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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트럭의 문턱을 낮추다, KGM 무쏘 EV 2WD 블랙엣지 장기 시승기

KGM 무쏘 EV 싱글모터 블랫엣지를 장기간 시승했다. 대한민국의 정통 SUV 브랜드 KGM은 자사 라인업 중에서도 '픽업트럭' 에 담긴 서사가 깊다. 한국 픽업트럭 시장의 대중화를 이끌었고, 프레임 형식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실제적 의미의 정통 SUV에 속하기도 한다. 코란도와 렉스턴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성장해온 픽업트럭의 서사가 담긴 브랜드가 바로 '무쏘'다. KGM은 지난 2025년 1분기, 자사 SUT 전문 브랜드 '무쏘'를 론칭한 바 있다. 무소는 순우리말로 '코뿔소'를 의미하는 단어에서 유래한다.

무쏘는 쌍용자동차 시절의 플래그십 SUV였다. 현 세대에 이르러 평가되는 웅장한 디자인과 정교한 품질은 '명차'라는 수식어가 뒤따르기도 한다. KG그룹에 편입된 이후 순수 한국 기업이 된 KGM은 과거 헤리티지를 복각하고 있으며, 가장 자신있는 분야인 픽업트럭에 무쏘라는 브랜드를 명명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무쏘 브랜드의 라인업은 중형 트럭 '무쏘'와 전기 트럭 '무쏘 EV'로 이원화되어 있으며, 성과는 매우 긍정적이다. 무쏘 EV는 한 해 목표 실적을 3개월 앞당겨 달성한 바 있으며, 무쏘는 풀체인지 직후 기아 타스만의 판매량을 3배 이상 앞지른다.

아직 라인업은 2종류로 구분되지만 목표 타깃은 절묘할 정도로 명확하게 구분이 되어있다. 특히 무쏘 EV는 형식상 명확한 픽업트럭이 맞지만, 제품성은 보다 광범위한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다. 전기 화물차로써 유지비를 큰 폭으로 절감할 수 있음과 동시에, 적재함에는 부피가 크고 다양한 짐들은 무난히 적재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승용 전기 SUV 토레스 EVX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하여금, 쾌적한 승차감과 안락한 공간감을 재현한다. 무쏘 EV는 포지션부터가 무쏘 풀체인지보다는 한 체급 낮게 개발되어, SUT에 대한 접근성을 크게 높여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시승차량은 무쏘 EV 블랙엣지 2WD 트림이다. 블랙엣지 트림은 일부 편의 기능과 함께, 블랙 컬러 가니시와 루프랙이 추가되고 기본가격은 250만 원 상향된다. 우선 무쏘 EV의 전면 디자인은 기존 라인업과 패밀리룩을 구성하는 LED 바가 탑재된다. 헤드 램프는 범퍼 양 끝에 배치하여 눈부심을 줄이고, 조사각 또한 고려한 설계라고 했다. 전면부 중심에는 블랙 컬러 가니시가 부착되고, 라디에이터 그릴 부분도 입체적인 패턴 마감으로 섬세함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차체 하단부를 마감하는 두꺼운 가니시와 에이프런이 정통 SUT의 강인함을 느끼게 한다.

전폭 대비 전고가 높다. 하지만 분리형 헤드램프 덕분에 디자인은 두 가지 구획으로 구분되었고, 날카로운 엣지라인 덕분에 오히려 공격적인 이미지가 살아난다. 그런 차체의 비율과 굴곡은 측면 디자인에서도 효과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두꺼운 휠 아치 커버와 볼륨 라인, 전체적으로 강인하면서도 무게중심이 분산되어 보이는 효과를 남긴다. 덕분에 길게 연장되어 있는 휠베이스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윈도우 라인 상단부는 서서히 낮아지며 역동적인 프로필을 연출하고, 두꺼운 C필러 가니시는 무쏘 EV만의 캐릭터가 된다.

블랙 엣지 트림은 사이드미러 가니시나 C필러 무쏘 엠블럼 등 액세서리가 전부 올블랙 컬러로 마감된다. 그리고 휠 디자인 역시 블랙 컬러 도장이 더해진다. 휠 사이즈는 17인치, 크기 자체는 작은 편인데 SUT 특성상 편평비가 넓은 타이어가 오히려 잘 어울린다. 픽업트럭은 적재 공간 확보에 목적이 있으므로 후면 디자인에는 제약이 존재한다. 하나, 무쏘 EV는 테일게이트에 브랜드 로고를 음각으로 각인하여 볼륨감을 살려냈고, 테일램프 역시 차체에서 돌출된 형태로 존재감을 표현했다. 하단부에 부착된 가니시는 전면 디자인과 통일된 분위기를 남긴다.

실내 공간이다. KGM의 승용 SUV 라인업과 공유한다. 12.3인치 컬러 LCD 클러스터와 센터 스크린이 병렬 배치되어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구축하고, 신규 아테나 2.5 GUI가 접목된다. 공조장치가 센터 스크린에 통합된 점은 직관성이 아쉽기도 한데, 이를 보완하여 공조 탭을 분할 화면으로 남겨둘 수 있다. 센터패시아는 비상등 버튼만 직관적으로 남게 되었고, 그 외 수납공간으로 구성된다. 센터 콘솔에는 토글 레버 타입 변속기가 배치되었고, 스마트폰 홀더에 무선 충전 패드가 결합된다. 스티어링 휠은 더블 D 컷 형태로 즐겨찾기 버튼도 구성된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점은 감성 품질에 있다. 우선 블랙 엣지 트림은 앞서 언급한 외장 차별화 외에도 휴대폰 무선 충전기, 디지털 키, 도어 스팟 램프, LED 도어 스커프, 천연가죽 시트, 스웨이드 도어트림, 2열 히팅 시트, 워크인 디바이스 등 다양한 옵션 차별화가 제공된다. 시트는 통풍과 열선 기능은 물론, 상단부 스웨이드 마감과 무쏘 로고 각인으로 고급감을 더한다. 센터 콘솔이나 도어트림을 마감하는 스웨이드는 뚜렷한 촉감이 느껴진다. 대시 패널은 카본 패턴 장식이 더해졌고, 실내를 감싸는 화려한 앰비언트 라이트의 광량도 충분했다.

후석 공간이다. 픽업트럭은 기본적으로 시트 백 각도가 세워져 있는 대신, 무쏘 EV는 기다란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한 넓은 레그룸과 전기차 특유의 평탄한 바닥면이 장점이다. 더불어 시트 슬라이딩&리클라이닝 기능을 묶어, 잔여 레그룸이 남는 경우 시트 각도를 승용 SUV의 일반 각도만큼 기울일 수 있다. 덕분에 시트 백 뒤로도 더 큰 부피의 짐을 적재할 수 있으며, 암레스트 컵홀더, 열선 시트, 충전 포트, 에어벤트 등 옵션을 포함한다. 적재함 테일게이트는 가볍게 개방되며, 시승차량은 130만 원 상당의 슬라이딩 베드 커버와 35만 원 디바이더가 부착되어 있다.

무쏘 EV의 최대 적재 하중은 500Kg이다. 무쏘 EV의 체급 자체는 중형 SUV와 유사하지만, 픽업트럭 장르에서는 소형으로 분류된다. 그런 전제를 감안하면 하중 자체는 적정하고, 특히 무쏘 EV가 도심형 픽업트럭을 지향한다는 점에서는 더욱이 충분한 성능이라 생각된다. 실제 무쏘 EV는 준중형 SUV의 캐주얼한 감각이 고스란히 느껴지기도 했다. 승차 높이나 시트 포지션 모두 픽업트럭 치고는 낮은 편으로, 일상 속에서의 불편함이 없다. 더불어 탑승자를 반겨주는 웰컴 라이팅이나 미래지향적인 실내 디자인 등 정통 SUV의 투박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무쏘 EV 싱글 모터에는 최고출력 152.2kW 급 모터가 전륜에 탑재된다. 단순 환산 최고 출력은 204hp 최대 토크는 34.7kg.m 수준으로 수치상의 부족함은 없다. 배터리 팩 용량은 80.6kWh로, 양극재로 LFP를 채택했다. 배터리팩 자체는 2차 전지 전문 기업 BYD에서 제작한다. 간단히 안전성이 높은 대신 효율이 다소 부족한 방식이다. 그에 따른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정확히 400Km로 인증을 받았으며, 최대 300kW 급속 충전으로 10%에서 80%까지 충전 시간은 30분 미만이다. 참고로 공차중량은 2,155kg이다.

전기 모터답게 주행감은 상당히 부드럽다. 적재하중이 없는 상태에서 출력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다. 가속감은 선형적이고 차분하다. 단점이라면 엑셀 반응에 대한 응답 지연이 살짝 느껴지는데, 처음에는 이질감이 있더라도 익숙해지면 큰 문제는 없다. 동승객 입장에서는 멀미를 줄여줄 듯하다. 단점부터 언급한 이유는 모터를 채택함으로써 그 외 모든 영역은 장점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내연기관 픽업트럭과 비교했을 때, 전기 트럭의 장점은 분명히 나타난다. 모터는 엔진과 달리 토크 밴드 세팅이 훨씬 간편해진다는 것이다.

기존 픽업트럭은 무거운 화물을 적재할 경우를 대비하여 초반 토크가 높게 세팅되어 있었다. 보급형 픽업트럭에 저 배기량 디젤 엔진을 탑재하는 이유도 낮은 RPM에서 최대 토크가 발휘되기 때문이다. 엔진은 물론 변속기 세팅도 마찬가지다. 단, 이로 인해 화물을 적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초반 가속이 울컥거리고 효율성도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시끄럽다. 하지만 전기 트럭은 엑셀을 밟는 대로 토크가 입력되기 때문에, 복잡한 메커니즘 없이도 운전자의 의도대로 필요에 따른 힘을 부여해 준다. 모터에 아무리 강력한 부하가 걸려도 소음은 없다.

그런 세팅 값으로 하여금 운전자가 느껴지는 승차감은 일반 승용 SUV와 다를 바가 전혀 없다. 이전 렉스턴만 해도 승용 모델 대비 픽업 사양은 높은 토크로 인한 초반 가속이 훨씬 부자연스러웠다. 승용 렉스턴의 세팅이 정답이라는 게 아니라, 목적에 따른 구분이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전기 픽업트럭은 그에 대한 경계를 효과적으로 허물었다. 무쏘 EV 싱글 모터는 전륜 기반이다 보니 빗길 이나 눈길에서도 쉽게 접지력을 확보한다. 기존 픽업트럭의 경우 적재하중을 미리 고려하여 후륜 기반으로 설계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평상시에는 후륜 접지가 불안했다.

물론 전륜구동의 단점도 분명하다. 만약 무쏘 EV의 최대 적재하중 500kg을 추가한다면 앞바퀴에 가해지는 그립력은 매우 약화될 것이다. 실제 오르막길이나 눈길에서는 슬립이 감지되고, 등판능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 이를 부정하진 않겠지만, 무쏘 EV는 도심형 픽업트럭으로 이해하는 게 맞다. 만약 일상용 장비가 아닌 300kg 이상의 화물 운송 목적으로 이용하고자 한다면, 250만 원 상당의 '듀얼 모터'가 필수라 판단된다. 후륜 150kW 모터가 추가되어 트랙션이나 출력에 대한 부족함은 아예 걱정을 덜어낼 수 있다.

그런 특성을 고려하여 듀얼 모터 사양에는 셀프 레벨라이저까지 기본 포함되어 제공된다고 한다. 사실 이렇게만 보면 듀얼 모터가 정답이지만, 항속거리가 60km 정도 감소한다는 이율 배반이 존재한다. 큰 화물 적재와 장거리 주행이 필수라면, 아직까지는 내연기관 무쏘를 선택해야 하는 시대다. 이런 제품 포지션 자체가 앞서 언급했던 '무쏘' 브랜딩 전략의 핵심이라고 본다. 각설하고, 무쏘 EV의 싱글 모터도 출력적인 부분은 전혀 부족함을 느끼기 어렵다는 점과 화물 적재를 고려한다면 듀얼 모터까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가속감을 따라 승차감도 상당히 유리했다. 토레스 EVX와 같은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채택하고 있으며, 요철이나 방지턱을 넘어설 때에도 오히려 KGM 순수 내연기관 모델보다도 승차감 완성도가 높다고 판단했다. 진입 시에는 약간의 충격이 존재하더라도, 이탈할 때 느껴지는 부드러움이나 리바운드를 적절하게 끊어낸다. 전기차는 기본 수직하중 자체가 무겁다 보니, KGM 입장에서는 오히려 불필요한 움직임을 억제하기 쉬웠던 것 같다. 이러 배터리 무게로 인한 강점은 코너링에서도 나타난다.

무쏘 EV의 핸들링 감각은 기본적으로 소폭 무거운 편이다. 딱 차량에 어울리는 느낌, 요즘 차량처럼 가볍지는 않다. 그런 감각을 따라 코너에서의 안정성도 과한 롤링 없이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배터리의 무게가 차체 하부에 분산되어 있으니 질량중심이 낮아질뿐더러, 댐퍼도 살짝 단단하게 세팅되어 롤링은 개선될 수밖에 없다. 휠베이스도 길게 뻗어 있어 주행 안정성은 더욱 나아진다. 반면, 무게 자체가 무거운 만큼 회피기동 같은 급격한 핸들링 반응성은 반감되는데, 픽업트럭의 본질에서는 후순위 평가 항목이라 생각한다.

주행 모드 설정도 가능하다. 하지만 체감되는 큰 차이는 없었다. 주행 전비는 앞선 시승자부터 누적 2000Km 기준으로 5.1Km/kWh 정도 나와주니, 복합 전비 4.2km/kWh는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1회 충전으로 서울서 부산까지 간신히 도착할 수는 있겠다. 특징이라면 전비를 신경 써서 운행하든, 그렇지 않든 실주행 전비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회생제동 강도의 경우 3단계 조절이 가능한데, 최대 제동 단계에서도 승용 전기차의 중간 단계 정도 강도로 느껴졌다. 전력 회수보다는 브레이크 성능 보호 목적에 더욱 의의를 두겠다.

무쏘 EV는 운전자 주행보조 장비도 전부 기본 탑재되어 있다. 긴급제동 보조 2, 스마트 하이빔, 앞차 출발 경 등 다양한 사고 예방 기능과 더불어, 후방 시야가 잘 확보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후방 충돌 방지 보조 기능도 전부 기본이다. 차로 유지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자동 차로 변경까지 가능한 ADAS도 풍부한 편, 마찬가지로 전기 모터의 출력 전개는 부드러운 사용감을 더해 준다. 이렇게 보면 기본 등급 자체도 가격 대비 성능비가 훌륭한데, 옵션을 추가하면 할수록 더욱 떠 가성비는 돋보이는 옵션 구성에 가깝다.

일상용 픽업트럭으로 성능은 물론 디자인부터가 매력적인 무쏘 EV였다. 특히 하드탑을 장착한 모델은 정통 SUV의 존재감과 미래지향성이 함께 느껴지는 모습으로, 일반 SUV를 대체하여 선택하기에 충분하다는 사견이다. 기존 중형 픽업트럭을 장시간 운전하면 피로감이 상당했는데, 무쏘 EV는 하루 꽉 채운 일정으로도 웬만한 세단만큼 피로감이 전혀 없었다. 휠베이스로 인해 회전반경이 다소 크다는 단점이 있긴 한데, 큰 문제는 아니다. 3D 어라운드 뷰 카메라도 선택할 수 있어 사각지대도 해소가 가능하다. 단, 왜곡은 심한 편이다.

무쏘 EV는 전기차가 아닌 '전기 화물차'로 분류된다. 덕분에 기본 보조금 무터, 소상공인 사업자 추가 혜택까지 구매력이 상당히 상승한다. 국가 보조금은 652만 원, 서울시 기준 지자체 보조금은 186만 원이다. 소상공인은 국고 보조금 30% 추가 지원과 공급가액의 10% 부가세 환급, 차량 원가의 5% 상당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환급, 취등록세 2% 절감, 연간 자동차세가 2만 8500원에 불과하는 등 KGM 측 설명에 따르면 모든 비용을 합친 실구매가가 최소 3,300만 원부터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유지비 절감 효과를 따져본다면, 메리트는 상당하다.

KGM 무쏘 EV 블랫엣지 2WD를 장기간 시승했다. 도심형 SUV의 세련미와 픽업트럭의 웅장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매력적인 외관부터가 강점이라 본다. 실내 공간 역시 최신 인터페이스가 특징, 아울러 픽업트럭의 단점을 상쇄하는 편의 장비나 2열 시트 구성이 장점이었다. 픽업트럭에 전기 모터를 채택한다는 건, 충전시간과 주행거리를 제외한 모든 영역이 강점으로 나타난다. 오히려 자사 승용 SUV보다도 만족스러운 주행감이 느껴진다. KGM은 무쏘 EV를 통해 일상용 픽업트럭이라는 장르를 국내에서 개척했다고 보며, 그 결과물이 성공적이다.

글/사진: 유현태

유현태

유현태

naxus777@encar.com

자동차 공학과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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