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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을 가진 전기차, 아우디 Q6 E-트론 콰트로 프리미엄 시승기

아우디는 자회사가 글로벌 고급화 브랜드로 자리 잡은 흔치 않은 사례중 하나다. 폭스바겐 그룹은 아우디의 브랜딩을 위한 ASF바디, TDI 디젤 등 차체와 구동 계통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바 있고, 발터 드 실바가 이끌었던 디자인 혁신으로 자동차 산업계의 한 획을 긋는다. 특히 승용차 전용 순수 기계식 사륜구동을 구현했던 '콰트로' 시스템은 아우디의 독보적인 주행성을 뒷받침했던 대표 기술로 알려진다. 이로써 아우디는 '기술을 통한 진보'라는 슬로건을 앞세우며 독일 태생의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존재감을 확립하는데 성공했다.

아우디의 콰트로 시스템에 대한 애착은 독특한 플랫폼 형식에도 반영되어 있다. 세로 배치 엔진은 일반 고급화 승용차와 같지만, 엔진이 전륜 액슬 전방에 배치된다. 큰 부피의 트랜스퍼 케이스를 배치하고, 토크 스티어를 억제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전기 모빌리티 시대에서는 의미가 사라지는 기술이다. 동력을 배분하는 것보다 분리해 배치하는 레이아웃이 유리하기 때문, 그래서 차세대 전기차 Q6 E-트론에는 'PPE'라는 별도의 EV 전용 플랫폼이 채택된다. 아우디와 폭스바겐만 공용하는 아키텍처로 굳이 따지자면 기존 MLB EVO의 형식에 가깝긴 하다.

사실 아우디에게 '콰트로'라는 이름은 일련의 기술이라기 보다 '브랜드'로 활용된 지 오래다. 토르센 기어를 활용하는 기계식 콰트로는 일부 고사양 모델에만 제공 중이며, 일반 라인업은 콰트로 울트라 시스템이 탑재된다. 이는 선제적 대응이 가능한 첨단 AWD 시스템이라 표현하지만, 결국은 정통 기계식이 전자식으로 대응하는 셈이다. 하나, 브랜드의 상징과 같은 콰트로를 전자식으로 전환한 이유는 그만큼 과거에 비해 구동력 제어 기술이 극도로 발달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토크 제어 기술은 전기차 시대의 AWD 시스템에 더욱 큰 효과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시승 차량은 아우디 Q6 E-트론 콰트로 프리미엄 등급이다. 전륜과 후륜 각각의 2모터 시스템과 모든 선택 옵션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다. 국내 수입되는 싱글 모터 기본 사양은 '퍼포먼스'라는 명칭이 붙는데, 당연하게도 콰트로보다 출력이 낮다. 또, Q6 E-트론 콰트로 프리미엄의 상위 트림으로는 SQ6 E-트론이 배치된다. 콰트로 프리미엄부터 제공되는 주요 옵션으로는 21인치 휠과 매트릭스 LED 헤드 램프, AR HUD, B&O 사운드, 멀티컬러 앰비언트 라이트, 그리고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 정도가 되겠다.

아우디의 전기차 라인업은 기존 디자인 포트폴리오와 유사한 스타일링을 따르고 있다. 대신 최신 모델일수록 더 정제되고 강렬한 디자인으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일단 전기자동차는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하지 않지만, 이는 아우디의 상징과 같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장식 요소로 남게 된다. 실제 에어 인테이크는 범퍼 하단에 배치되어 있으며, S라인 전용 범퍼는 복잡한 형상과 대비를 통해 입체감을 강조하고 있다. 매트릭스 LED 헤드 램프는 분리형으로 배치했고, DRL의 경우 라이트 시그니처 설정이 가능하다.

측면 디자인이다. 전체적인 비율은 기존 MLB 플랫폼처럼 프런트 오버행이 길게 나와있다. A 필러도 길게 뻗어있으며 완만한 각도를 보여주는데, 점점 낮아지는 루프라인이 역동성을 부가한다. 측면에는 다양한 라인과 굴곡 등 많은 기교가 더해져 있다. 앞뒤 휠 하우스를 강조하는 볼륨 라인과 도어 패널의 반사광으로 감각적인 실루엣을 구현했고, 차체 하단부에는 바디 컬러 클래딩을 도입하여 더욱 일체감 있는 차체 형상을 보여준다. 루프랙이나 윈도우 몰딩 등 액세서리까지도 전부 올블랙으로 마감된 모습이다.

Q6 E-트론 퍼포먼스 등급에는 S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와 함께 21인치 휠까지 제공된다. 차체에 비해 휠 하우스 크기가 커 보이는데, 이를 꽉 채우는 사이즈다. 후면 디자인에는 얇게 구현된 일체형 테일램프가 배치된다. 테일램프는 OLED 광원을 적용하고 있으며, 역시 라이팅 시그니처 설정이 가능하다. 차체를 감싸는 듯한 리어 범퍼 디자인이나 디퓨저 모두 차량의 분위기를 멋스럽게 마감해 준다. 전체적으로 실제 SQ6와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의 디자인 완성도를 품고 있으며, 무광 색상의 마감소재들이 매력을 더해주었다.

인테리어 디자인이다. 약 11.9인치 버추얼 콕핏 플러스와 14.5 인치 MMI 센터 디스플레이, 그리고 AR HUD로 인터페이스를 구축한다. 조수석 디스플레이까지 적용되어 미디어에 접근할 수 있다. 각종 기능이 MMI 디스플레이에 통합되면서, 센터패시아에는 에어벤트와 수납공간만 남았다. 센터 콘솔은 레버 타입 변속기와 비상등 버튼이 남는다. 헤드램프나 메모리 시트 등 각종 기능들은 도어트림에 배치한 모습도 특징, S라인 패키지 적용으로 스티어링 휠과 스포츠 시트가 채택된다. 오디오는 B&O 사운드, 헤드레스트 스피커를 포함한다.

대시보드를 시작해 실내 전체를 감싸는 앰비언트 라이트도 매력적이다. 또, 블랙헤드라이닝으로 실내 분위기 자체가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전기차량인 만큼 2열 공간도 넉넉하고, 특히 파노라마 선루프를 통한 개방감이 인상적이었다. 전기차치고 센터 터널은 높은 편, 2열 편의 기능으로는 에어벤트와 열선시트, 수동식 선셰이드 정도가 포함되어 있다. 트렁크 공간은 여유가 넘친다. 에어 서스펜션을 통한 지상고 조절이 가능하며, 트렁크에도 2열 시트 폴딩 레버가 구비되어 있다.

Q6 E-트론 콰트로에는 합산 285Kw급 전동모터가 탑재된다. 단순 환산으로는 최고출력 388Hp, 최대 토크 59.14Kg.m 수준의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동력 분산식 사륜구동으로 콰트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제로백 5.9초의 민첩한 가속성능을 지닌다. 배터리 팩 용량은 100kWh로 공차중량은 2475Kg이다. 이를 통한 항속거리는 400Km로 인증을 받는다. MLB EVO 플랫폼 구조를 계량한 PPE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정밀한 현가 구조와 함께 콰트로부터는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전반적인 발진감은 전기차답게 정숙하고 부드럽다. 공차중량이 약 2.5톤에 접근하는 수준인데 그로 인한 둔감함이나 불안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있기도 하지만, 지상고와 무게중심 자체가 SUV라 하기엔 낮다 보니 움직임은 세단 같다. 대신 시야는 SUV 다운 개방감이 장점이다. 요철에 대한 반응은 에어 서스펜션 특유의 매끄러움이고, 방지턱에서는 탄탄한 댐핑력이 차체 흔들림을 억제해 준다. 개인적으로 전기차는 정차 후 재출발 시 느껴지는 특유의 꿀렁거림을 비선호 하는데, Q6 E-트론은 그런 느낌 없이 일관 부드럽다.

기본적으로 프리미엄 SUV 다운 묵직한 핸들링 감각을 보여준다. 뉴트럴 스티어 세팅이지만, 생각보다는 회전반경이 짧게 느껴져서 도심 주행이 편리했다. 주행 모드는 기존 내연기관과 동일하게 구분된다. 승차감과 다이내믹, 효율, 개별 설정, 오프로드로 나뉜다. 차고 조절 기능도 포함된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스티어링 휠이 한 단계 더 묵직해진다. 제법 무겁다고 표현할 수 있는 수준, 전기 플랫폼으로도 프리미엄 브랜드 특유의 감성을 전달해 주는 부분이긴 하다. 엑셀 반응은 한 단계 더 예민해지는데 어차피 사운드가 작으니 크게 체감 가지 않는다.

중형 SUV 치고 고속에서의 정숙성도 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다. A필러쪽 소음이 다소 유입되는 수준이고, 21인치 휠 적용에도 노면 소음이 거의 없었다. 다이내믹 모드에서 전달받는 스티어링 휠의 안정감은 아무리 속력을 올려도 불안감을 전해주지 않는다. 특히 탁월한 직진성과 고속 안정성은 아우디의 오랜 강점이었고, 낮은 지상고와 배터리 배치 덕분에 선회나 회피 기동에 따른 차체 쏠림도 억제되는 편이다. 차량 앞바퀴와 뒷바퀴에 각각 배분해되는 구동력은 주행감을 보다 매끄럽고 안정적으로 제어해 주는 효과가 생기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전기차만의 탁월한 응답성을 안정적인 트랙션과 자세제어가 뒷받침해 준다. 최고속도가 210Km인데, 모터 출력은 그 이상 넉넉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고속에서도 강력한 펀치력을 보여주었다. 또, 그런 가속감이 리니어 하게 배분되는 편이다 보니 전기차 특유의 불쾌감이 억제되는 느낌이었다. 고속에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회생제동 기능과 연동할 수 있고, 실시간 교통 환경을 버추얼 콕핏과 AR HUD에 표기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 차로 중앙 유지가 지원 불가한 단점이 있다.

카메라와 센서 등 하드웨어는 전부 구축이 되어있어 OTA로 업데이트될 가능성은 있다고 전해진다. 차로 유지만 더해진다면, 사실 ADAS 장비 인식률이나 사용 편의 자체는 매우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에코 모드로 편안하게 주행하였을 때, 일상적인 주행 전비는 5.8km/kWh가 계측되었다. 배터리 용량을 감안하면 500Km는 너끈히 주행 가능하겠다. 10%에서 80%까지 충전 시간도 30분 미만, 사실 기본 출력이나 응답성 자체가 준수하다 보니 평소에는 에코 모드로만 주행해도 문제가 없을 수준이다.

참고로 실내 공간을 감싸는 앰비언트 라이트는 방향지시등과 연동되어 작동되기도 한다. 또 차량은 별도의 ACC 과정 없이 전원을 켠 후 변속을 하면 알아서 주행하는 방식인데, 그 시점을 경고해 주는 용도로 활용되기도 했다. 헤드레스트 스피커를 포함한 풍부한 음향 성능은 운전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요소, 때문에 차량 방음 성능에 대한 필요성도 반감되는 효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마치 미래에서 온 듯한 Q6 E-트론의 디자인은 라이팅 시그니처 그래픽을 활용한 화려한 웰컴 세리모니로 존재감을 더욱 과시해주었다.

아우디 Q6 E-트론 콰트로 프리미엄을 시승했다. S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를 기본으로 하는 외관은 어디에서든 독보적인 존재감을 펼쳤다. 특히 조명 장치의 정교함은 아우디의 첨단 기술을 반영하는 부분, 인테리어의 화려한 조명도 마찬가지다. 전기차 시대에서도 아우디만의 안정적이고 견고한 주행 질감은 유지된다. 특히 거대한 덩치와 약 2.5톤의 중량으로도 세단 같은 편안함을 전해주는 승차감이 매력이었다. 콰트로 시스템은 근원적으로 구동력을 배분하는 기술이고, 그에 대한 아우디의 대응은 전기차 시대에서도 산업을 이끌어 가기에 다분하다.

글/사진: 유현태

유현태

유현태

naxus777@encar.com

자동차 공학과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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