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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Q4 e-트론 40 Premium 시승기, 명목을 갖춘 전기차

2024년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은 보호무역주의에 근간을 둔다. 보조금 전액 지급 기준가를 낮추어 유통마진이 붙는 수입차의 시장 진입이 어려워졌고, 그나마 가격대가 저렴했던 LFP 기반의 전기차 또한 보조금을 삭감한다. 근거는 재활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면에는 중국 산업이 LFP 배터리 시장의 전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도 이유다. 또 항속거리가 낮은 자동차들은 보조금이 큰 폭으로 감소된다. 문제는 대한민국의 다수 염가형 전기차들도 LFP 배터리를 사용한다는 점, 진실한 환경보호와 자국 산업의 발전, 무엇이 우선인지는 결론짓기가 어렵다. 그나마 경차는 성능계수 평가에서 면제된다.

수입차 업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차종은 정해져있다. 기존 100% 지급액에 딱 맞춰 걸쳐있던 차종들, 예로는 폴스타 2, 모델 Y, ID4 등이 있다. 마진을 낮춰서라도 보조금을 수혜 받아 판매량을 늘리는 전략을 택해 왔다. 옵션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거나 아예 프리미엄 전략을 택하거나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짜내야 했고, 결국 단가를 낮춘 사례가 많았다. 아무렴 보조금 총액 자체가 감소했다는 점에 전기차 시장 자체는 침체될 우려가 있다. 반대로 원래부터 고부가가치 정책을 펼치던 고사양 전기차들은 수요가 큰 변동이 없을 수 있다.

폭스바겐 그룹은 같은 플랫폼으로도 대중형 전기차와 프리미엄 전기차를 구분 짓는 이원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내연기관 시절에도 동일했지만, 전기차에는 보조금이라는 변수가 더해지므로 체감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진다. 즉, 아우디에서 제조하는 전기차는 더욱 차별화된 디자인과 고사양의 장비로 무장하고 있다. 2021년 공개되었던 아우디 Q4 E-트론 또한 폭스바겐 ID4와 같은 'MEB' 플랫폼을 공용한다. 아우디스러운 디자인과 세팅, 그리고 충분한 편의 장비로 무장하여 2022년 한국 시장에도 공식적으로 출시된 바 다.

시승 차량은 아우디 Q4 e-트론 40 Premium 트림이다. 국내 수입되는 '컴포트' 트림과 비교하여 상위 등급에 해당한다. 엔진 트림은 단일 모델로만 수입되며, D필러 디자인이 다른 Q4 E-트론 스포트 백의 경우 고사양 모터가 적용된다고 한다. 아울러 단일 모터만 제공되기 때문에 사륜구동을 택할 수 없다. 프리미엄 등급은 S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와 매트릭스 LED램프, 20인치 휠이 추가된다. 또 실내에는 스티어링 휠 열선과 버추얼 콕핏 플러스, 그리고 증강현실 HUD가 적용되는 등 첨단 인포테인먼트 장비 위주로 편의성이 보강된다.

전면 디자인 자체는 딱히 전기차스럽지 않다. 아우디의 상징과도 같던 모노프레임 그릴의 윤곽이 그대로 남아있다. 내부에는 막혀있는 패턴 가니시가 기존 메시 그릴의 형태를 형상화한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테두리는 검은색 가니시를 부착하고, 헤드램프와 에어 인테이크를 직접 연결해 스포티함을 더했다. 범퍼의 에어인테이크쪽에 세로로 부착된 가니시는 S라인만의 특징이다. 마찬가지로 스포티함을 더하기 위함이다. 매트릭스 LED 램프와 함께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주기도 하며, 에이프런도 강조되지 않아 SUV의 성격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전기자동차 전용 플랫폼을 채택함으로써 휠베이스가 길고 프런트 오버행이 짧다. 실내 공간을 확장하기 위해 A필러도 앞쪽으로 밀려나온 캡 포워드 스타일이다. 비율적으로는 전면부 전고가 어색하게 높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나름의 볼륨이 있어서 사진보다는 실물이 자연스럽다. 벨트라인을 사선으로 배치하여 역동적인 프로필을 지향했고, 프런트 펜더와 리어 펜더를 강조하는 캐릭터 라인이 성격을 확고히 한다. D필러도 경사가 꽤나 가파른 편이다. 언더커버가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되고, 20인치 휠이 적용되며 도심 지향적인 성격이 느껴진다.

후면 디자인에서는 일자 형태의 그래픽을 갖춘 테일램프가 눈에 띈다. 대신 양 끝단의 LED 라인은 점선으로 디자인하여 역시 역동성을 지향하는 타입이다. 범퍼에는 라인 형태의 알루미늄 몰딩과 리플렉터가 깔끔하게 부착되어 있다. 하단부에는 E-트론 로고가 크게 각인되어 있으며, 전면 디자인에 비해서는 언더커버가 크게 강조되어 SUV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전반적으로 프런트에 비해 오버행이 길고 포지셔닝이 높아 보이니, 반대로 전고가 높아 보이는 인상이 크게 없다. 더욱 균형감이 확실해 진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미래지향적이고 운전자 지향적이다. 운전석을 바라보는 MMI 내비게이션과 약 10인치 크기의 버추얼 콕핏, 그리고 증강현실 HUD로 정보 전달력이 확실하다. 터치는 햅틱 반응을 지원하고, 직관성이 필요한 기능들은 버튼 배치이며 기어는 토글레버 방식이다. 전반적으로 알루미늄 느낌의 소재와 블랙 하이그로시, 가죽 등의 고급 소재를 효율적으로 배치하면서 디자인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진다. 스티어링 휠은 상하단이 D컷 형태로 꺾여있으며, 각인되어 있는 아우디 로고가 세련미를 더해준다. 참고로 통풍시트는 제외되어 있다.

전기자동차답게 2열 공간이 넓고 여유롭다. 다리 공간도 넓고, 헤드룸의 여유나 개방감도 훌륭한 수준이다. 대신 그 높이가 낮더라도 센터터널이 완전히 생략된 타입은 아니다. 편의 장비로는 암레스트 컵홀더와 독립 공조장치가 추가되어 있다. 특징적으로 도어 포켓 상단에도 컵홀더가 위치하고 있어서, 굳이 암레스트를 펼치지 않아도 컵을 거치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시트 각도 조절은 별도로 가능하지 않다. 트렁크는 전동 방식이며 공간이 기대 이상으로 넓고, 또 평탄했다. 역시 전기차의 강점은 공간성이다.

전기차라서 별도의 엔진 소음은 없다. 아우디의 버추얼 콕핏은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각종 정보를 디스플레이에 띄워주는데, 오히려 레이아웃 자체는 아날로그 스타일을 지향한다. 테마는 변경 가능하다. 기본 테마가 직관성이 마음에 들었으며 RPM 대신 모터의 출력과 회생제동 현황을 표기해 준다. HUD는 증강현실 기반이라 하여 내비게이션 길 안내나 각종 경보를 지원한다. 전기차답게 발진 감각은 선형적이다. 엑셀을 밟으면 차량은 부드럽게 나아간다. 약 2.2톤의 중량이 체감 가지 않았다.

Q4 E-트론 40에는 약 150KW급 모터가 탑재된다. 최대토크는 310NM으로 단순환산시 31.6Kg.M의 최대토크와 201HP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당연히 변속기는 생략되었고 1단 감속기를 거쳐 구동력이 전달된다. 중량 대비 출력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피드백이 즉답적이고 변속 딜레이도 없으므로 체감 가속은 준수하다. 수치상의 제로백은 8.5초로 여타 프리미엄 SUV와 비교하면 다소 출력이 낮은 편인 건 사실이다. 주행 시에 문제는 없을 정도다. 모터의 반응성은 드라이브 모드를 다이내믹으로 설정할 때 가장 즉답적이다.

폭스바겐의 MEB 플랫폼은 대용량 배터리를 차체 하단에 분산시켜 배치한다. 덕분에 무게중심은 낮게 깔려있는 편이고, 엔진 유닛이 소형화되면서 전후륜 현가장치 모두 멀티링크 방식으로 세팅했다. 전반적으로 Q4 이트론의 승차감은 단단함과 부드러움의 균형미를 중시 여긴다. 사소한 요철에서는 무리 없이 충격을 흡수해 주면서도, 코너에서나 고속주행에서는 무게중심이 크게 흐트러지지 않으면서 타이어 그립을 유지해 준다. 차체 중량이 높다 보니 큰 요철에서만 충격이 올라오는 편, 전반적으로는 매끄럽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스티어링 휠을 다소 묵직하게 세팅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격은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감각이 다소 무거운 편,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더욱 묵직해진다. 코너에서는 생각보다도 뉴트럴 스티어에 가까운 방향성을 보였고, 휠베이스를 감안하였을 때 회전반경이 짧게 느껴진다. 전기 차이면서 전반적인 차음 대책에도 신경 썼다는 점이 체감 간다. 특히 고속에서 풍절음은 미세한 편이었고 따지자면 타이어 소음이 더 크게 유입되는 듯 느껴졌다. 고속에서도 묵직함을 제시하는 스티어링 감각은 주행 안정성을 더해주었다.

자율주행 장비는 레벨2 수준이다. 장점도 단점도 아닌 보편적인 수준이다. 고속에서의 급가속 성능 또한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출력이 저하되는 느낌 없이 꾸준하게 속도계를 올려준다. 최고 속도는 180KM로 제한이 걸려있다고 한다. 그래도 가속성능보다는 정숙성과 안정성이 우선 만족스러운 차량이었다. 참고로 기어노브를 B단에 두면 회생제동이 최대 단계로 설정된다. 비교적 최대 회생제동의 강도가 강한 편은 아니다. 아울러 폭스바겐 그룹의 MEB 플랫폼은 후륜 브레이크를 드럼 구조를 활용하는데 체감되는 차이는 없었다.

실제로 회생제동을 활용하다 보면 브레이크를 깊게 밟을 일이 거의 없다. 드럼브레이크의 단점 중 한 가지는 열 배출이 어려워 페이드 현상에 취약하다는 것인데, 애초에 브레이크의 높은 압력이 자주 가해지지 않는 조건이다. 운전자의 입장에서 의식을 하고서라도 차이점은 느끼기가 어려웠다. 마지막으로 배터리 용량은 82KW라고 하며 20%에서 80%까지의 급속 충전 시간은 대략 30분이다. 항속거리가 411KM로 적당하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효율성과 주행성, 그리고 편의성을 보여주는 밸런스를 중시 여긴 전기차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아우디 Q4 E-트론을 시승했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예상보다도 실물이 훨씬 멋스러워 보였다. 아우디가 추구하는 정교함은 디자인의 균형감과 또 다른 가치라고 볼 수 있겠다. 세련된 실내 디자인은 탁월한 기능성까지 갖추고 있으며, 전기차답게 넓은 공간이나 정숙성은 패밀리카의 용도로도 적합해 보였다. 전기차는 동력 계통이 간소화되는 만큼 엔진 제원에 대한 차등이 크게 중요치 않다. 대신 프리미엄이라는 명목을 그 외의 것으로 채워야 한다. 같은 EV 플랫폼이라도 브랜드의 성격에서 전해지는 감성과 품질 완성도는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

유현태

유현태

naxus777@encar.com

자동차 공학과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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