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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래버스, 250km 달리며 '1·2·3열'에 번갈아 타보다

쉐보레 대형 SUV 트래버스가 론칭했습니다. 현재 사전계약 단계지만 트림과 가격 모두 오픈되었습니다. 총 5등급으로서 선택지가 다양합니다. 가격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지만 북미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쉐보레 트래버스는 출시 전 두 가지 이슈를 양산했습니다. 하나는 현대 팰리세이드나 포드 익스플로러 같은 쟁쟁한 라이벌과의 상품성 비교입니다. 다른 하나는 국내 생산 없이 수입 판매 Only에 대한 우려였죠. 일단 첫 번째 궁금증, 가장 핵심적인 의문을 풀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트래버스 시승회가 열렸거든요. 저도 거기 참석했습니다.

출발지는 서울 잠실. 도착지는 강원도 양양입니다. 꽤 긴 거리였죠. 충분히 운전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허나 직접 운전대를 잡는 건 40km 정도였습니다. 차량에 4명 탄 채 번갈아 가며 운전했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운전하게 될 구간은 가평 휴게소부터 홍천 휴게소까지 43km 구간. 오직 고속 구간만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대신 운전대를 잡지 않은 나머지 구간에서는 2열과 3열 시트에 탑승해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트래버스가 내세우는 대형 SUV의 공간적 가치를 직접 경험해 보는 거죠.

출발 전 가볍게 트래버스 주위를 돌며 외관을 살폈습니다. 트래버스의 듀얼 포트 그릴은 이전 이쿼녹스와 형태가 비슷합니다. 그러나 지금껏 국내에서 판매된 쉐보레 차종에서 볼 수 없었던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이는 주차된 상태에서만이 아닌 주행 중 사이드 미러나 리어 뷰 미러에서도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5.2m에 달하는 차체 길이는 측면에서 체감하게 됩니다. 특히 쿼터 패널의 넓은 면을 보면 안쪽의 충분한 공간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휠하우스 안쪽에는 트림과 관계없이 20인치 휠(트림에 따라 디자인 다름)과 콘티넨탈 크로스콘택 LX20 에코 플러스 타이어(255/55R20)가 달려 출고됩니다.

1열 & 드라이빙

앞서 픽업 트럭인 콜로라도를 경험해서 그런지 트래버스의 운전석은 상대적으로 고급스러웠습니다. 곳곳에 가죽 소재도 충실이 둘렀습니다. 부품 사이의 단차와 마감도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그러나 최신차 분위기는 부족합니다. 사실 트래버스가 글로벌 무대에 데뷔한 지도 2년이 가까워 오고 있지요. 2018년 1월 디트로이트에서 공개됐으니까. 아날로그를 품은 계기판과 8인치에 머문 센터스크린의 크기가 아쉬웠습니다. 이 부분에서 경쟁자로 꼽히는 모델들은 멀찌감치 앞서간 상황입니다.

1열 시트의 전동 조절 기능과 열선은 모두 기본. 두툼한 가죽 착좌감은 푹신한 소파에 앉은 기분입니다. 다행히(?) 천연 가죽을 사용했습니다. 좌·우로 몸통을 단단히 잡아주거나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세그먼트의 성격상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1열에 통풍 기능을 넣으려면 5,324만 원짜리 프리미엄을 선택해야 합니다. 시트 메모리, 2열 열선 등 많은 옵션이 포함되지만 1열 통풍만을 위해서도 424만 원(LT 레더 프리미엄 > 프리미어)을 부담해야 합니다.

국내에 수입되는 트래버스는 V6 3.6L 직분사 자연 흡기 엔진과 9단 자동(하이드라매틱) 변속기 조합이 유일합니다. 최고출력 314마력(6,800rpm)과 36.8kg·m(2,8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합니다. 출발은 부드럽습니다. 2톤이 조금 넘는 육중한 차체를 부드럽게 미끄러트립니다. 가속과 제동 페달의 감각은 굉장히 묵직한 편입니다. 적응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장시간 막히는 구간에는 피로할 수 있을 겁니다.

4L에 가까운 대배기량 엔진, 이제 흔치 않은 편에 속합니다. 다운사이징 내지 터보차저의 대중화와 전동 파워트레인 개발이 이유죠. 그러나 대형 SUV 장르는 기본적으로 무거운 차체와 탑승 인원을 고려해 대배기량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경쟁 모델인 익스플로러와 팰리세이드도 마찬가지잖습니까.

성인 4명이 타고 서울서 양양을 향한 트래버스는 쭉죽 뻗어 나갔습니다. 영역대를 가리지 않고 강한 심장을 자랑하는 듯 했죠. 다만 조건이 따라 붙습니다. 바로 엔진 회전수를 아끼지 말아야 했습니다. 가속 페달에 소극적인 오너라면 힘이 부족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가속도를 충분히 높이기 위해서는 4,000rpm 이상을 쓰는 걸 권합니다. 패밀리카로서 쉽지 않은 일일 수 있겠죠.

130km/h 이내에서는 소음도 잘 억제된 편입니다. 윈드실드의 풍절음과 타이어, 하체에서 올라오는 노면 노이즈도 충분히 잘 다스렸죠. 그러나 거슬리는 소음은 사이드 미러에서 들려옵니다. 편의를 위해 큼직하게 디자인한 탓일까요. 그래도 2열과 3열에서는 앞자리보다 약간은 조용한 편. 가솔린 SUV의 정숙함을 충분히 체감할 수 있습니다.


2열 공간

2열에는 독립된 두 개의 시트가 달려 나옵니다. 쉐보레는 이를 '캡틴 시트'라고 부릅니다. 일단 공간은 충분히 넉넉합니다. 3열에 탄 사람을 배려해 특별히 시트를 앞으로 당겨줘야 하는 걱정은 없어도 됩니다. 리클라이닝 기능도 챙겼습니다. 다만 등받이 각도가 별도로 조절되지 않고 엉덩이 부분과 함께 움직입니다. 쉽게 말하면 등받이를 누이면 바닥면은 앞으로, 등받이를 세우면 엉덩이는 뒷부분으로 밀려납니다. 좌·우 도어 트림의 다양한 수납 공간이 인상적입니다. 컵과 캔 음료, 스마트폰, 작은 태블릿 정도를 한 번에 담을 수 있습니다.

2열 독립식 트라이존 오토 에어컨은 모든 등급에 기본으로 달립니다. 따로 바람 세기와 온도를 조절할 수 있죠. 스마트 기기를 충전하기 위한 2개의 USB 포트도 기본 제공됩니다. 대신 히팅 기능은 최상위에 속하는 프리미어 등급부터, 220V 인버터는 LT 레더 프리미엄부터 포함됩니다. 참고로 듀얼 패널 선루프는 최하위 등급에는 달 수 없고, 윗급에서부터 129만 원을 추가해야 합니다.


3열 공간

50km에 가까운 거리를 3열에 머문 채 이동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충분히 안락하다"입니다. 필자는 신장 174cm로 비교적 크지 않은 체구입니다. 3열에 앉아도 무릎은 시트백에 닿지 않았습니다. 성인 남자 주먹 크기의 공간 정도가 확보되었습니다. 만약 실내를 좌·우로 나눠 한 방향으로 모두 185cm 이상의 성인이 앉는다면 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흔치 않은 경우입니다.

3열 시트 등받이 각도는 조절되지 않습니다. 대신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살짝 누워 있습니다. 시트의 두께는 가장 얇아 쿠션감 역시 제일 단단한 편입니다. 차체 구조상(하체 및 연료 탱크) 바닥보다 약간 높이 시트가 위치해 무릎이 접히는 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3열은 안쪽으로 침범한 휠하우스 공간 때문에 좌·우폭이 가장 협소합니다. 7인승을 채우려면 이곳에 3명이 탑승해야 하죠. 모두 3점식 안전벨트를 지원하지만 3명의 성인이 타기에는 무리, 아니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2열에 독립식 캡틴 시트로 안락함을 취했지만 어른 7명이 타기에는 어려워진 셈입니다. 작은 단점이지만 3열 발 아래 깔린 매트가 고정되지 않습니다. 타고 내릴 때 쉽게 미끄러지며, 2열 시트 레일이 뒤쪽까지 이어져 발을 둘 위치가 어정쩡한 모습입니다.

적재 공간

시승 출발 전 참석자들은 각자 가지고 온 장비들을 트렁크에 실었습니다. 운전에 집중하고 실내를 살피기 위해 탑승 공간에는 두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촬영 장비와 노트북 등을 포함해 각자 2개 정도의 크고 작은 가방이 포함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공간이 남습니다. 3열 시트를 펼친 상태에서는 651L의 공간입니다. 얼마만큼 높이 쌓느냐에 따라 실을 수 있는 짐의 양은 달라집니다. 너비와 폭은 골프백 2개 정도는 가로로 넉넉히 담을 수 있고, 소형 유모차는 접지 않고 실을 수 있습니다.


Editor’s note

쉐보레 트래버스는 5개의 트림으로 4,520만~5,522만 원입니다. 모두 4WD 시스템을 기본으로 답니다. 가장 추천하는 등급은 4,900만 원의 LT 레더 프리미엄. 기본 등급에 차선이탈 경고 및 유지, 긴급제동 장치가 포함됩니다. 여기에 카메라를 활용한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가 포함되죠. 8인치 인포테인먼트 & 내비 그리고 보스(BOSE) 사운드 시스템도 더해집니다. 가격으로 중간에 위치한 RS 등급은 여기에 디자인 패키지가 추가된 포지션입니다. 아쉽지만 1열 통풍 기능과 2열 히팅 시트가 필요하면 최소 5,324만 원(프리미어)을 지불해야 합니다.

전문가 평가

80.7
  • 80 파워트레인
  • 80 섀시 & 조종성
  • 85 승차감
  • 80 안전성
  • 75 최신 기술
  • 80 가격 & 실용성
  • 85 기타(디자인)
고석연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공감 콘텐츠를 지향하는 열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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