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의 준대형 SUV, Q7의 2차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되었다. 그 중 50 TDI 콰트로 기본 사양을 촬영했다. Q7은 아우디의 플래그십 SUV 포지션을 담당한다. 모회사 폭스바겐 AG는 다양한 계열사를 통해 SUV 시장의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그 중 아우디는 고급스러움과 미래지향적인 제품성을 지향하며, Q7은 화려한 디자인과 탄탄한 주행성으로 그만의 성격을 확립해 왔다. 무엇보다 경쟁 모델대비 넉넉한 크기로 개발된 점은 준대형과 대형 SUV 사이의 합리적인 타협점이 되어주기도 한다. 또 한번의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상품성을 강화한다.
아우디가 Q7의 2차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공개한 건 2024년 1분기였다. 당해 4분기 국내 시장에도 정식으로 출시된다. 현행 아우디 Q7은 2세대 모델에 해당하며, 그 첫 번째 모델은 2015년에 출시된 바 있다. 폭스바겐 투아렉과 포르쉐 카이엔 등 SUV라인업이 공유하는 MLB EVO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된다. 이후 2019년에 출시했던 1차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익스테리어 위주의 진보적인 변화를 보였다. 2차 페이스리프트 역시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등 세부적인 디자인을 다듬고, 기본 편의 및 주행 장비 보강을 통해 상품성을 개선했다.
Q7의 2차 페이스리프트는 아우디의 최신 디자인 기법이 접목된다. E-트론 GT에서 시작되었던 스타일링처럼, HD 매트릭스 헤드램프의 데이라이트를 최상단에 배치한다. 더욱 날카롭고 웅장한 인상이 느껴진다. 라디에이터를 수직선을 강조하며, 두꺼운 프레임이 강인함을 과시해 준다. 기본 범퍼의 디자인도 꽤나 스포티한 편이다. 언더 커버는 플라스틱 소재로 마감하며, 20인치 휠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긴 휠베이스와 리어 오버행, 안정적인 벨트라인 덕분에 덩치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테일램프에는 OLED를 적용하여 고급스러움을 키웠다.
헤드램프의 변화만으로 세련미가 확실해졌다. 단순히 그래픽만 변경한 게 아니라, 초기형처럼 헤드램프와 그릴을 하나로 연결하는 일명 앞트임 레이아웃으로 회귀했다. 또, 기본 모델부터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기를 확장하면서 거의 풀체인지에 가까운 분위기 전환을 이루어낸다. 페이스리프트의 한계라면 측면 실루엣이나 후면 디자인의 변화가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Q7은 원래부터 듬직하고 정제된 분위기가 매력이라 생각한다. 특히 테일램프를 분할하지 않도록 일체화한 테일게이트는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인다.
실내 디자인은 1차 페이스리프트 시기에 많은 변화를 거친 바 있다. 두 번째는 기본 편의 장비를 보강하는 방식이었다. 12.3인치 버추얼 콕핏 플러스와 MMI 디스플레이, HUD로 인터페이스를 구축했다. UI는 이전 모델과 유사하다. 센터페시아 공조장치까지 디스플레이 구성이며, 햅틱 반응이 조작성을 보강할 수 있다. 플로어 시프트 방식 기어노브와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세련된 디자인을 지닌다. 그리고 블랙 하이그로시 패널, 유칼립투스 인레이, 헤드라이닝과 앰비언트 라이트 등 고급스러운 마감이 인상적이다. 스피커는 B&O 16채널이 채택되었다.
경쟁 모델 대비 넓은 실내 공간이 강점이다. 특히 2열 공간은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여유가 있으며, 시트 폭과 센터 터널도 적정한 수준이라 5인 탑승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 2열 편의 장비로 시트 열선과 2존 독립 공조, 수동식 롤러 블라인드와 파노라마 선루프가 마련된다. 소프트 클로징 도어도 기본이다. 3열 시트도 있는데, 공간 자체는 동급 준대형 SUV와 유사하다. 레그룸이 협소하고, 헤드룸은 여유가 있는 편이다. 그 대신 3열 시트를 펼쳐도 트렁크 잔여 공간이 넓다. 3열 시트는 전동식으로 접고 펼 수 있으며, 트렁크 매트 아래에 활용 공간은 따로 없다.
Q7 50 TDI 콰트로에는 배기량 3.0L급 V형 6기통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 286 Hp, 최대토크 61.6 Kg.m 수준의 퍼포먼스로 디젤 기관의 강점인 두둑한 토크를 강조한 세팅이다. 변속기는 8단 토크컨버터, 아우디의 핵심 기술 AWD 모듈이 하나로 통합된다. 공인 연비는 10.5 KM/L로 인증을 받았고, 공식 제로백은 6.1초 수준이다. MLB EVO 플랫폼의 탄탄한 섀시 강성과 콰트로 기반 토크백터링의 조화는 오프로드는 물론 온 로드에서도 코너링 및 크루징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다. 특히 2차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과 후륜 조향을 기본화하여 주행 모드에 따른 세팅의 차이가 최적화된다.
이른 전동화 전략으로 오랜 공백기를 지닌 아우디의 신차에 해당된다. 물론 페이스리프트가 아닌 풀체인지였다면 신차효과는 더욱 강했을 것이다. 단, 최근의 신차들을 보아도 근본적인 성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변호할 수 있다. 어차피 엔진과 파워트레인, 플랫폼은 대부분 재사용된다. 일반적으로 페이스리프트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명백한 단점, 내지는 부족한 점을 개선하는 방향이다. 때문에 품질에 대한 완성도는 확실히 나아진다. 특히나 아우디는 Q8과 Q7을 이원화하며, Q7을 온전한 패밀리 SUV로 초점을 확립하고 있다. 겉보다 내실을 가꾸는 2차 페이스리프트가 매력적인 이유가 아닐까 싶다.
글/사진: 유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