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 내 SUV의 강세는 지속되고 있다. 단편적으로 지난해 국내 판매량 TOP 10 중 7대가 RV 차량인 수준, 특히 7인승 선택이 가능한 RV 차량은 총 4대나 속해 있다. 패밀리카의 수요가 특정 모델로 편향되는 시기, 더욱 다양한 선택지에 대한 갈증이 뒤따른다. 리얼 프렌치 감성의 SUV이자, 7인승 패밀리카 '푸조 5008'이 한국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1912년 설립 이후 10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운영되어 온 프랑스 '소쇼' 자동차 공장 태생, 독보적인 브랜드 디자인 철학과 엔지니어링 노하우를 품은 5008의 개성미가 각별하게 느껴지는 배경이다.

푸조 5008은 본질적으로 패밀리 SUV 지만 '취향'의 영역을 중시하는 상품성을 가졌다. 이에 대해 스텔란티스 코리아 방실 대표는 5008 풀체인지의 주요 특징을 Stylish, Spacious, Smart 총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했다. 특히 한국 시장 내 가격 전략이 인상적이다. 개소세 인하 전 알뤼르 트림 4890만원, GT 트림 5590만원이라는 전 세계 최저 수준의 가격대로 확정된다. 이는 한국 시장 내 프리미엄 중형 SUV와 보급형 모델 사이의 가격대, 뛰어난 접근성과 더불어 수입 7인승 SUV로는 탁월한 경쟁력을 보여준다. 빈틈을 공략하는 니치 마케팅의 정석이다.

올 뉴 5008의 변화는 진취적인 디자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스텔란티스 그룹의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STLA 미디엄을 바탕으로 넉넉한 공간과 차체 강성을 확보한다. 특히 1.2L 퓨어 테크 엔진에는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정의하는 e-DSC6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결합된다. 48V 전동 모터가 차량 구동에도 직접 개입하는 방식, 최소한의 설비로 정숙성과 효율성을 개선하는 혁신 기술이다. 푸조만의 디자인과 최신 기술은 예술성과 혁신성, 그리고 효율성과 실용성이 공존한다. 이를 더욱 넓고 고급스러운 공간에서 누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시승 차량은 푸조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GT' 트림이다.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1.2 퓨어 테크 엔진과 e-DSC6 파워트레인 단일 구성, GT 트림은 옵션 기준 최상위 사양이다. 기본 알뤼르 트림 대비 주요 특징으로는 픽셀 LED 헤드라이트가 외관 디자인을 개선하며, 실내 공간에는 나파 가죽 시트와 21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 앰비언트 라이트가 채택된다. 나파 가죽 시트의 경우 1열 통풍과 마사지 기능을 포함한다. 또, 360도 파노라마 카메라와 2열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열선 등 풍부한 편의 기능이 보강된다. 개소세 인하 적용 가격은 5499만 9천원이다.

기존 전략과 같이 SUV 라인업 3008과 5008의 전면 디자인은 유사하다. 푸조를 상징하는 고양잇과 동물 '펠린 룩' 디자인은 더욱 정교하고 미래지향적인 인상으로 변화한다. GT 트림은 픽셀 LED 헤드 램프가 적용된다.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하는 3줄의 DRL은 날카롭고 섬세하게 다듬어졌으며, 그라데이션 패턴 그릴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중심부의 엠블럼은 마치 떠있는 것 같은 플로팅 스타일로 강조되었다. 또한, 보닛은 범퍼 상단을 덮는 방식으로 음영 처리를 더해 입체감이 더해진다. 범퍼까지 기하학적인 디자인의 기조를 이어갔다.

측면 디자인은 준중형 SUV 3008과 명확한 차이점이 되어주는 부분이다. 5008은 중형 SUV라는 체급에 맞는 4810mm 수준의 전장을 자랑하며, 이전 세대 대비 휠베이스는 60mm가 늘어났다. 또, 3열까지 쾌적한 거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루프는 수평에 가까운 각도로 뻗어나간다. 대신 A 필러에서 D 필러를 아치 형태로 장식하는 DLO 몰딩이 시각적으로는 보다 역동적인 프로필을 구현해 준다. 또한 휠 하우스를 강조하는 볼륨 라인, 역시 날카로운 직선을 활용한 캐릭터 라인들이 SUV만의 견고함을 느끼게 한다.

대칭 구조의 휠 디자인도 독특하다. 19인치 BREDA 블랙 다이아몬드 알로이 휠이 채택되었으며, 그 사이즈를 감안하면 5008의 체급을 으레 짐작할 수 있다. 후면 디자인은 3D LED 리어램프가 주요 특징이다. 전면 DRL과 마찬가지로 삼분할 형태의 그래픽, 검은색으로 마감된 베젤에서 마치 떠있는 것 같은 이미지를 준다. 또 중앙부 가니시와 자연스레 연결되기도 한다. 테일게이트에는 엠블럼 대신 레터링을 배치하여 깔끔한 인상을 부여했다. 커다란 리어 스포일러는 공기 흐름을 개선하며, 두꺼운 범퍼는 SUV의 강인함을 더해준다.


푸조의 최신 아이 콕핏 디자인이 적용된 실내 공간이다. 21인치 크기의 커브드 디스플레이에는 최신 Ui가 접목되었으며, 센터패시아의 아이-토글 디스플레이에서 10가지 주요 기능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 컴팩트 디자인 D 컷 스티어링 휠, 토글 타입 기어 레버 등 직관성과 재미 모두를 만족하는 실내 구성이다. 또한 실내를 마감하는 친환경 패브릭 소재나 화려한 앰비언트 라이트 컬러, 특히 GT 트림의 나파가죽 시트는 헤드레스트 자수를 포함해 탁월한 고급감을 제공해 준다. 통풍과 마사지, 어댑티브 볼스터 등 편의 기능도 넉넉하다.


뒷좌석은 예상보다도 넓은 공간이었다.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개방감을 더한다. 2열 시트는 3개의 좌석이 독립적으로 수동식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이 가능하여, 레그룸 공간을 적절히 조율할 수 있다. 또한 시트 열선과 사이드 선셰이드 등 편의 기능을 포함한다. 3열 시트의 경우 상대적으로 시트 크기가 좁아 성인이 장기간 탑승하기에는 불편함이 따르지만, 어린아이에게는 최적의 포지션을 제공해 준다. 파워 테일게이트와 킥 모션 센서 역시 장착, 3열 시트를 펼쳐도 348L의 공간이 남는다. 2,3열 풀 플랫 시트로 최대 2232L의 적재 용량이 확보되었다.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에는 배기량 1.2L 급 가솔린 퓨어 테크 엔진과 48V e-DCS6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탑재된다.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 모터의 최고 출력은 15.6kW 급, 가솔린 퓨어 테크 엔진의 최고 출력은 136Hp, 최대 토크는 23.5 kg.m 수준으로 합산 최고 출력 145Hp 수준이다. 복합 연비는 13.3km/l로 인증을 받았고,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이론상 도심 주행의 50%를 엔진 개입 없이 차량을 이끌 수 있다. 덕분에 도심연비가 12.8km/l로 복합연비에 가깝다. 실질적으로 유지비 절감에 큰 효용을 더해줄 수 있겠다.

평소에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차량과 같이 부드러운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을 제공한다. 차분하게 엑셀을 밟으면 고전압 모터가 최대 5.2kg.m의 토크를 가담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반 스트롱 하이브리드처럼 강력한 초반 가속을 담당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도심 주행에서의 부드러운 가감속은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탄력이 붙은 뒤에는 엔진이 개입했다. 예상보다는 초반 토크가 높게 세팅되어 있어 수치상의 성능보다 강력한 파워와 경쾌한 발진감이 와닿는다. 3기통 엔진 특유의 음색도 꽤나 고급스럽게 조율되어 있다.

사실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강점은 효율성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효율성도 장점이지만,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의 조화 자체가 이상적이다. 기존부터 고효율 엔진을 채택하던 푸조는 초반 토크가 높은 특유의 파워트레인 세팅을 보여왔다. DCT는 효율성과 반응성을 효과적으로 보조해 줄 수 있지만, 특성상 초반 울컥거림을 상쇄하기 어렵다. 진동과 소음, 그리고 클러치 마모가 수반된다. 하지만 고전압 모터가 초반 가속을 가담하는 순간, DCT의 모든 고질적 단점은 사라지는 효과가 생긴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초반 가속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도심 주행에서 받을 수 있는 가속감 측면의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개선해 준다. 부드럽고 정숙한 초반 가속, 웬만한 토크컨버터보다도 자연스럽고 경쾌한 주행 감각을 구현한 셈이다. 물론 퓨어 테크 엔진 특성상 강력한 출력이 꾸준하게 유지되진 않지만, 흔히 실용 영역이라고 표현하는 시속 110Km 미만의 구간에서는 부족함 없는 파워와 즉답적인 파워트레인 반응이 나타났다. 원론적으로 뛰어난 연비가 만족감을 더하겠다. 약 14KM의 거리를 시속 100Km로 정속 주행하는 경우에는 20Km/L에 수렴하는 놀라운 효율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푸조 브랜드의 매력은 날카로운 핸들링에 있다. 기본적으로 승차감은 약간의 단단함이 느껴지는 편인데, 노면 소음이 크지는 않다. 대신 노면에 대한 피드백은 어느 정도 전달받는 감각이나 불쾌함은 없다. 여타 SUV에 비해서는 롤 스트로크 자체가 짧은 느낌, 덕분에 즉답적인 핸들링 반응이 나타난다. 스티어링 휠도 약간은 무거운 세팅이나 피로감이 누적되는 수준은 아니다. 그리고 직경이 짧다 보니 반응성은 더욱 날카롭게 느껴진다. 덕분에 중형 SUV라는 체급에서도, 운전자의 의도를 따르는 기민하고 역동적인 핸들링이 나타난다.

특히 고속에서의 주행능력이 인상적이다.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주행감각을 제공하며, 특히 고속 선회에서도 불필요한 롤링을 깔끔하게 억제했다. 그렇게 직진성이 안정적으로 확보된 상황에서도 핸들링에는 예민하게 반응한다. 하중을 가볍게 다루면서도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느낌이 '프리미엄 SUV'만의 감각을 경험하게 했다. 단 차체 길이가 연장되다 보니 고속에서의 풍절음은 어느 정도 유입이 있는 편, 의외로 노면 소음은 꾸준히 잘 억제되어 있었다. 주행 모드는 기본 세팅과 에코, 스포츠가 제공된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사운드가 꽤나 날카로워진다.

다만 기본 스티어링 세팅이 묵직하고 초반 토크가 강한 편이다 보니 모드 변경에 따른 주행의 차이는 실질적으로 느껴보기 어렵다. 대신 항속주행에서는 ADAS 패키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보조 기능 등 2레벨 수준의 주행 보조 장비에 편의를 느끼며, 사각지대 경보와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시스템 등 사고 예방 장비도 넉넉하게 포함하고 있다. 아이 토글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실내 공간 배치는 디지털 인터페이스에 직관성을 가져왔으며, 360도 파노라믹 고화질 카메라가 운전 편의를 제공했다. 외관 디자인은 어떠한 배경에서 매력적이다.

푸조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GT 트림을 시승했다. 푸조 특유의 미학적인 감성을 품은 외모는 탁월한 조형미와 독보적인 존재감을 갖추었다. 특히 최신 아이콕핏 레이아웃을 갖춘 실내 공간은 심미성부터 기능성까지 차별화된 감성을 제공한다. 여기에 풍부한 편의 장비는 기본, 여유로운 공간을 더한 프렌치 패밀리 SUV다. 화려한 디자인에 흥미를 이끌지만, 파워트레인의 완성도와 안정적인 주행성 또한 인상 깊은 부분이었다. 겉보기에만 신경 쓴 모습이 아닌 탁월한 기본기가 받쳐준다는 점, 5008을 프렌치 '프리미엄'으로 정의하는 이유였다.
글/사진: 유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