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더 뉴 A5 프리뷰 행사에 참석했다.지난 신차 공백기와 함께 판매 실적이 급감했던 아우디 코리아는 올해 2025년을 변곡점으로 하여금,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25년에는 마이너 체인지를 포함해 총 16종의 신차를 한국에 공개할 예정, 이번 사전 공개 행사에서 접한 A5의 풀체인지는 D세그먼트 세단 A4와 A5의 통합 후속으로 출시된다. 더 뉴 A5는 차세대 내연기관 플랫폼 'PPC'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모델이라는 점에서 깊은 의의가 있다. 곧 출시될 Q5와 A6 e-트론까지, 프리뷰 행사는 아우디 코리아의 공격적인 신차 러시를 예고하는 현장이기도 했다.
이에 대한 기대감과 다짐을 아우디 코리아 사장 스티브 클로티가 직접 발표했다. 2025년에는 Q6 e-트론의 정식 출고가 시작되면서, 아우디의 차세대 플랫폼과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한국 고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게 된 바 있다. 더 나아가 뉴 A5는 승용차의 주요 시장이라고 볼 수 있는 D세그먼트에 속해, Premium Platform Combustion을 바탕으로 한 진정한 의미의 풀체인지를 거쳐 공개된 것이다. 한때 아우디는 전동화 추진에 앞장섰던 브랜드였지만, 알다시피 많은 기업들은 실질적 수요 부진에 시달리는 중이다. PPC는 그 과도기에 있는 아우디의 핵심 모델들 대부분의 바탕이 될 것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뉴 A5와 S5의 실물이 공개되었다. 본격적인 차량 설명은 아우디코리아 마케팅 박영준 상무가 담당했다. PPC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뉴 A5의 가장 큰 차별성은 크기, 이전 모델보다 전장은 65mm 늘어나며 세그먼트를 넘나든다. 디젤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플러스 시스템을 최초로 탑재했고,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와 음성인식 기능 적용으로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강화했다. 그 외에도 스위처블 파노라믹 루프와 헤드레스트 스피커, 각종 편의 기능 기본화를 통해 한국 시장에 더욱 특화된 상품성을 갖추었다는 설명이다.
다양한 엔진 트림과 함께 콰트로가 기본 제공된다. 엔트리급 40 TFSI와 40 TDI를 바탕으로, 최고출력 272마력 급 45 TFSI 등급은 S-라인 단일 사양으로 출시된다. 최상위 트림 'S5'는 V6 가솔린 엔진과 MHEV 시스템의 조화로 최고출력 367Hp를 발휘하는 본격적인 고성능 트림에 속한다. 엔진 트림마다 구성된 편의 기능과 별개로 테크 패키지 등 선택 옵션을 제공하며, 어떤 등급이든 아우디스러운 담대한 디자인을 제공한다. 더욱 커진 차체와 편의기능 강화는 패밀리카로의 활용성도 제시하며, 스포트백 디자인을 활용한 테일게이트로 실용성을 더했다.
지난 4월까지 아우디 코리아의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52%나 증가했다고 한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프로모션 전략과 공백기 이후 지속되는 신차 출시로 성장 모멘텀을 맞이했고, 뉴 아우디 A5는 가장 결정적인 성장 동력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행사는 독일 현지에서 직접 공수해온 A5 40 TFSI S 라인과 S5를 짐카나 코스에서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세션과 RS E-트론 GT 동승 및 Q6 E-트론 시닉 드라이브 세션으로 진행되었다. 우천의 날씨, 아우디의 자존심과도 같은 '콰트로 시스템'을 보다 극한의 조건에서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니었을까 싶다.
우선 S5를 짐카나 코스에서 경험해볼 수 있었다. 짧은 순간인 만큼 많은 기능들을 평가하긴 어려웠지만, PPC 플랫폼의 탁월한 강성과 콰트로 시스템의 뛰어난 그립력은 충분히 경험해 볼 수 있다. 급격한 선회에서도 차량은 무게중심을 안정적으로 유지했으며, S5가 지닌 367마력의 강력한 힘을 무난하게 소화해 낸다. 주행감 자체가 D 세그먼트보다는 E세그먼트처럼 묵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로 S5 세단의 공차중량은 1950Kg을 상회하기 때문에 동급 차량 치고는 무거운 편이다. 아무렴, 그만큼 견고하고 고급스러운 승차감이 매력적이다.
무거운 차체 만큼 정밀한 설계가 뒷받침되어 있다. 이번 PPC 플랫폼은 기존 MLB처럼 엔진 세로 배치 사륜구동을 표준으로 개발된 지오메트리이며, 전륜 서스펜션도 멀티링크 세팅이라는 특징이 있다. 연장된 차체 길이와 휠베이스만큼 선회 안정성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고, 바퀴에 강해지는 높은 하중과 구동력은 콰트로 시스템에 의해 가장 효과적으로 배분된다. 그런 이론적인 효과들을 직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꼭 코너링 성능이 아니더라도 S5의 폭발적인 가속력과 배기 사운드는 뛰어난 재미를 제공해 주었다.
이후에는 보다 출력이 낮은 A5 40 TFSI S라인 사양으로 더 복잡한 짐카나 코스를 경험하게 된다. 204마력 수준의 힘으로 사실 S5를 먼저 접한 만큼 폭발적인 가속력이 느껴지진 않았지만, 마찬가지로 고속 코너에서의 섀시 안정성이나 핸들링 성능은 무한한 신뢰감을 제공해 준다. 젖은 노면에서도 웬만하면 접지력을 잃지 않을 것 같은 느낌, 꽂히는 듯한 제동 감각도 독일 세단의 기본기를 상기하게 해준다. 아우디의 화려한 디자인은 그 자체로 세일즈 포인트가 되어주지만, 그 내면에 품고 있는 승차감은 전통적 의미의 고급차를 떠올리게 한다는 의미다.
추가로 마련된 시닉 드라이브 프로그램에서는 Q6 e-트론을 일반 도로에서 주행해 볼 수 있었다. PPE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정숙성, 그리고 A5에도 탑재되어 있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ADAS 장비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우디의 정교한 조작 감각과 고급스러운 소재및 마감은 독보적이다. 그리고 전문 인스트럭터가 직접 운전해 주는 RS E-트론 동승 프로그램에서는 고출력 전기차의 폭발적인 순간 가속을 경험했고, 강력한 물리량을 손쉽게 제어해 주는 제동력에서 또 한 번 감탄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직접 주행해 본 아우디 뉴 A5와 S5를 더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국내에 주력으로 판매될 사양은 40 TFSI S라인이 될 것이다. S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를 더한 외관만큼은 동급 모델 중 가장 매력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아우디의 진보된 기술력을 표현하는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와 함께, 디자인 혁신을 리드했던 싱글 프레임 그릴은 더욱 공격적인 형상으로 가다듬어졌다.
사실 아우디는 내연기관 바탕의 차종에 홀수를 넘버링 하는 네이밍 전략을 발표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때문에 A4의 후속 차종에 A5라는 명칭이 부여된 셈이기도 한데, 전체적인 디자인 구성은 기존 A5 스포트백을 대체한다고 보아도 무방하겠다. 길게 뻗어있는 보닛과 매끈하게 뻗어나가는 루프라인, 짧지만 분명한 데크가 존재하는 세단의 격식은 아우디의 네이밍 전략과 관계없이 A5라는 이름이 더 어울린다. 기존 아우디의 MLB 플랫폼은 형식상 프레스티지 디스턴스가 짧아진다는 디자인적 제약이 있었는데, PPC부터는 해소된 모습으로 보인다.
비교적 실내 디자인은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다. 하나, 요즘 차량들은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면서 다소 획일화되는 경향이 있긴 하다. 아우디 A5도 마찬가지, 앞서 언급한 Q6 E-트론과의 차이는 앰비언트 라이트 등 일부 옵션 수준에 그친다. 차세대 모델부터는 더블 D 컷 형태의 스티어링 휠 디자인을 적극 도입하는 것으로 보이며, 변속기는 토글 레버 타입이다.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도입되며 아우디의 독보적인 조작감과 마감 품질이 다소 묻히는 경향은 있어 보이나, 디지털 UI의 완성도가 그 아쉬움을 대체해 준다.
D 세그먼트급 세단에 스위처블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가 채택되었다는 점도 놀랍다. 예로부터 하이엔드급 세단에서나 접할 수 있던 기술인데, 선루프 개방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아쉽지만 기존 글래스 루프보다도 더욱 넓은 면적을 과시한다. 개방감과 프라이버시 모두를 책임지며, 특히 2열 탑승객의 입장에서 넓은 시야감을 제공한다. 뉴 A5는 물론 준대형 세단급은 아니더라도 나름의 여유를 품은 2열 공간을 확보했다. 성인이 장시간 탑승하더라도 무리가 없는 수준, 해치 게이트 방식의 트렁크 공간은 보다 넉넉한 용량과 사용성을 제공해 준다.
아우디 더 뉴 A5와 S5를 먼저 접해보았다. 짧지만 강렬한 기억을 남긴 뉴 아우디 A5와 S5의 첫인상이었다. 특히 비가 내리는 날씨였어서 뉴 A5 라인업의 안정적인 주행감은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온 것 같다. 직접 비교하지 않더라도 A5의 탁월한 트랙션을 알아차릴 수 있다. 행사장을 오가며 다양한 시선으로 A5의 디자인을 살펴볼 수도 있었다. 오랜 신차 공백기 만큼 디자인의 완성도는 더욱 정밀하게 가다듬어졌다. 기존 E와 D세그먼트 사이로 조정된 포지션처럼, 좁혀져가는 수입차 시장의 틈새를 비집고 많은 판매고를 기약해 볼 수 있겠다.
글/사진: 유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