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자동차 코리아가 EX30 크로스 컨트리를 한국 시장에 출시했다. EX30은 올해 정식 출고가 시작된 볼보의 소형 SUV이자 순수 전기자동차다. 출시 직후 초기 입항물량 500대가 완판될 정도로 괄목할 인기를 이끈 바 있다. 이에 EX30 '크로스 컨트리'는 더욱 견고하고 독특한 외관 디테일을 더하고, 지상고를 19mm 높여 기동성을 높인 모델이다. 특히 트윈모터 시스템 적용을 통한 강력한 출력은 물론, AWD 시스템의 트랙션을 확보하면서 더욱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맞출 수 있게 되었다.

크로스 컨트리는 볼보의 전유물과 같은 장르로 남아있다. 기존의 승용차 라인업을 바탕으로, 두꺼운 언더바디 가니시와 안정적인 섀시 세팅을 더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스웨덴의 혹독한 기후 환경을 견뎌내기 위함이었다. 타 브랜드도 유사한 형식의 왜건을 내놓기도 하지만, 볼보는 세단부터 해치백까지 다양한 영역의 크로스 컨트리를 선보여왔다는 차이가 있다. 다만, 지금껏 크로스 컨트리로 파생된 적이 없는 라인업도 있다. 바로 SUV 라인업, 볼보의 'XC' 시리즈다. 사실 XC는 그 자체로 '크로스 컨트리'를 의미하는 약어라고 알려진다. 그 용도와 목적은 도심형 SUV와 유사한 것도 사실이다.

하나, EX30도 소형 SUV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적절한 실용성과 기동성을 갖춘 SUV다. 그럼에도 '크로스 컨트리'라는 표현을 채택한 이유는 '각별함'이 아닐까 싶다. 전기차의 AWD는 단순한 구동력 배분이 아닌, 또 하나의 엔진을 추가하는 개념이다. EX30 CC만의 독창적인 블랙 쉴드와 각종 액세서리는 이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한다. 북유럽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네 가지 색상도 마찬가지다. 사실상 크로스 컨트리의 역할을 SUV가 대신해가는 시대, 볼보는 브랜드의 발전사에 빠질 수 없는 '헤리티지'로서 EX30을 재해석한 CC를 출시한 셈이다.

기존의 볼보 EX30은 도심 지향적인 세련된 익스테리어를 갖춘 바 있다. 볼보의 시그니처와 같은 일명 '토르의 망치' T자형 DRL을 더욱 두껍고 정교하게 디자인한 점이 특징이다.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을 생략하는 대신, 하단 범퍼에 작은 인테이크를 구성했다. 그러면서도 비대칭형 '아이언 그릴'은 유지하면서 헤리티지를 계승했고, 전체적으로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구현하게 된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한 프로필은 체급 대비 길게 뻗어있는 휠베이스가 매력이다. 2중으로 분할되어 있는 테일램프 또한 혁신적인 프로필을 구현해 주는 부분이었다.

볼보 EX30 크로스 컨트리도 디자인의 원형은 같다. 대신 느껴지는 첫인상은 더욱 대담하고 개성적으로 보인다. 프런트 마스크에는 블랙 쉴드를 부착하고, 에이프런에도 추가적인 쉴드가 적용된다. 단순한 색상 차별화가 아니다. 그 자체로 차체를 보호해 주는 역할이기도 한데, 내부에는 디자인 포인트가 되어주는 그래픽들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전면 쉴드에는 지형도를 형상화하는 패턴이 각인되어 있고, 범퍼 쉴드에는 특정 위치를 나타내는 경도와 위도 좌표가 새겨진다. 이는 스웨덴 북극 아비스코에 위치한 '케브네카이세 산맥'의 좌표라고 한다.

측면에서도 EX30 크로스 컨트리만의 개성을 나타내는 다양한 디자인 요소들이 확인된다. 휠 아치에는 추가적인 가니시를 부착하여 SUV 고유의 인상이 강해지며, 신규 디자인의 휠이 채택되었다. 크기는 19인치, 매트 블랙과 그라파이트 컬러가 조화를 이룬다. 블랙 컬러로 마감한 투톤 루프 디자인과 조화를 이루는 부분이기도 하다. C필러에 각인되어 있던 EX30 엠블럼은 '크로스 컨트리'라는 레터링으로 변경되는 디테일도 갖추었다. 후면부도 전면부와 유사한 차별화가 더해진다. 검은 색상의 쉴드와 리어 범퍼 하단부의 스키드 플레이트가 차체를 든든하게 보호해 준다.

실내 공간이다. 세련미가 돋보였던 외관 디자인처럼, 실내 공간 역시도 창의적이고 고급스럽다. 우선 소재부터가 남다르다. 차콜 색상의 마감 소재는 차분한 분위기를 더하기도 하는데, 이는 재활용 폴리에스터를 활용한 올 블렌드 소재라고 한다. 또, 스웨덴과 핀란드 자연에서 얻어낸 소나무 오일을 원료로 하는 바이오 소재 '노르디코'를 활용하는 등 환경친화적이면서, 안락한 실내 분위기 구현을 위해 노력했다. 다섯 가지 UI 테마와 앰비언트 라이팅도 스웨덴의 자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며, 가변식 컵홀더로 공간성을 개선한 바 있기도 하다.

볼보의 최신 커넥티비티 서비스 'Volvo Car Ux' 역시 차등 없이 적용되어 있다. 그리고 하이파이 스피커 브랜드 '하만 카돈'의 1040W 급 스피커와 사운드바는 풍부한 음향 성능을 더해준다. 실내 미세먼지와 꽃가루를 걸러주는 필터, 2존 공조는 탑승자의 기분전환을 돕는 '리프레시'모드를 지원하기도 한다.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를 적용하여 2열에서도 탁월한 개방감을 누릴 수 있다. 전동식 트렁크까지 채택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5개의 레이더와 카메라, 12개의 초음파 센서로 구현한 주행보조와 경고 시스템이 볼보의 안전철학을 뒷받침해 준다.

EX30 CC는 볼보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퍼포먼스를 지닌 자동차가 되어주기도 한다. 합산 315kw급 트윈 모터는 단순 환산으로 최고 출력 428Hp, 최대토크 55.4Kg.m 수준의 강력한 퍼포먼스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시간이 단 3.7초, 66kWh급 배터리가 적용되면서 동급 SUV 대비 접지력이 증강되는 효과도 있다. 특히 무게 배분은 5:5 수준으로, AWD 시스템과 극한의 주행성을 이끌어 낸다. 공차중량 1885Kg, 이에 따른 항속거리는 329Km로 인증을 받았다. 최대 153kW 급 급속 충전으로 10~80% 충전 시간은 28분에 불과하다.

볼보 EX30 크로스 컨트리 최초 공개 현장을 취재했다. 전용 쉴드와 액세서리로 꾸며진 EX30의 외관은 더욱 당차고 듬직한 이미지를 갖추고 있다. 기동성을 더하는 섀시 세팅과 역동적인 주행 성능은 현대적이고, 새로운 의미로 '크로스 컨트리'를 재정의하는 듯 하다. 오직 볼보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장르이자 '헤리티지'로 활용되는 중이다. 5516만원이라는 국내 시판 가격도 전 세계 최저 수준으로 알려지는 만큼, 기존 EX30의 가격대에 대비한 상품성은 오히려 더욱 합리적이라 생각된다. 어떠한 환경에서든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는 소형 SUV가 될 수 있겠다.

글/사진: 유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