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정책

> 뉴스 업계 정책 > 다시 고개든 현대차-FCA 인수설, "이번엔 진짜" vs "사실 무근"

다시 고개든 현대차-FCA 인수설, "이번엔 진짜" vs "사실 무근"

현대차의 FCA(피아트-크라이슬러 오토모빌) 인수설이 또 다시 제기됐다. 잊을 만하면 나오는 인수설에 이번에는 믿을 만하다는 주장과 터무니 없는 낭설이라는 반론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아시아 타임즈는 익명의 제보를 바탕으로 현대차가 FCA 올 여름 중 FCA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분 인수를 위해 FCA의 주가가 저점에 다다르길 기다리고 있다는 것.

특히 얼마 전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을 무산시킨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이 인수합병을 유도할 것이라는 게 아시아 타임즈의 관측이다. 엘리엇은 1조 원 이상의 현대차그룹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로, 현대차가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무산시키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현대차에 많은 지분을 보유한 엘리엇 입장에서는 현대차와 FCA의 합병을 성사시켜 주가가 오르길 기대한다는 것. 엘리엇은 공격적인 행동주의 정책으로 기업의 의사결정에 깊숙히 관여하는 모습을 보여 온 만큼 이러한 인수설의 배후에 엘리엇이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현대차와 FCA의 반응은 냉담하다. 앞서 현대차와 FCA의 파트너십 또는 인수합병에 관한 보도가 여러 차례 있었으나, 매번 두 회사는 "사실무근"으로 일축했다.

과거 세르지오 마르키오네 FCA 회장이 GM, 토요타, 폭스바겐 등 여러 회사에 FCA 인수합병을 제안했던 건 사실이나, 지난해부터 FCA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이러한 인수 제안도 자취를 감췄다. 현대차 역시 제네시스, N 등 독자 브랜드 강화를 위해 막대한 현금을 투자하고 있는 만큼, 현 상황에서 FCA 인수를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게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한편, 현대차와 FCA의 '빅 딜'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처음 인수설이 나돌았던 2015년경과 달리 FCA의 수익성이 개선됐고, 현대차 역시도 최근 아우디와의 수소차 파트너십을 결성하는 등 대외적인 협력관계 형성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세기의 인수합병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수입 관세 인상 압박 등 대미 수출에 악재가 있는 현대차가 FCA의 미국 내 딜러망과 생산 인프라를 활용한다면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유럽,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SUV의 점유율이 치솟는 상황에 강력한 SUV 전문 브랜드인 '지프'를 얻는 것만으로도 현대차에게 큰 이득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아시아 타임즈는 현대차가 올 여름부터 인수전에 뛰어들어 세르지오 마르키오네 회장이 물러나고 FCA 주주총회가 열리는 내년 5월 전까지 공식 인수제안을 던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차 미국 법인은 "업계의 낭설에 관해 할 이야기가 없다"며 코멘트를 거부했으나, 이면에서 어떤 협상이 벌어지고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