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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스턴마틴 밴티지 로드스터 런칭, 최초 공개 현장 취재

애스턴마틴 서울이 '밴티지 로드스터'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대한민국 시장에 최초로 선보였다. 프라이빗 프리뷰 형식으로 그 현장을 취재했다. 밴티지는 영국의 스포츠카 브랜드 '애스턴마틴'의 엔트리 급 모델이다. 설립 당시 세계 대전 등의 여파로 다사다난한 역사를 겪어온 애스턴마틴이지만, 영화 007 시리즈의 진출과 함께 메인스트림 모델 'DB'시리즈는 만인의 드림카로 떠오른다. DB시리즈의 성공은 고배기량 엔진과 호화로운 실내 마감 등 GT카 성향을 바탕으로 '신사의 스포츠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유도한 바 있다. 반면, 2인승 구조를 택하는 밴티지는 비교적 퓨어 스포츠카 성향을 나타낸다는 지향점이 담겨있다. 오픈탑을 더한 밴티지 로드스터다.

애스턴마틴의 밴티지는 2005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된 바 있다. 원래 '밴티지'라는 명칭은 고성능 트림에 사용되었다고 하며, DB9의 바탕이 되었던 VH 플랫폼을 계량하여 개발된 것이다. 1세대 밴티지는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장기간 시판되었고, 2세대 밴티지는 다임러 AG와의 본격적인 협력으로 2018년 공개된다. 이후 2세대 밴티지의 페이스리프트는 2024년 1분기에 진행되었다. GT 성향의 상위 모델 'DB12'와 유사해진 전면 디자인이 특징이고, 엔진 출력 등 주행성도 개선한다. 그리고 1년이 지난 2025년 1분기에 로드스터 사양까지 추가로 공개되었다.

밴티지의 페이스리프트는 더욱 과감하고 공격적인 인상을 품고 있다. 애스턴마틴의 시그니처 그릴은 더욱 와이드한 형상을 갖추었고, 범퍼에는 에어커튼 홀을 추가하여 입체감을 더한 모습이다. 하단부 카본 스플리터는 더욱 공격적인 스탠스를 연출해 준다. 참고로 2세대 밴티지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출시 초기 하이퍼카 '벌칸'에서 영감을 얻은 돌출형 '헌터 그릴' 타입이었지만, 충성 고객들의 피드백에 따라 '배인 그릴'로 회귀한 바 있다. 별도의 프레임 없이 수평형의 그릴이 강조되어 있고, 페이스리프트 역시도 동일한 방식을 이어간다.

사실 대부분의 디자인 요소들은 별개 옵션으로 추가된 경우다. 깊이감 있는 페인트 색상부터,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 21인치 Y 스포크 포지드 휠, 카본 언더커버 등등 '익스클루시브 브랜드' 성향이 짙게 나타난다. 스모크 필름이 적용된 후면 디자인은 더욱 카리스마 있는 분위기를 품고 있다. 후면 디자인 자체는 페이스리프트로 큰 변화를 겪진 않았다. 대신 전면부처럼 양측에 에어 인테이크를 추가하면서 더욱 복잡한 형상을 갖추게 된 모습이다. 역시 카본 패키지가 적용되어 있는 공격적인 디퓨저와 대구경 머플러 팁이 스포츠카의 감성을 자극한다.

오픈 에어링이 가능한 밴티지 '로드스터'다. 서론의 내용처럼 밴티지는 2시트 구성을 택하고 있기에 컨버터블이라는 서브네임은 사용되지 않는다. 밴티지 로드스터의 소프트탑은 'Z-폴드' 기능이 적용된 것으로 유명한데, 특징은 오픈탑 개방 시간이 단 6.8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시속 50Km에서 작동 가능하다는 점, 어떠한 조건에서든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원래 밴티지는 패스트백 루프와 해치타입 테일게이트를 채택하지만, 로드스터는 노치드 바디와 타이트한 소프트탑 설계가 특유의 역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애스턴마틴 브랜드의 전통 중 하나는 '스완 윙' 도어를 채택한다는 점이다. 사선으로 개방되는 도어가, 마치 백조의 날개를 연상시킨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단순한 멋을 위해 개발된 방식은 아니라고 한다. 영국은 기후는 비가 자주 내리다 보니 보도 블럭이 다른 국가에 비해 높다. 때문에 지상고가 낮은 스포츠카는 도어 개방 시 훼손될 가능성이 높아 고안해낸 방식이라고 전해진다. 플러시 타입 도어 핸들은 더욱 우아한 차체 형상에 기여한다. 인테리어 색상과 인레이, 각종 마감 소재 등등 역시 개인화 옵션 선택을 통해 구성되는 부분이다.

애스턴마틴은 사각형의 키를 꽂아 돌리는 방식이 특유의 전통이었다. 하지만 최신 모델부터는 버튼식으로 변경된다. 대신 실내를 구성하는 모든 버튼들의 소재와 조작감에 고급스러움이 담겨 있다. 센터 디스플레이 크기는 10.3인치, 클러스터도 디지털 방식이다.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이나 큼지막한 패들시프트는 달리기 감성을 자극해 준다. 반면 인테리어에 사용된 호화로운 가죽 소재나 서라운드 뷰 카메라, 전동 시트 같은 편의 기능들은 일상용 스포츠카의 목적에도 충실해 보인다. 옵션 스피커는 '바워스&윌킨스'에서 조율했고 1170W 급 출력을 지닌다.

엔진은 메르세데스-AMG에서 제조한 배기량 4.0L 급 V8 바이터보 유닛이 채택된다. 수공 제작 방식으로 모델마다 담당자의 서명이 부착되어 있는 점이 특징이다. 해당 엔진은 애스턴마틴에서 더욱 높은 출력으로 세팅하는데,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성능은 더욱 높아졌다. 최고 출력 656Hp, 최대토크 81.5Kg.M 수준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갖춘다. 강력한 출력은 오직 뒷바퀴에만 전달된다는 점이 퓨어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부분, 대신 전자식 LSD를 통한 토크 벡터링을 지원하여 어느 정도 안정적인 트랙션을 이끌어낼 수 있다.

제로백은 3.5초, 최고 시속은 325Km이다. 사실, 로드스터는 일반 하드탑 쿠페에 비해 차체 무게와 무게 배분, 강성 측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밴티지 로드스터의 공차중량은 단 60Kg이 증가했을 뿐이다. 애스턴마틴은 차체 강성과 약 49: 51 비율의 무게 배분까지 쿠페와 거의 동일한 로드스터를 제작했다고 설명한다. 어댑티브 서스펜션을 탑재하여 의도에 맞는 최적의 승차감을 조율할 수 있고, 5가지 주행 모드와 9단계 트랙션 컨트롤을 통해 운전자의 의도에 맞는 주행성을 설정할 수 있다. 브레이크는 카본 세라믹이 채택되어 있다.

애스턴마틴 밴티지 로드스터 프라이빗 프리뷰를 통해 그 화려한 제품성을 살펴보았다. 사변적으로는 절제미가 느껴지던 전기형 밴티지의 디자인도 특유의 기품이 잘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다만 수 억 원대의 스포츠카에 기대할 수 있는 과시성은 이번 페이스리프트의 입체적인 변화에 잘 반영되어 있는 듯 하다. 최근 애스턴마틴은 모터스포츠의 정점 'F1'에서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인지도를 개선해 오고 있기도 하다. 퓨어 스포츠와 럭셔리라는 대조적인 성격이 양립하는 밴티지의 감성, 오픈에어링을 더한 로드스터는 더욱이 특별한 가치를 품고 있다.

글/사진: 유현태

유현태

유현태

naxus777@encar.com

자동차 공학과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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