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 국면으로 고유가 부담을 직면하고 있다. 전기 중고차 거래량이 50% 급증하고 고배기량 차량의 시세가 급락하는 등 대체 에너지 자동차의 수요가 가속화된다. 하지만 전기차는 일정 루틴과 인프라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그 절충안이 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흔히 통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내연기관과 고출력 모터가 함께 배치되는 방식이다. 모터는 주행과 발전을 병행하여 내연기관의 효율성을 보전하고, 손실되는 에너지를 회수한다. 결과적으로 연비가 향상된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종류와 형식은 정말 다양하다. 위 사례로 든 예시는 흔히 접할 수 있는 '풀 하이브리드'의 구동 방식이고, 오히려 내연기관이 발전기 역할을 담당하는 직렬 하이브리드도 존재한다. 또, 풀 하이브리드에서 대용량 배터리와 충전회로를 탑재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특히 유럽시장에서 인기를 끈다. 반대로 고출력 모터가 주행에 개입하지 않거나, 보조 장치 정도로 가담하는 경우는 '마일드 하이브리드'라는 명칭으로 분류한다. 자동차 환경 규제가 강해지면서 ISG 도입은 필수, 효율보단 승차감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 정도로 생각한다.

푸조 코리아는 지난해 308을 시작으로 '스마트 하이브리드' 풀 라인업을 구축했다.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경우 기존 HEV와 PHEV, 그리고 MHEV 중 하나로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동력 전달 구조를 보여준다. 결과적으로는 풀 하이브리드 타입에 가깝다. 시동 모터와 별개로, 15.6kW 급 모터가 클러치와 변속기 사이에 배치되는 'P0+P2' 레이아웃으로, 이는 현대 자동차 그룹 등 흔히 사용되는 병렬형 하이브리드의 구조에 가깝다. 풀 하이브리드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모터의 단독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 결과적으로 연비 향상에 큰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반면 '마일드 하이브리드' 방식이 아니냐고 반론할 수 있다. 그 이유는 48V 전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48V 전압을 사용하면 구동 모터나 가용 전력의 한계가 생기다 보니, 보통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채택되는 전압이다. 그 기준선이 48V인 이유는 유럽 안전기준상 절연과 안전 대책에서 자유롭고, 부품 호환성과 경량화 측면에서의 적절한 타협점이기 때문이다. 하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자체는 12V로 시작했다. MHEV는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개념이기 때문에, 딱히 48V를 채택한다 하여금 '보조 장치'라고만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푸조의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반례를 입증했기 때문이다.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주축은 'e-DCS6' 변속기다. 그 명칭은 전동화, 듀얼 클러치, 6단 기어를 지칭한다.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모터, 컨버터 등 PE 계통이 통합되었다. 48V 전압을 사용하는 이유 자체는 MHEV와 같다. 비용과 부품 간소화다. 실제 e-DCS6는 기존 파워트레인 대비 부품을 35% 줄이며 경량화를 달성했고, 0.89kWh 용량의 수랭식 배터리도 1열 시트 하단에 깔끔히 통합된다. 그 결과 도심 주행 중 50%는 순수 EV 모드로 운행할 수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입문할 수 있다. 기존 1.2L 가솔린 터보로만 판매되던 408기준, 출시 가격은 100만원 가량 인상되었다. 복합 연비는 12.9km/L에서 14km/L로 약 9% 정도 높게 인증을 받았다. 최고 출력도 9마력 향상된다. 논지는 단순 연비 향상에만 초점을 두면 안 된다는 것이다. 408 스마트 하이브리드의 복합 연비는 도심 13.7km/L, 고속 14.7km/L으로 주행 환경에 따른 편차가 1km/L에 불과하다. 즉, 출퇴근이나 나들이 같은 일상적인 환경에서의 실연비는 20~30%가량 향상된다는 뜻이다.

스텔란티스 코리아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충청남도 당진시까지 약 170km의 거리를 왕복 주행하며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실효성을 검증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푸조는 현재 한국 시장에서 308과 408, 그리고 3008과 5008 총 네 가지 라인업을 시판하고 있다. 모두 배기량 1.2L 급 직렬 3기통 퓨어 테크 가솔린 싱글 터보 엔진과 e-DCS6를 공유한다. 시승하게 된 차량은 '푸조 308 GT'로, 한국 시장에서 선택지가 매우 좁은 C세그먼트 해치백이다. 반면 푸조의 본고장 프랑스 특유의 실리적이고 미학적인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장르다.


푸조 308은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선정 '올해의 내연기관 크로스오버'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 실용성과 효율성, 그리고 해치백 특유의 운전 재미 등 다양한 매력을 갖춘 해치백이다. 무엇보다 C 세그먼트급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정교한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사자의 날카로운 인상이 새겨져 있는 '펠린-룩' 디자인은 프레임리스 그릴과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로 세련미를 보강했다. 앞뒤 볼륨을 강조하는 캐릭터 라인과 스탠스를 강화하는 18인치 휠, 날카로운 LED 테일램프까지 해치백의 매력과 특수성을 잘 이해하는 모습이다.


푸조 특유의 I-콕핏 인테리어도 개성적이다. 스티어링 휠의 직경을 줄여 3D 클러스터 시인성과 핸들링 감각을 살리고, 10인치 터치스크린과 토글리스 센터패시아의 사용성을 더한다. 토글 레버 타입의 변속기도 독특한 감각이다. 구석구석 뛰어난 공간 활용성도 장점, 무엇보다 편의 장비 수준이 훌륭하다. 1열 마사지 기능과 클린 캐빈 시스템, 무선 충전 패드, 360도 파노라믹 카메라 등 소형 체급에 기대할 수 없는 많은 기능을 포함했다. 또, 알칸타라 소재가 혼합된 시트나 양문형 센터 콘솔, 앰비언트 라이트 등 특유의 고급스러움도 놓치지 않았다.

출발지에서 트립 미터를 초기화하고 주행을 시작했다. 연료량은 가득 채워진 상태, 주행 가능 거리는 450Km로 표기된다. 냉간 상태에서는 엔진 시동이 걸리고 이내 EV 모드로 전환되어 주행한다. 시속 30Km 이하의 저속 구간에서는 오직 구동 모터 만으로 가감속을 주도할 수 있다. 물론 고속에서도 엔진과 모터는 계속 교차하는 부분이다. 지하주차장처럼 높은 구간에서는 부하가 강하다 보니 엔진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 이후 도심에서는 E-큐잉 모드로 전환되며 순수 모터 주행과 내연기관의 개입, 회생 제동 절차가 반복된다.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진가가 발휘되는 영역은 역시 도심이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차량이 자연스레 나아가는 '크리핑'을 엔진이 아닌 구동 모터가 담당한다. 이를 'E-크리핑' 모드라 표현한다. 이후 앞 차량이 출발하면 초반 가속을 더하는 'E-론치' 모드가 작동하고, 시속 30Km 이상의 대열 주행에서는 마찬가지로 'E-큐잉'모드가 개입했다. 속력이 더 오르면 엔진이 일부 개입하지만 이내 작동을 멈춘다. 전기 모터가 항속 주행을 돕고, 감속 시에 엑셀 페달을 떼면 회생 제동이 들어온다. 완전 정차는 불가하나, 시내 가감속은 대응 가능했다.


308의 3D 디지털 클러스터는 다양한 테마를 지원한다. 그중에서도 모터와 엔진, 회생제동의 작동 여부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UI가 제공된다. 도로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부드럽게 주행한 결과, 이내 주행 연비는 29.4Km/L까지 향상했다. 그보다 놀라운 점은 29.4Km/L의 주행 연비를 무려 35Km 구간이나 유지했다는 점이다. 평균 주행 속력은 시속 47Km다. 낮 시간이긴 했지만 그래도 존재할 수밖에 없는 강남 교통 체증을 지나쳤고, 더욱 막히는 길이라면 내연기관 대비 스마트 하이브리드의 압도적인 연료비 절감이 가능하겠다.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 GT의 복합 연비는 15.2Km/L이다. 도심 연비는 14.1km/l, 고속 연비는 16.7km/L로 인증을 받았다. 도심 주행의 결과는 인증 연비의 2배를 상회했다. 일반 내연기관이나 마일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도심 연비가 낮은 이유는 불필요한 공회전, 그리고 엔진 출력 곡선 특성상 초반 가속 효율이 불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308은 론치와 큐잉 모드로 엔진을 비교적 높은 효율 구간에서 가동하고, 심지어 제동 시에는 에너지를 회수한다. 저속도로 가감속이 잦은 극심한 교통체증에서 효율성이 더욱 돋보인다고 설명한 이유다.

반면 고속에서는 2배까진 상회하는 연비를 기대하기 어렵다. 고속 연비 주행이 의미하는 바, 변수가 없다는 것이다. 기댓값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긴 어려운데, 그럼에도 308의 연비는 압도적이었다. 역시 교통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시속 90~100Km 내외로 주행한 결과, 도착지까지 81Km를 주행한 평균 연비는 '25.6Km/L'로 계측되었다. 아무래도 시속 80Km 이상의 고속 구간에서는 가속이 필요한 경우 엔진이 즉각적으로 개입하게 된다. 하지만 모터를 통한 항속 주행과 회생 제동은 꾸준하기 때문에 높은 효율을 유지해 준다.

기존 450Km의 주행 가능 거리는 80Km를 주행하고 나니 오히려 840Km로 늘어났다. 참고로 'E-DCS6' 변속기의 장점은 연비에 그치지 않는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장점은 신속한 기어 변속과 동력 손실이 적다는 점에 있다. 반면 마찰식 판 클러치 특성상 내구성이 매우 취약하고 저단 울컥거림이 굉장히 불쾌하다. E-DCS6는 고출력 모터가 클러치에 결합되면서, 저속 구간에서 발생하는 모든 부하는 모터가 담당하게 된다. 구동 모터는 내연기관과 반대로 저속에서 즉답적이고 효율적이다. 그 상충되는 성격을 서로가 보완하는 형식이다.

논리 자체는 풀 하이브리드와 동일하다. 하지만 E-DCS6는 간단한 구조화 합리적인 가격으로 뛰어난 효율성과 승차감 모두를 구현했다는 점이 대목이다. 회차지에서 1번 트립 미터는 유지한 채, 2번 트립 미터를 초기화한다. 출발과는 다르게 고속 구간부터 주행하게 되니, 대략 40Km를 주행하면 트립 연비는 24~25km/L를 웃돌았다. 확실히 실연비는 도심 주행이 유리한데, 이는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풀' 하이브리드 타입으로 간주하는 더욱 명확한 근거가 아닐까 싶다. 이후 도심 주행을 반복하니 주행 연비는 80Km구간 26.3km/L까지 더욱 높게 계측되었다.

스텔란티스 코리아 본사에 도착했다. 결과적으로 총 167km를 주행한 결과 평균 시속 50km, 주행 연비는 '24.3km/L'로 계측되었다. 주행 가능 거리는 820km로 마무리한다. 결국 연료게이지의 '반칸'을 채 못썼다. 참고로 연료통의 용량은 53L다. 중간중간 사진 촬영을 위한 공회전도 돌리고, 도로 흐름을 따르다 보니 급가속 상황도 있었다. 기존에 50km 주행을 28.3km/L로 계측했던 경험이 있어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반면 집요한 연비 주행을 감행하진 않았기에, 누구든 푸조 308에서 기대 이상의 효율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308에서만 경험한 효율이 아니었다. 참가자 세 명 중 가장 높은 기록이긴 했지만, 전체 평균 연비도 23.8km/L를 웃돌았다. 308은 소형 해치백이니 중량이 가볍다 쳐도, 7인승 중형 SUV 5008도 23.8Km/L의 주행 연비를 기록한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준중형 SUV 3008은 27Km/L대의 주행 연비도 집계되었다. 이번 시승은 '에코' 주행모드로만 진행하긴 했지만, 308은 정통 해치백 스타일로 스포츠 모드에서의 피드백이나 핸들링도 참 재미있는 차량이다. 무엇보다 디자인은 언제 봐도 매력적이다.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 장거리 시승과 함께 시스템의 실효성을 검증해 보았다. 총 167Km의 거리에서 경험한 주행 연비 24.3Km/L, 그리고 이를 상회하는 도심 연비까지 효율성은 확실하다는 결론이다. E-DCS6가 생소한 파워트레인이라 그렇지 경제성과 효율성, 주행성과 접근성까지 모든 장점을 아우른다는 점에서 완성도를 높게 평가하고 싶다. 분명히 다른 브랜드에서도 본받을 점이 많아 보인다. 미학적인 외관 디자인에 스며든 유럽 특유의 치밀한 실용 주의, 고유가 시대에 더욱 돋보이는 가치가 아닐까 싶다.
글/사진: 유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