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코리아의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 E-테크 하이브리드 'Noir'를 촬영했다.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그랑 콜레오스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보여주고 있는 시기다. 1분기 승용 차량 판매량으로는 누적 판매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월 공장 정비로 인해 생산량이 감축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선호도는 더 높았던 셈이다. 르노 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의 꾸준한 판매 촉진을 위해 999대 한정판, 그랑 콜레오스 '누아르'를 추가로 공개했다. Noir는 국내에서 영화 장르 중 하나로 더 익숙한 표현인데, 프랑스어로 '검은색'을 의미한다. 그 표현처럼 '올블랙' 에디션 모델이라고 간주할 수 있겠다.
르노 코리아가 그랑 콜레오스의 실물을 처음 공개한 건 2024년 2분기였다. 실제 판매와 출고는 4분기 정도에 시작된다. 르노 코리아의 '오로라1' 프로젝트오 알려졌던 그랑 콜레오스는 공개 이전'QM6'의 후속 차량으로 알려져 왔다. 결과적으로는 QM6와 병행 판매 중이며, 콜레오스라는 이름은 QM6의 수출명에 유래한다. '그랑'이라는 단어는 더 큰 차체 사이즈를 의미한다. 차량 플랫폼은 지리 자동차 그룹의 'CMA' 플랫폼을 활용한 '싱유에L'과 공용한다. 이번에 공개된 '누아르' 에디션은 2025년 4월부터 시판되었다.
그랑 콜레오스 누아르는 기존 '에스프리 알핀' 등급의 외장 디자인을 바탕으로 '프렌치 블랙' 감성을 더했다. 블루 그라데이션이 있던 전면 그릴은 올 블랙 컬러로 교체되었고, 마찬가지로 각종 몰딩의 그라데이션 마감까지도 흑백 톤으로 변경된다. 다크 틴티드 엠블럼은 기존 사양과 같다. 덕분에 전체적인 차량 분위기는 더욱 진중하며, 수평형 헤드램프의 카리스마가 강조되는 모습이다. 휠은 20인치 크기, 역시 누아르 전용 색상이 채택된다. 유일하게 Alpine 사이드 엠블럼에만 본 색상이 남아있고, 테일램프의 베젤까지 차체에 스며든 디자인이다.
기존 그랑 콜레오스 에스프리 알핀 등급은 다채로운 색감이 특징이었다. 프랑스의 삼색기와 Alpine 브랜드의 시그니처 컬러로 낭만적인 분위기를 제공했다. 반대로 '누아르' 등급만의 차별화는 허점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체화된 색감을 보여준다. 또, 단순한 올블랙이 아니라는 점도 하나의 특징이다. 기존의 블루 컬러 그라데이션 포인트에는 그레이 색상의 포인트가 추가되어 있다. 이는 밋밋함만 느껴질 수 있는 올블랙 컬러의 외관에 입체감을 더해주며, 한정판 모델을 선택해야하는 가치를 강조해 준다.
인테리어 디자인도 차별화를 거쳤다. 기존과 같은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 디스플레이, 그리고 동승석 디스플레이와 AR-HUD로 인터페이스를 구축했다.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누아르' 전용 Open R 배경화면이다. 또, 전용 카매트와 넘버 플레이트로 차별화가 더해진다. 편의 장비에 대한 부족함 없이, 에스프리 알핀 등급에 제공되는 블랙 스웨이드 트리밍과 나파 인조 가죽 시트는 탁월한 고급스러움을 제공한다. 대시보드와 시트의 블루 스티칭 패턴과 암 레스트의 삼색기 패턴, 앰비언트 라이트와 BOSE 스피커 등 감성적인 만족도가 높다.
뒷좌석 공간이다. 기존 그랑 콜레오스 대비 '누아르' 등급만의 차별성이 크진 않다. 대신 전용 카매트와 트렁크 엔트리 매트가 설치되었고, 사이드 스텝이 기본 장착되어 승하차 편의성을 높여준다. 참고로 조수석 디스플레이는 특수 필름을 부착하여 운전석에서는 시야에 방해되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한다, 그래서 2열에서 바라보는 누아르 전용 바탕화면이 더욱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를 조성해 준다. 2열 편의 기능으로는 독립 공조와 시트 열선이 있고, 전고가 높은 D필러 덕분에 헤드룸이나 트렁크 공간 모두 여유롭게 확보되어 있다.
E-테크는 배기량 1.5L 급 가솔린 싱글 터보 엔진과 각각 100Kw, 60Kw급 전동기가 맞물린 직병렬 하이브리드 구조를 갖춘다. 합산 최고출력은 약 245Hp, 엔진 최대 토크는 23.5Kg.m 수준이다. 3단 멀티모드 변속기가 결합된 공인연비는 20인치 휠 기준 15Km/L의 효율성을 보여준다. 1.64kWh 급 대용량 배터리 탑재와 고출력 구동 모터를 통해, 시내 주행에서는 75% 이상을 EV 모드로 커버 가능하다는 르노의 설명이다. 저소음 폼 타이어와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엔진 구동보다는 발전에 초점을 둔 HEV 시스템 등 정숙성과 승차감 측면에서 우수성을 지녔다.
프렌치 블랙으로 차별화된 감성을 제공하는 르노 그랑 콜레오스 누아르다. 최근 출시되는 SUV 들에 비해 그랑 콜레오스의 외모는 차분함이 강조되는 편이었다. 그런 차분함 때문인지 여타 SUV 들에 비해 올블랙 컬러의 진중함이 더욱 잘 어울리기도 한다. 현재 그랑 콜레오스는 뛰어난 실적을 보여주고 있지만, 국내 자동차 3사는 매번 신차 효과 이후의 극심한 판매량 감소를 피해 가지 못했다. 뒤늦은 신차 출시만큼 상품성 개선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반면 르노 코리아는 지난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모습이다.
글/사진: 유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