서 살짝 타이어를 보니 콘티넨탈. 그런데 '콘티 에코 콘택5'는 연비를 위한 타이어 아닌가요? 그래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어요. 차체가 워낙 낮아서 안정감이 좋은 것 같아요.

고 : 이러다가 아테온으로 날을 꼬박 지새울수도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폭스바겐 아테온이 정말 '영포티'에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여쭤볼께요. 'Up & Down'으로 대답해 주세요. 아참 이제는 가격을 말씀드릴께요. 시승한 모델은 2018년형. 그런데 최근 2019년형이 출시됐습니다. 프레스티지(상위) 기준으로 약 5,718만 원에 폭스바겐코리아 공식 프로모션 9% 할인을 계산하면 5,200만 원 수준입니다. 물론, 딜러사 혜택도 조금은 있겠고요.

정: 제 주변 40대 초반을 보면 보통 3,500만~4,000만 원 정도의 차가 가장 많아요. 차에 관심이 많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 경우를 비춰보면 아테온은 할인을 받아도 비싼축에 속하죠. 약간의 무리를 해야 살 수 있는 수준의 차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영포티'들은 약간의 무리를 해서 폭스바겐 아테온을 선택할 지는 의문이예요. 이것말고도 다른 대안이 너무 많거든요. 제 결론은 'Down'.

남: 요즘 '가성비'나 '가심비' 이런 단어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모든 산업에서 이 말이 통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자동차를 교통수단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남들과는 다른 유니크함을 쫓는 이들도 많죠. 저는 그래서 아테온에 높은 점수를 줄래요. 대신 직업이 직업인만큼 '영포티'에 단어 하나를 추가하고 싶어요. '영포티 우먼'이라고 말이죠. 자동차의 성능과 크기를 중요시하는 남자들 보다는 트랜드에 민감한 여성들로 타깃을 좁혀 보면 어떨까요? 제 결론은 'Up'.

이: 처음에는 '영포티'라는 표현에 반감이 있었어요. 나이를 구분 짓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이렇게 비슷한 '영포티'들과 아테온에 관해 이야기해보니 하나둘씩 매력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사실, 아테온은 30대 중반부터 충분히 도전해보면 좋을 차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영포티'들은 더 말할 것도 없고요. 심심한 세단 모양의 차는 그 언제가 됐더라도 타볼 수 있는 거잖아요. 고민하는 내내 마음이 갈팡질팡했지만 저의 결론도 'Up'.

고석연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공감 콘텐츠를 지향하는 열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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