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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효율성을 누리다,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 GT 시승기

한국의 멋과 아름다운 자연을 품은 '남한산성로'의 옛 명칭은 '308' 국도였다. 푸조 코리아는 신형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의 출시를 기념해, 브랜드와 고객이 직접 소통하고 신차를 경험해볼 수 있는 로드트립 행사를 마련했다. 남한산성로는 옛 지명처럼 푸조의 시승에 특화되어 있는 장소라 볼 수 있다. 특히 해치백에서 강조되어 있는 핸들링 성능, 경쾌한 파워트레인 세팅과 함께 효율성까지 평가할 수 있다. 사실 푸조는 모터스포츠와 일가견이 높은 브랜드다.

19세기, 푸조는 사실상 자동차 산업의 시작점을 함께했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 경주 대회 참가는 물론, 대략 5천 KM 이상을 쉼없이 주행해야 하는 르망 24시 레이스를 재패하기도 한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유명 드라이버 강병휘가 직접 소개했다. 모터스포츠 역량은 흔히 양산 차량들의 기술과 품질, 더 나아가 가치에도 영향을 남기게된다. 극한의 효율성을 품은 3기통 퓨어테크 엔진이나 듀얼 클러치 변속기, 공기역학 등 많은 구성요소에 반영되어 있다.

푸조는 이에 그치지 않고 'I-콕핏'이라는 재치있는 발상을 실현한다. 직경이 짧은 스티어링 휠과 3D 클러스터의 레이아웃, 함께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I-토글 디스플레이는 레이스카의 운전석과 같다. 해당 인테리어의 디자이너가 한국인이라는 사실, 그리고 이륜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대체로 핸들링 성능이 뛰어나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전해들을 수 있었다.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의 핵심 'e-DSC6'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48V 전압원을 활용하지만 전기모터가 직접 구동에 관여하는 MHEV와 HEV의 중간 방식, 약 15.6Kw급 전기 모터가 기어박스에 통합된 구조로 도심 환경에서는 50% 이상 전기 주행이 가능하다. 낮은 원가와 복잡성으로도 극한의 효율성을 보여준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전문 드라이버의 연비 주행으로는 약 33.3Km/L라는 비현실적인 실연비도 계측 가능하다. 함께 DCT 특유의 불쾌함까지 전부 완회되었다는 점, 드라이버 강병휘는 미래 파워트레인 설계 방향성을 이끌어갈 기술력에 가깝다고 첨언했다.

308 국도를 함께한 시승차량은 푸조 308 'GT' 등급이다. 국내 시판 사양 중 상위 트림에 속하며, 외관에서는 Full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와 18인치 알루미늄 휠이 적용되는 차별성이 있다. 푸조는 고양잇과 동물을 형상화하는' 펠린-룩' 디자인을 추구하며, 이는 308의 외관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날카로운 눈매와 함께, 사자의 송곳니를 연상시키는 DRL이 특징적이다. 역동적인 그래픽을 품은 라디에이터 그릴 자체도 매력적인 형태를 봅인다.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위해 아일랜드 타입 보닛을 택했고, 알루미늄 색감의 에이프런 마감도 인상적이다.

측면 디자인까지 군더더기 없는 라인을 보여준다. 서서히 상승하는 벨트라인과 유연한 형태의 루프라인이 역동적인 스탠스를 제시하며, 이를 지지하는 18인치 휠의 스타일링도 이상적이다. 각각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를 연결하는 캐릭터 라인은 차체 볼륨을 살려주는 부분이다. 사이드 스커츠 형상은 지상고를 더욱 낮아 보이게 한다. 테일램프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지만 그래픽은 분리된다.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했다고 하는 정교한 LED 라인이 특징이다. 언더커버와 디퓨저의 면적은 물론, 듀얼 머플러 팁이 배치되어 역시나 공격적인 인상을 심어준다.

푸조의 아이덴티티와 같은 i-cokpit 인테리어다. 스티어링 휠 상단으로 디지털 클러스터를 내장시킨 형태, 3D 홀로그램 그래픽은 더욱 미래적인 사용감을 제공한다. 센터스크린은 약 10인치, 하단부에는 운전자마다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i토글 디스플레이 패널이 직관성을 더해준다. 그 외에 중요한 버튼은 하단에 배치했고, 변속기는 토글 레버 타입이다. 버튼 하나하나가 레이스 카의 운전석을 연상시키는 반면, 인테리어를 마감하는 다양한 소재나 스티칭 패턴, LED 앰비언트 라이트, 양문형 센터 콘솔 등 고급스러운 분위기 또한 공존했다.

단지 보기에만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는 아니다. GT 트림에 제공되는 알칸타라 패브릭 시트는 전동 운전석 10방향 조작과 럼버 서포트는 물론, 1열 마사지 시트를 탑재하고 있다. 듀얼 존 공조 장치와 함께 탑재된 클린 캐빈 시스템으로 쾌적한 실내 공기를 유지한다. 인포테인먼트는 GPT 기반 음성인식 기능과 무선 폰 프로젝션을 지원하는데, 자체적인 Ui 완성도 또한 준수했다. 특히 3D 디지털 클러스터의 Ui 디자인과 자율성은 운전의 몰입감을 더해주며, 더블 D 컷 형태의 스티어링 휠은 보기와 다르게 편안한 사용감을 제공한다.

뒷좌석 공간이다. 여유롭다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부족하진 않은 실내 공간을 갖추고 있다. 레그룸이 면적은 좁아 보여도 생각보다 깊이감이 있고, 센터터널도 최소화되어 있다. 1열처럼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소재를 갖춘 시트는 적당한 등받이 각도를 지니며, 넓은 면적의 헤드레스트가 특징이다. 편의 기능은 에어벤트와 암 레스트, 그리고 러기지 보드가 있다. GT 등급은 선루프가 채택되는데 파노라마 타입은 아니다. 트렁크 공간 또한 만족스러운 적재 용량으로 실용성을 더하며, 리어 시트는 6:4 폴딩을 지원한다.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에는 배기량 1.2L 급 직렬 3기통 퓨어테크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다. 싱글터보가 과급을 담당하여, 최고출력 136HP 최대토크 23.5Kg.m 수준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다. 스마트 하이브리드의 핵심 15.6Kw 급 모터는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에 통합되어 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처럼 48V 전압원을 채택하지만 모터가 직접 구동에 개입한다는 점이 특징, 1455Kg의 공차중량에 15.2Km/L라는 뛰어난 연비를 실현했다. 저속에서 EV 모드를 지원하는 차량 특성상 도심에서의 실연비는 더욱 높게 계측될 수 있다.

저속 구간에서는 일반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기어박스의 모터가 구동을 담당한다. 작동 현황은 3D 클러스터 그래픽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낮은 모터 출력에도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 특히 새롭게 개발된 e-DSC6 변속기는 기존 DCT가 갖고 있던 저단 변속에서의 울컥거림을 부드럽게 전환하고, 그에 따른 정숙성과 RPM 전개도 자연스러워지는 이점이 생겼다. DCT의 뛰어난 효율성을 그대로 유지되는 셈이다. 가감속이 반복되던 308 국도의 대열 주행에서, 변속 시스템이나 엔진 개입에 따른 불쾌함은 전혀 없었다.

전기모터가 초반 가속을 담당하는 만큼 에코 모드에서도 발진감은 편안하다. 대신 저전압 모터를 활용하는 만큼, 긴 오르막이나 급가속에서는 엔진 개입이 필연적인데 그 진입 시점을 잘 느껴보기 어렵다. 1.2L 퓨어테크 엔진의 정숙성이 준수한 편인데, RPM 제어나 차량 차음 대책 자체가 훌륭한 감각이다. 반대로 엔진 진동은 살짝 느껴지는 편이긴 하다. 중점은 엔진의 개입에 따른 이질감이 적다는 것, 에코 모드에서 7Km 단거리의 연비 주행을 진행했을 때에는 대략 33Km/L의 트립 연비가 계측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물론 실주행 연비로 33Km/L라는 수치를 쉽게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이브리드의 의의는 확실하다는 것, 이번 308 로드트립은 효율성보다는 핸들링 성능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고자 했다. 주행모드를 스포츠에 두면 가볍던 스티어링 휠은 다소 묵직해지고, 다이내믹 사운드 작동이 가능하다. 엑셀 반응은 더욱 예민해진다. 처음 308을 시승할 때 느꼈던 점은 예상보다 승차감이 훨씬 부드럽다는 점이었다. 후륜 토션빔 구조를 채택했음에도 롤 스트로크가 충분히 확보된 편이고, 특히 18인치 휠의 세팅으로도 노면 소음이나 진동이 거의 없다.

보통 이런 세팅은 고속주행과 코너링 안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아니었다. 댐핑력이 부드러워 어느 정도 쏠림은 생기지만, 그 상한선이 높지 않고 매끄러운 거동이 나타난다. 정말 운전자의 의도대로 기민하게 반응하는 핸들링과 회두성이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제공했다. 시승 차량의 제로백은 약 9초인데, 체감 가속은 더욱 즉답적이다. 차량이 가볍고 초반 토크도 높기 때문에, 굳이 엑셀을 깊게 밟지 않아도 경쾌하게 나아간다. 다이내믹 사운드는 마치 V6 스포츠카의 긴장감을 더해준다.

고속에서의 안정성도 놀라웠다. 저속에선 부드럽던 댐핑력이 고속에서는 차체가 낮게 깔려가는 느낌, 그리고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보조 장치의 도움으로 더욱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내용처럼 이번 주행은 와인딩 코스에서의 핸들링 성능을 느껴보는 것을 목적으로, 연비 산정에는 최악의 조건으로 주행을 이어왔다. 그 결과 기록된 트립 연비는 약 16km/L 수준, 기대 이상으로 뛰어난 효율성을 보여주었다. 적당한 연비 주행을 이어간다면 20Km/l 이상의 평균 연비는 가볍게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색상으로 접해본 308의 디자인은 정말 완성도가 높았다. 완성도의 근거는 '심리스 디자인'이라 볼 수 있는데, 파팅 라인이 최소화되어 있다는 의미다. 그릴과 범퍼를 구분하는 뚜렷한 경계도 없고, 아일랜드 타입 보닛은 더욱 멀끔한 프런트 마스크 구현을 돕는다. 리어 범퍼 면적도 상당히 넓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데, 테일게이트에 의해 분리되는 리어램프도 파팅 라인에 의한 이질감이 거의 없다. 전체적으로 상징성이 분명한 디자인에, 이를 해치는 구조적인 경계가 없으니 디자인은 더욱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308 국도 로드트립 행사에서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 GT를 시승했다. 푸조 308의 감각적인 디자인은 어떠한 배경에서든 돋보이는 존재감을 발현한다. 모터스포츠의 감성을 담고 있는 인테리어는 기능과 재미 모두를 만족시키는 부분, 뛰어난 마감 품질은 고급스러움까지 겸비했다. 누구나 쉽게 빠져들 수 있는 주행 질감과 뛰어난 효율성은 차량의 기본기에 대한 만족도까지 출중했다. 한국 시장에서는 흔치 않은 해치백이지만 그래서 더욱 희소 가치가 있는 차량이고,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완성도는 푸조 코리아의 긍정적인 청사진을 그릴 수 있게 한다.

글/사진: 유현태

유현태

유현태

naxus777@encar.com

자동차 공학과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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