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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S클래스의 디자인, 10세대의 변화에 담긴 자동차 산업의 시대상

메르세데스-벤츠의 플래그십 세단, 더 뉴 S클래스 페이스리프트가 대한민국 시장에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역사는 지난 1953년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9번의 세대교체를 거치며, 2020년 제10세대 S클래스로 새롭게 탄생한다. 그리고 10세대 S클래스의 상품성을 보완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올해 2026년 1분기 최초 공개되었다. 올해는 메르세데스-벤츠의 14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기도 하며,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출시 이래 70년 이상의 세월 동안 고급 세단의 대명사로 자리 잡아 오는데 성공한다.

대한민국 시장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인지도는 상당하다. 대한민국은 대표적인 자동차 강국이면서도, 고급차 사업이 활성화된 시장이다. 특히 지난 2021년에는 제9세대 S클래스가 대한민국 시장에서만 무려 11,131대를 판매했다. 대략 한 달에 1천 대 정도가 판매된 셈인데, 이는 북미와 중국 시장의 바로 뒤를 잇는 글로벌 3위 실적에 해당된다. 같은 기간 유럽 전체 대륙에서는 S클래스가 총 11,069대 판매되었다고 한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좋은 차'를 탄다는 것 그 이상으로, 소유자의 권위와 부를 상징하는 언어와 같았다.

이번 더 뉴 S클래스 역시 완벽한 승용차다. 아마도 당연히 그럴 것이다. 10세대에 걸친 상품성을 한 번 더 보완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지난 70년간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품질은 언제나 세계 시장이 기준이 되어왔다. 하나, 한편으로는 최근 S클래스의 성장 동력은 기술력의 상징보다도 '부의 상징'에 더욱 가까워졌다는 생각도 든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약 140여 년에 걸친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을 매 순간 이끌어왔지만, 앞으로의 140년은 더 이상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경쟁이 도래한다. 물론 하드웨어의 성능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다.

문제는 원천 기술의 발전이 더 이상은 어렵다는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10세대에 걸친 S클래스를 공개하며 발표해온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앞으로도 마주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현실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기술 수준은 이미 상향 평준화가 진행되었다. 반면 독일차 브랜드들의 소비력은 감소하고 있으며, 생산원가는 꾸준히 오르는 반면 가격 경쟁도 지속되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이번 10세대 더 뉴 S클래스가,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140년을 이끌어온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의 '정점'을 장식하지 않을까 하는 사견이다.

이제는 자동차의 기술보다도 '성격'을 우선시 판단하고 선택하는 시대다. 오랜 기간 동안 적자생존을 겪어온 레거시 브랜드들은 많은 기술을 갈고닦아 왔으면서도, 또 공용하는 모습이다. 플래그십 세단으로 하여금 대부분 편안한 승차감과 호화로운 편의 장비로 무장하고 있다. 물론 미세한 성능의 차이는 존재할 수밖에 없겠지만, 실제 운전자가 체감하는 수준인지는 미지수다. 그나마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분야에만 국한하자면, 주 소비층이 고소득자에 해당하는 만큼 절대적인 가격보다는 제품의 가치와 신용도에 투자하는 비율이 높긴 하다.

지난해 2025년 메르세데스-벤츠의 글로벌 총 판매량은 180만 800여 대로 이전해 동기 대비 9%가 감소하였다. E클래스와 C클래스 등 코어 모델 판매량이 10%로 가장 크게 감소했고, 엔트리 모델과 럭셔리 모델도 10~8% 수준 하락하게 된다. 다만,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의 판매량은 무려 23%가 증가했다. 그리고 지난해 판매된 S클래스의 세대 중 한 대가 '마이바흐' 브랜드 전용 모델로, 럭셔리 모델의 판매 볼륨 자체는 줄더라도 수익성은 확보한다. 여기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특정 모델의 판매량이 높다는 점, 즉 '양극화'를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메르세데스-벤츠의 글로벌 판매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 이유는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이다. 지난 2025년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량은 무려 19%나 급감했다. 원래 대부분의 자동차 브랜드들은 그간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고, 중국 자체 자동차 산업 성장에 따른 판매량 감소는 모든 브랜드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다. 다만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두려워하는 점은 중국산 과잉생산 전기차들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파이를 점차 잠식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S클래스가 가진 권위는 결코 중국차가 넘볼 수 없는 영역이긴 하다.

하지만 S클래스에게 우려되는 영역은 소프트웨어 성능이 실제 하드웨어보다 중요하게 판단되는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소프트웨어 성능의 뒤처졌다는 의미보다는, 이동 수단이 가진 사치재로서의 기능을 상실하는 순간을 예견하게 한다. 올해 테슬라가 모델 S와 X의 단종을 감행한 것처럼, 하드웨어 자체의 값어치로 승부 하기보다는 소프트웨어의 성능에 의해 제품의 부가가치가 메겨지는 시대가 올 것이다. 현실적으로 더 이상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없다면, 하드웨어의 발전도 뒤따르지 못하는 시대에 이미 도달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부정할 수 없는 '명차'다. 하나, 값비싼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이유는 기계적인 성능을 포함해 'S클래스'라는 이름이 가진 권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이번 페이스리프트는 브랜드 가치를 더욱 강조해야 하는 시대상을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의 막연한 로고 플레이를 비판하는 여론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사실 삼각별 로고가 빠진 S 클래스를 원하는 이도 없을 것이다. 대신 경쟁 차종들의 성능이 꾸준히 발전해 온 만큼 과거의 묵직함보다는 자극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 같다.

그나마 실물로 접한 더 뉴 S클래스의 디자인은 훌륭했다. 사진으로는 과해 보였던 삼각별 패턴들이 실제로는 크게 거슬리지 않고, 특히 LED 라인을 품은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디지털 라이트는 멀리서 보아도 플래그십 세단의 대담함을 과시한다. 하나, S500 익스클루시브 트림의 외관이 표준 디자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 S클래스 치고는 분위기가 많이 스포티해지긴 했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는 이처럼 로고 플레이를 밀어붙이거나 과거의 헤리티지를 각색하는 등 세그먼트 자체의 성격보다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런 S클래스의 진취적인 디자인 변화 역시 현재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이 겪고 있는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이전 디자인 총괄도 완전 전동화 시대가 도래하면 전통적인 디자인의 세단은 사라질 것이고, 사라지게 만들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런 트렌드를 미리 예측했던 차세대 플래그십 세단이 EQS였지만, 시장의 거부감은 굉장히 컸다. 양산차 최저 수준의 항력계수를 보유했던 EQS의 디자인은 오직 기능과 성능을 위한 디자인을 따랐다고 볼 수 있는데, 실제적인 소비자들은 S클래스의 당당하고 권위적인 디자인을 원했던 것이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실내 공간도 변경되었다.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12.3인치 스크린, 중앙에는 14.4인치 내비게이션 화면을 배치한 '슈퍼 스크린'에 4세대 MBUX를 결합한다. 사실 풀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는 트렌드 또한 브랜드의 구분 없이 공유하고 있지만, 그래도 S클래스는 소재에서 느껴지는 고급스러움과 무게감이 남다르긴 하다. 부메스터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과 액티브 앰비언트 라이트가 주는 화려함, 또한 많은 장식 요소를 배제하더라도 메르세데스-벤츠의 오랜 내공이 느껴지는 부분은 편안함을 몸소 누리게 하는 나파 가죽 시트다.

마이바흐 S클래스가 전체 판매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했다. 표준 S클래스는 쇼퍼보다는 오너 드리븐 성향이 강해진 것 같다. 그럼에도 2열 좌석에 편의를 더하는 쇼퍼 패키지나 이그제큐티브 시트, 각종 멀티미디어 장비는 역시 플래그십 세단만의 권위와 같다. 원천 기술의 혁신은 없더라도, 최대한 풍부한 기능을 탑재하는 것이 현시대의 마이너 체인지와 같다. 물론 전시 차량은 S500 트림이라 S클래스 중에서도 상위 트림이긴 하다. 더 값비싼 차량을 구매하더라도 기능의 발전은 한계가 있고, 오히려 소재나 가공법 등 1차원적인 차별화로 돌아서게 된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가 가진 '부의 상징'이라는 이미지는 수십 년의 집요한 노력 끝에 창출해낸 이미지다. 독보적인 가치를 품은 무형의 자산이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기술의 상징'이라는 타이틀을 되찾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시기다. 이번 S클래스 페이스리프트의 과시적인 디자인이 단순한 과하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결국 '부의 상징'이라는 S클래스의 권위를 내세우는 게 최선일 수 있다. 비단 메르세데스-벤츠뿐 아니라, 하드웨어 중심의 레거시 브랜드들은 앞으로의 자동차 산업 격동기에 많은 딜레마를 겪겠다.

아무렴, 가장 완벽한 세대의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S클래스다. 역설적으로는 너무 완벽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떠한 기술 혁신 내지는 부가가치를 전 세계에 선보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이번 과감한 로고 플레이 전략도 어떠한 방식으로는 화제성을 일으킬 수 있고, 또 한편으로는 S클래스가 가진 '부의 상징'이라는 가치 창출 측면에서 훌륭한 디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점차 디지털화가 되어가는 실내 디자인도, 더 이상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성능으로 경쟁해야 하는 자동차 산업의 시대상을 동시에 반영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이끌어온 140여 년의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이다. S클래스는 자동차 산업의 전반을 대변하는 차종이라고 보아도 무방한 '기술의 상징'이자 '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 왔다. 이는 오늘날의 S클래스도 유효하다. 다만 앞으로의 140년 후에는 이동 수단이 내세워야 할 부가가치가 무엇일지 의문스럽다. 더 뉴 S클래스가 보여준 로고 플레이는 '부의 상징'에 대한 원론적 가치를 더하는 반면, 미래 소프트웨어 혁신은 메르세데스-벤츠에 남겨진 무게감 있는 과제다. 어쩌면 진정한 'S클래스'를 소유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가 될 수도 있다.

글/사진: 유현태

유현태

유현태

naxus777@encar.com

자동차 공학과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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