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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상회하하는 완성도,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T7 시승기

KGM 더 뉴 토레스 하이브리드 미디어 시승회에 참석했다. 토레스는 쌍용차의 사명 변경 이전 출시된 마지막 차종이자,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5만 대를 달성했던 베스트셀러다. 하나, 2025년 이래로는 판매 실적이 감소한 바 있다.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인테리어 등 품질을 개선했지만, 판매량은 반등하지 못했다. 제품성의 결여라기보다는 선택지의 부재라고 이해할 수 있다. 2025년 2월까지 신차 판매 추이를 보면, 중형 내외의 SUV 차종은 모두 하이브리드의 선택률이 가장 높았다.

즉, 하이브리드 엔진을 제공하지 않는 SUV로서는 판매량 감소가 당연한 것이다. 사측 자료에 따르면 24년도 하이브리드 점유율은 34%로,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하이브리드의 출시가 필수적이다. 그 결과 KGM은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2025년 1분기 정식 출시한다. 타 브랜드에 비해서는 늦지만, 사측 입장에서는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라 생각된다. 협력 관계에 있는 중국 BYD의 검증된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계량한다. BYD는 국내에서 순수 전기차 브랜드로 알려져 있고, 또 배터리 기업 태생이지만 사실은 'PHEV'에 오랜 내공이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때문에 BYD의 기술력에 뿌리를 둔 KGM의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신뢰성 측면에서 높은 가점이 된다.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흔히 '직병렬'이라 불리는 HEV 파워트레인을 지니며, 두 대의 고출력 모터가 구동과 발전의 동시 수행을 가능케 한다. e-DHT라고 불리는 전기 모터 하이브리드 통합 시스템을 1.5L VGT 밀러 사이클 고효율 엔진에 연결한다. 각각의 모터는 P1, P3 위치에 탑재, 다시 말해 엔진 크랭크샤프트와 기어 출력 샤프트에 배치된다. 이로써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도심 주행시 최대 94% EV 주행이 가능한 차량이라고 설명한다.

결과적으로 18인치 휠 기준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15.7Km/l로 인증을 받았다. 도심 주행 연비는 16.6Km/l, 기존 가솔린 엔진에 비해 41%나 높아진 효율성이다. 배터리 용량이 1.83Kwh로 일반 하이브리드로는 굉장히 높다. 기존 토레스의 단점이 비효율적인 연비였지만 하이브리드에서는 비약적으로 개선되었다. 특히 연비 향상 비율로는 압도적으로 높다. 그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주행 품질도 개선했다고 한다. 쇽업쇼버 세팅을 수정하고, 엔진룸과 엔진커버, 휠 하우스 등 흡차음재를 보강, 그리고 인포테인먼트 UI와 스피커를 수정했다.

KGM은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소형 SUV 가격에 누릴 수 있는 중형급 하이브리드라고 발표했다. 시작 가격은 국내 준중형급 경쟁 모델들보다 저렴하며, 풀 패키지 가격은 소형 SUV의 최상위 트림과 유사하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T5 트림은 3140만 원부터 시작, T7 등급은 3635만 원으로 각각 343/ 453만 원 인상되었다. 타사의 하이브리드 가격 인상폭 보다 낮지만, 성능 개선 측면에서는 더욱더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 함께 업계 최고 수준의 잔존가치 보장 프로그램까지 제공된다고 하니, 시승 이전부터 '경제성' 측면에서는 이미 월등한 입지를 보여준다.

2022년에 공개된 토레스의 디자인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Powered by toughness'라는 디자인 언어를 채택했고, 전체적으로 정통 SUV의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레트로 스타일에 가깝다. 전면 부의 수직형 그릴 바와 날카로운 헤드 램프, 그리고 라디에이터 그릴이 과장된 전면 범퍼 형상이 대담함을 전한다. 견인고리나 에어덕트 같은 액세서리도 다수 채택된 모습이다. A필러와 D필러를 벨트라인 색상과 통일한 랩 어라운드 디자인, 그리고 C필러 가니시가 개성 넘치는 프로필을 구현하기도 했다. 스페어타이어 커버를 형상화 한 테일게이트에도 독창성이 반영된다.

결론적으로 토레스 '하이브리드'만의 차별화가 눈에 띄진 않는다. 이는 다수 브랜드들의 공통적인 트렌드이며, 점차 HEV가 ICEV를 대체함에 따라 '차별'자체의 의미가 사라진 셈이다. 대신에 차이를 알아볼 수 있는 요소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휠 디자인, 토레스 하이브리드 전용 휠과 흡음형 타이어가 채택된다. 시승 차량은 20인치 옵션 휠이 채택된 모습으로 오직 '멋'을 위한 선택이다. 두 번째 차별화는 단순한 엠블럼 변경이다. KGM 리브랜딩과 함께 변경된 테일게이트 엠블럼 하단에 'HYBRID'라는 레터링이 추가로 부착된 모습이다.

인테리어도 기존 더 뉴 토레스와 유사하다. 지난 2024년 2분기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차세대 대시보드 스타일을 적용한 바 있다. 대시보드 변경과 함께 공조장치와 같은 대부분의 차량 제어 기능들을 12.3인치 센터디스플레이에 통합했다. 함께 답답한 크기로 비판을 받았던 디지털 클러스터도 12.3인치 풀 LCD를 기본화한다. 다만 물리 버튼을 제외할수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중요성이 강조된다는 점, KGM은 자체 개발 OS '아테나 2.0'을 활용했다. 하이브리드 사양은 클러스터 듀얼 맵 확장과 공조 스와이프 영역 확대, 2열 히팅시트 제어 메뉴를 추가하여 상품성을 개선한다.

굳이 하이브리드가 아니더라도 토레스는 기본 편의 장비부터가 '가성비'를 논하기에 다분하다. 시승 차량과 같은 T7 등급은 1열 전동 시트와 통풍 시트, 무선 충전 패드, 디지털 키 등 편의 장비가 기본으로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기본 탑재되었다. 대신에 서라운드 뷰 카메라와 천연 가죽 시트,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와 실내 트렁크 버튼, 각종 충돌 방지 경보 기능이 포함된 '딥 컨트롤 패키지 2'는 옵션 사항이다. 추가로 토레스 하이브리드부터는 '알파인 오디오' 선택이 가능한데, 기존의 답답했던 최대 음량 설정이 큰 폭으로 개선되었다.

물론 시승차량은 선루프를 제외한 모든 옵션이 탑재되어 있다. 사이드 스텝 또한 옵션 품목이다. T7 등급은 2열에 제공되는 에어벤트와 암레스트 컵홀더를 기본으로, 수동식 롤러 블라인드와 시트 열선까지 추가된다. 토레스의 2열 공간은 경쟁 모델 대비 여유로운 헤드룸, 편안한 시트 포지션과 개방감이 강점이다. 여기에 '파노라마 선루프' 옵션까지 선택 가능해졌다. 트렁크 공간 역시 여유롭고 평평하다. 다만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2열 시트 뒤편에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되다 보니, 매트 아래 잔여 공간은 대부분 사라졌다.

KGM이 출시하는 최초의 전기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토레스의 실내에서 느껴보는 전기모터의 정숙함은 감회가 새롭다. 앞서 언급한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배기량 1.5L VGT 형식 싱글 터보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50Hp, 최대토크 22.5Kg.m의 출력을 발휘한다. 2개의 전기모터는 합산 130Kw 급, 단순 환산으로는 170Hp 수준의 강력한 출력을 또 보조할 수 있다. e-DHT 시스템이 변속기의 역할까지 수행하며, 20인치 휠을 적용한 시승차량의 공인 연비는 15.3Km/L이다. 위 같은 내용으로 매뉴얼 모드는 지원하지 않고, 회생 제동 강도 조절이 가능하다.

주행모드는 기존과 같이 컴포트, 에코, 스포츠로 구성된다. 당연히 컴포트 모드에서는 무난한 핸들링 감각과 적절한 모터와 엔진 개입을 표준으로 한다. 우선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모터 출력이 높다 보니 EV 모드의 지속성과 가속성이 훌륭했다. 제법 엑셀을 깊게 밟아도 엔진 개입 없이 넉넉한 초반 가속을 보여준다. 다만 전력량이 부족할 경우 엔진이 개입하게 되는데, 개입 시의 소음과 진동도 쉽게 체감하기 어렵다. 소음은 거의 억제된 수준, 정차상태에서 엔진이 개입한다면 약간의 진동이 느껴지는 편이다.

배터리 잔량이 넉넉하지 않은 상태에서 약 18Km의 거리를 '에코'모드로 운행했다. 그 결과 트림 미터 상의 평균 연비는 20~22Km/L 수준, 실제 주행 중에 엔진 개입을 체감하기 어려웠다. 또, 엔진이 개입하더라도 듀얼 테크 기술은 지속적인 발전 상태를 유지한다. 제원상 도심 주행 연비가 더 높게 책정되었는데도 항속 주행에서의 연비가 놀라운 수준이었다. 중형 SUV에 20Km/l를 넘어서는 연비도 뛰어나지만, 기존 토레스의 저조한 열효율을 따져본다면 더욱 매력적인 수치다.

장점은 연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존 토레스의 단점 중 하나였다면 노후화된 6단 토크컨버터 변속기, RPM 대응과 응답성 측면에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모듈이 변속을 대신하며 시종일관 부드러운 출력 전개를 보여주었다. 고속 펀치력이 크게 체감 가는 수준으로 나아지진 않았지만, 뛰어난 응답성 하나만으로 주행과 관련된 스트레스는 사라진다. 또, 새롭게 세팅된 스마트 프리퀀시 댐퍼는 한층 안정적인 승차감을 제공해 주었다. 그에 따른 스티어링의 반응성도 이전보다 직결적으로 나아진 감각이다.

승차감이 단단하다 싶은 수준은 아니다. 또, 여전히 높은 무게중심은 체감 가는 움직임이다. 그래도 가솔린 사양보다는 확실히 롤에 대한 저항성이 생겼다는 점, 그리고 방지턱이나 요철을 대응하는 느낌이 더 부드럽고 깔끔해졌다. 이전보다 더 빠르게 방지턱을 넘어도 리바운드가 억제된다. 저속 코너에서의 안정성은 확실한 차이가 있고, 단지 고속에서는 기존처럼 뒤뚱거리는 느낌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다. 섀시를 유지하면서 댐퍼 세팅만을 변경했으니 그 차이만으로는 만족스러운 변화라 볼 수 있다. 흡음재 보강을 통한 정숙성도 확실한 이점이 된다.

특이한 점은 스포츠 모드에서도 엔진 반응이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EV에 가까운 주행 질감을 보여준 셈이다. 130Kw 급 전기 모터와 1.5L VGT 엔진의 합산 출력을 계산하면 굉장히 높은 수치가 예상되지만, 실제로는 전기 모터가 커버하는 영역이 많아 최고 출력 자체가 크게 높아진 느낌은 아니었다. 앞서 언급한 '응답성'이 강점, 엑셀을 깊게 밟아도 기존처럼 덜덜 떨리는 부밍음이 좀처럼 유입되지 않는다. 다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토크 스티어 현상이 심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오히려 컴포트 모드의 안정적인 트랙션이 더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복귀하는 4.4Km의 거리를 오직 'EV'모드로만 주행했다. 격한 움직임과 함께 배터리 잔량이 높게 충전된 상태였겠지만, 10분의 도심 주행 동안 사용한 기름이 0L인 셈이다. 그러니 도심에서의 주행 연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밀러 사이클 엔진은 압축 행정이 팽창 행정보다 짧아 연료 소모량이 최소화되는데,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노킹을 e-DHT가 적절히 보정해 준다. 아무렴 더욱 정숙하고 부드러운 승차감과 함께, 토레스 하이브리드가 제공하는 탁월한 연비는 경쟁 모델에 대비한 만족감이 더욱더 크게 느껴졌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토레스의 레트로 스타일 디자인은 뚜렷한 개성이 있다. 그 디자인에 비해 선택지가 제한되었던 엔진과 파워트레인은 구매가 망설여지는 요소일 수밖에 없었는데, 여전히 가성비와 함께 선택의 자율성으로 돌아왔다. 직접 느낀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세팅은 도심 주행에 더욱 유리했다. EV 모드의 높은 개입은 경쟁 차종보다도 더 정숙한 주행감을 제공했으며, 새롭게 세팅된 댐퍼는 저속에서의 요철 대응이나 코너링이 보다 안정적이다. IACC 같은 각종 주행보조 장비 역시도 타사에 뒤처지지 않는 인식률을 보여주었다.

KGM 미디어 시승회에서 토레스 하이브리드 T7을 시승했다. 새로운 휠 디자인과 엠블럼으로 차별화를 거친 스타일링, 그리고 사용성을 개선한 인테리어가 특징이었다. 함께 세련미를 보강한 섀시 세팅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월등한 효율성, 정숙성이 토레스의 고질적 단점들을 모두 개선해 준다. 사실 KGM이 제공하는 첫 번째 전기 가솔린 하이브리드인 만큼 큰 기대를 품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물은 기대 이상을 넘어서, 그만의 특장점이 확실한 정도였다. 중형 하이브리드 SUV 시장의 게임체인저 자격이 충분하다.

글/사진: 유현태

유현태

유현태

naxus777@encar.com

자동차 공학과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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