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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이 담긴 상품성, 토레스 하이브리드 T7 장기 시승기

KGM의 토레스 하이브리드 T7을 장기간 시승했다. 구 쌍용자동차의 이름으로 출시되었던 마지막 모델 '토레스'다. 토레스는 KGM의 실적 흑자와 경영 정상화의 신호탄이 되었던 중형 크로스오버에 해당된다. 초기에는 연간 3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현재로서는 제품 노후화에 따른 판매량 감소를 면치 못한다. 페이스리프트 이후에도 동일한 외관 디자인과 엔진 라인업의 부재 등의 사유로 실적 반등에는 실패하는데, 2025년 2분기에 본격적인 가솔린 전기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판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실제 KGM의 2025년 상반기 실적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내수 시장에서는 전기차 보조금이 확정된 2월을 시작으로 대략 10% 수준의 판매 신장을 이루는 성과였으며, 전체 생산량 측면에서는 일정량의 해외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다. KGM은 인기를 끄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할 것이고, 공격적인 글로벌 마케팅 전략으로 매출 신장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초창기 토레스의 성공은 어쩌면 자동차 시장에서 불현듯 나타나는 '디자인의 힘'의 사례 중 하나인데, 장기적으로는 기술 기반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그런 측면에서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KGM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직렬 4기통 1.5L 급 밀러 사이클 터보 엔진과 듀얼 모터를 배치한 직병렬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향후 KGM 라인업에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일 엔진 트림이다. 당연히 백지상태에서의 기술 개발은 어려웠을 것이다. BYD 사의 PHEV 설비에서 구조 변경과 한국 현지화를 이루어 출시된다. 오히려 높은 신뢰성을 증명한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주행 세팅은 EREV에 가까운 수준, KGM의 설명에 따르면 도심 주행 시 최대 94%를 EV 모드로 운행 가능하다고 했다.

시승 차량은 토레스 하이브리드 T7 사양을 바탕으로 선택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 대담하면서도 클래식한 전면 스타일링은 '대담함에 정의되는 디자인'이란 언어를 제시하며,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실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엣지라인을 최대한 높게 배치해 차량은 더욱 크고 날카로운 인상이 돋보인다. 함께 풀 LED 타입 헤드램프가 기본 제공되며, 빨간색 견인고리와 레터링 엠블럼 등 장식 요소를 다수 첨부했다. 자연스러운 디자인 구현을 위해 보닛을 아일랜드 타입으로 구현했고, 범퍼는 두꺼운 언더 가니시로 마감한 모습이다.

개성적인 전면 디자인만큼 측면 프로필 역시 인상적인 토레스다. 특히 C필러를 두껍게 감싸는 알루미늄 색감의 가니시가 토레스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 준다. 그 외의 필러는 전부 검은색으로 마감하여 랩 어라운드 스타일의 깔끔한 프로필을 구현한다. 차체 하단부는 두꺼운 플라스틱 가니시로 마감하여 SUV 다운 강인함을 더하며, 휠 아치를 강조하는 두꺼운 볼륨라인 또한 매력적인 실루엣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토레스의 디자인에 대한 디테일은 사이드미러에도 첨부되어 있다. 리피터 형상이 꽤나 독특하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T7등급은 기본적으로 18인치 알로이 휠이 제공된다. 시승 차량은 20인치 다이아몬드 컷팅 휠이 적용된 모습, 페이스리프트에도 변화가 없었던 토레스의 외관에 신차 다운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요소다. 스포크가 얇아 나름의 세련미도 품은 디자인이다. 스페어타이어 커버를 형상화 한 테일게이트 디자인이나, 태극기의 이괘를 품고 있는 테일램프 그래픽 또한 독창적이다. 보조제동등을 리어 스포일러에 배치한 모습도 섬세했다. 하이브리드 사양은 KGM 엠블럼 하단에 조그마한 레터링이 추가로 부착되어 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지난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대대적인 변화를 거쳤다. 전기차처럼 개방적이고 실용적인 레이아웃이 특징,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 스크린을 기본화한다. 변속기 역시 토글 레버 타입이다. 이번 토레스 하이브리드 출시와 함께 터치스크린 UI의 배치나 2열 열선 버튼 등 사용성을 개선하고, 하이브리드 전용 탭이 추가되었다. 옵션으로 ALPINE 오디오를 선택할 수 있는데, 기본 음량 수준도 나아진 개선이 있다. 그 외 1열 열선 시트나 하이패스, 1열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 ASCC 등 각종 주행보조 장치를 기본 옵션으로 채택하고 있다.

시승 차량 기준으로는 3D 어라운드 뷰 모니터와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 딥 컨트롤 패키지 정도가 추가 옵션으로 선택되어 있었다. 천연 가죽 시트 또한 선택 옵션으로 제공되는 사양인데, 색감이나 사용감 모두 만족스러웠다.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경쟁사와 비교하더라도 시각적으로는 고급스러움이 뛰어나다. 스티어링 휠의 마감이나 인스트루먼트 패널 마감 소재, 특히 앰비언트 라이트의 광량이 충분했다. 물론 아직까지 단차나 소재의 질감 자체는 부족한 면이 있겠지만, 가격대를 감안하면 인테리어에 대한 만족도는 높겠다.

뒷좌석 또한 여유로운 개방감이 강점이다. 넉넉한 레그룸과 함께 시트 높이 자체도 높고, 수평형 루프 디자인을 택하다 보니 측면 창과 머리 공간이 넓게 확보된다. T7 등급은 시트 열선과 에어벤트, 암레스트 컵홀더는 물론 수동식 롤러 블라인드까지 기본 제공된다. 트렁크 공간도 넓고 높다. 2열 시트는 4:6 비율로 평탄하게 펼칠 수 있다. 특이하게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가 옵션 사양인데, 추가하는 경우 실내 개방 버튼까지 제공된다. 마지막으로, 하이브리드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매트 아래 잔여 공간이 협소해졌다.

기존 토레스에 탑재되던 1.5L 가솔린 엔진은 N.V.H 성능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다. 반면 전기 모터의 구동 비율이 높은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정숙성은 더욱 극명한 대비를 남긴다. 1.83KwH 급의 높은 배터리 용량과 발전량은 장시간 아이들링 상태에서도 공회전을 억제했다.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를 지향하는 만큼 실제 주행감은 토레스 EVX와 닮아있다. 전력량이 부족하거나 오르막에서는 반사적으로 엔진이 개입하는데, 엔진 개입이 구동이 아닌 발전을 의미하기 때문에 부밍 사운드가 큰 편으로 유입되진 않는다. 소리보단 진동이 더 크다.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직렬 4기통 1.5L 밀러 사이클 엔진은 VGT가 탑재를 통해 최고 출력150Hp, 22.5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P1, P3 타입 전기 모터는 합산 130Kw 급 최대 출력을 더하며, 단순 환산으로 170Hp의 힘에 해당된다. 하이브리드 모듈은 E-DHT라는 명칭으로 통칭되었다. 사전에 의아했던 점이 변속기 제원과 합산 출력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뒤따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변속기 자체는 E-DHT 시스템에 통합되어 있다고 했는데, 그 의미는 주행 중 파악할 수 있었다. 중요한 연비는 20인치 휠 기준 15.2Km/L로 인증을 받는다.

E-DHT 시스템은 차량 구동을 전기 모터가 대부분 차지하다 보니 전기차처럼 변속기의 의미가 중요하지 않다. 합산 출력 역시 마찬가지, 엔진은 충분한 전류량과 전압을 보조하는 역할 정도였다. 위 내용이 의미하는 바 주행 성향에 관계없이 기본 연비 수준이 높고 승차감도 편안해진다. 이번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주파수 감응형 댐퍼를 채택하여 승차감을 개선하기도 했는데, 이에 체감되는 효과도 크다. 평상시에는 다소 부드럽고 무게중심이 높은 움직임이 비슷하지만, 강한 충격이나 방지턱 등 요철에서 댐핑력이 확실히 유연하고 리바운드 처리가 깔끔해졌다.

주행 모드는 컴포트, 에코, 스포츠가 제공된다. 엑셀 반응과 스티어링 휠 감도가 달라지는 차이인데, 기본 출력 수준이 높은 편은 아니니 차이가 크진 않다. 연비 위주의 차량인 만큼 에코 모드로 대부분 운행했다. 에코 모드로도 출력에 대한 답답함이 없다는 게 장점이 되겠다. 특히 가솔린 사양은 저 배기량 터보 엔진 특유의 응답 지연과 6단 변속기의 부자연스러움이 종종 느껴졌는데,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는 즉답적인 반응성과 매끄러운 가속감이 참 마음에 들었다. 물론 잔여 전력량에 따른 출력 저하는 생길 수 있다.

전기차에 가까운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 특성상 고속보다 주행저항이 적은 시내 주행 전비가 높다. 앞서 서술한 내용처럼 엔진은 발전기의 역할처럼 작동하다 보니, 항속주행에서도 큰 이점이 없는 것이다. 때에 따라 도심에서는 5km 이상의 거리를 오직 전기로만 주행 가능하다. 그런 경우에는 99Km/l라는 트립 연비가 계측되기도 하는데, 실제 복합적인 연비 주행을 하는 경우 25Km/l 이상의 트립 연비가 기록된다. 에코 모드로 연비에 신경 쓰지 않고 주행하는 경우에도 도심에서는 20Km/l 이상의 실연비를 가뿐히 기록했다. 물론 회생제동은 활용해야 한다.

도심에서의 주행은 가속성이나 정숙성까지 만족스러웠다. 실제 하이브리드 사양은 엔진룸 쪽 흡차음재를 보강했다고도 하며, 실제 효율성 측면의 차이는 가솔린과 극명한 대비를 보인다. 회생제동 또한 완전 정차는 불가능하지만 3단계 조절이 가능하다. 반면 고속에서의 만족감은 다소 떨어질 수 있겠다. 고속에서는 엔진음 대비 풍절음 자체가 심해지기도 하고, 모터의 구동 특성상 반응성 대비 가속성능이 저하된다. 앞서 언급한 내용처럼 주행저항을 곧 대로 받아들이다 보니 평균 연비도 10Km/L 중후반대로 낮아진다. 오히려 막히는 길에서 연비가 높다.

주행 보조 시스템은 일반적인 수준이다. 차량 특성상 스포츠성을 논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멀다. 휠베이스가 짧고 전고가 높아 세련된 움직임이 나타나진 않는다. 롤링이나 다이브 현상도 최신 SUV치고는 느껴지는 편인데, 운전의 재미보다는 편하고 경제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데일리카 성향이 크다. 장점이라면 짧은 휠베이스 덕분에 회전반경이 편하다는 점, 도심에서는 꽤나 큰 이점이 되어 줄 것이다. 참고로 토레스 EVX처럼 전륜구동 전기차 특성상 스포츠 모드에서 급가속 시 토크 스티어 현상이 크게 느껴진다. ESC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구동 특성상 타깃층은 더욱 분명하다고 느껴진다. 장거리 출퇴근 등 도심이나 정체 도로를 자주 주행하는 경우 토레스의 유류비 절감 효과는 극대화된다. 가솔린 사양 대비 출고가도 최대 453만 원가량 인상된 수준이며, 각종 세제혜택과 동급 차량 대비 초기 비용을 감안하면 경제성은 탁월하다. 특히 요즘에는 전기자동차의 충전료도 꾸준히 인상되는 모습이다. 함께 충전 시간과 거리에 대한 불편함이 없다. 타사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비해 토레스의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는 그 성격이 분명했다.

토레스의 외관 디자인은 오랜 기간 적응되었음에도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정통 SUV의 투박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레트로 스타일, 특히 KGM은 정통 SUV 전문 브랜드를 자진해왔기 때문에 더욱 설득력이 있는 디자인이다. 지난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외관 디자인에 차이가 없다는 점을 언급하긴 했지만, 실제 스타일링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최근 KGM 출시하는 신차들은 전부 디자인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고, 엔진 라인업이나 디지털 UI에 대한 업데이트도 지속하는 만큼 미래에 대한 기대가 크다.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의 정숙성과 더불어 세련된 인테리어가 주는 만족감도 높았다. 접근성이 높지 않은 가격대지만 마치 전기차 같은 세련미를 지닌 인테리어, 넓은 개방감 덕분에 주변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가격 대비 넓은 실내 공간과 적재 용량 자체도 메리트가 된다. 특히 최근에는 '차박'처럼 차량을 활용하여 레저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들도 많은데, 장거리 여정에서의 비용 절감이나 안락한 승차감에 더해지는 하이브리드의 이점이 크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토레스가 제공하는 낭만적인 디자인도 여전히 강력한 세일즈 포인트 중 하나라 본다.

KGM의 토레스 하이브리드 T7 사양을 장기간 시승했다. 매력적인 외관은 신형 20인치 휠 디자인과 함께 세련미를 보강했다.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변경된 대시보드 디자인은 고전적인 외관과 대비되는 일종의 '레스토모드'같은 패키지다. 함께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변경된 파워트레인만큼 승차감 개선을 위한 많은 내실을 담았다는 점, 인상된 가격 대비 느껴지는 이점들이 다양했다. KGM은 한정된 자원에서도 최선의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으며,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정말 많은 소비자들이 경험해 보았으면 하는 차별성을 갖추었다.

글/사진: 유현태

유현태

유현태

naxus777@encar.com

자동차 공학과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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