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D세그먼트 세단이자 순수 전기차, 더 뉴 아이오닉 6 롱레인지 프레스티지 트림을 촬영했다. 아이오닉 6는 현대자동차 그룹의 EV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최초의 전기 세단이었다. 공개 당시 흔치 않았던 500Km를 넘어선 항속거리와 패스트백 스타일의 파격적인 디자인 등 신차 다운 이미지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특히 당시 분위기는 현대차가 글로벌 전기차 트렌드를 리드하던 수준이었다. 비록 전기차 캐즘 현상과 경쟁 모델의 꾸준한 유입 등 사유로 뛰어난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페이스리프트를 통한 과감한 디자인 변화로 재조명을 받고자 의도한다.
현대자동차가 아이오닉 6라는 차종을 최초로 공개한 시기는 2022년 3분기였다. 아이오닉 5와 공용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통해 개발되었고, 그 디자인은 현대차의 '프로페시' 컨셉트카를 바탕으로 했다. 그리고 2025년 아이오닉 6의 페이스리프트가 공개되었고, 이번 3분기부터 정식 시판을 시작했다. 다자인 및 옵션 변경은 물론 배터리 용량을 키워 주행성능을 개선한다. 또한 고성능 브랜드 N의 정식 모델 '아이오닉 6 N'을 새롭게 출시했고, 그에 따라 N 브랜드의 디자인 감성을 누릴 수 있는 N 라인 패키지 트림까지 신설하였다.
더 뉴 아이오닉 6의 디자인에는 '정제된 순수한 흐름'이라는 언어가 반영된다. 그 의도처럼 간결하고도 유연한 전면 디자인이 특징, 기존 헤드램프의 위치에는 수평형 DRL만 남았다. 전조등은 범퍼 하단부에 통합했고, 카메라 센서 등을 포함하여 글로시 블랙으로 마감한다. 기본 휠 디자인은 18인치 크기, 공기역학에 유리한 형상이다. 완만하게 뻗어나가는 프로필은 '스트림 라이너'를 지향하고 트렁크 리드 형상을 매끄럽게 변경했다. 테일라이트는 기존과 같은 일체형이다. 새롭게 적용된 범퍼 디자인은 가로 형태의 가니시와 리플렉터가 장식해 주었다.
디자인 자체는 전기형보다 훨씬 보기 좋게 다듬어졌다. 이번 스타일링의 지향점 자체가 정제됨 내지는 간결함이라 했다. 그런 간결함에 충실한 디자인 배치를 보이는데, 그런 목적이 뚜렷할수록 차체의 실루엣이 강조되는 법이다. 공기역학의 정수를 담은 아이오닉 6의 실루엣은 기존부터 매력적이었다. 극도로 낮은 노즈와 함께 넓은 전폭이 특징이다.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추가된 전면 스커트 형상이 더욱 역동적인 첫인상을 부여해 준다. 헤드 램프를 하나로 연결하지 않았다는 점은 의외였는데, 끊겨 있는 덕분에 '로&와이드' 한 인상이 돋보이기도 한다.
인테리어는 부분적인 변화를 거쳤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 스크린, HUD로 구성된 인터페이스는 기존과 동일하다. 대신 최신 운영체제 CCNC를 도입한다. 물리 버튼을 적절히 활용한 센터패시아 디자인도 기존과 같은 대신, 센터 콘솔의 공간 구성이 달라진다. 윈도우 스위치를 운전석 쪽으로 조정하여 조작 편의를 개선한다. 변속기는 칼럼 레버 타입을 그대로 유지하나, 스티어링 휠은 3스포크 타입으로 변경된다. 그립 감지 기능이 포함된다는 점이 장점, 도어트림을 비추는 앰비언트 라이팅이 유독 화려해 보인다.
뒷좌석 공간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현된 넓은 면적의 레그룸이 장점이다. 특히 센터터널도 최대한 낮게 마감되어 쾌적하고도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구현한다. 대신 바닥면이 높고, 패스트 백 디자인 특성상 헤드룸 뒤편이 비좁긴 하다. 편의 기능으로는 2열 시트 열선과 에어벤트, 암 레스트, 충전 포트 정도가 마련되었다. 패스트 백 디자인을 갖추고 있지만 트렁크는 독립적으로 개방된다. 트렁크 바닥면이 생각보다는 높게 올라와 있는데, 매트 아래 잔여 공간이나 2열 시트 6:4 폴딩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겠다.
롱 레인지 2WD에는 168kW 급 전동모터가 후륜에 배치된다. 단순 환산 시 최고 출력은 225Hp, 최대토크는 35.7Kg.M 수준으로 넉넉한 파워를 제공한다. 특성상 피드백은 즉답적이며 파워 트레인으로 1단 감속기가 탑재된다. 추가로 2열 탑승 여부를 판단해 가감속 반응을 제어하는 '스무스 모드'와 주행 환경을 인지해 조절하는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이 새롭게 적용되었다. 전력량은 84kWh까지 증가하였으며, 4세대 배터리 탑재로 에너지밀도를 높여 18인치 휠 기준 562Km라는 국내 최장의 항속거리를 보여준다. 10%에서 80% 충전시간은 약 18분이다.
디자인의 변화와 함께 전기차의 본질을 개선한 더 뉴 아이오닉 6다. 출시 당시 아이오닉 6의 주행 거리나 편의 기능 등 사양은 동급 전기차 중 뛰어난 수준이었다. 하지만 크로스오버의 인기와 높은 가격은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두게 했다. 그리고 파격적인 디자인이 오히려 시장성에 대한 변수로 작용했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 페이스리프트는 아이오닉 6의 첫인상을 보다 무난하게 만들지만, 그만큼 본질적인 전기차의 성능에 집중할 수 있게 유도해 줄 것이다. 내연기관이든 전기 차든 3박스 '세단'만의 안락함과 승차감은 대체불가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글/사진: 유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