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특집 기획 특집 > [디젤 이야기 1/3편] 디젤 엔진은 스스로 불을 지핀다?

[디젤 이야기 1/3편] 디젤 엔진은 스스로 불을 지핀다?

만약 누군가 당신에게 "가솔린과 디젤 엔진의 결정적 차이가 뭐냐"고 묻는다면 일순간 머리가 하얗게 될 것입니다. 사실 자동차에 관한 글을 쓰는 저조차 그렇습니다. 대충은 알지만 명료하게 설명하기 쉽지 않죠. 이번 기획은 여기서 출발했습니다. 복잡한 디젤 엔진의 특징을 포인트만 꼽아 쉽고 간결하게 살펴 보는 것. 우선 1) 가솔린 엔진에 대비되는 디젤 기관의 특징은 무엇인지, 그 담엔 2) 디젤차는 왜 연비가 잘 나오는지, 마지막으로 3) 왜 디젤차에는 대부분 터보가 달렸는지에 관해 3편에 걸쳐 알아보겠습니다. 오늘은 첫 날이니까 당연히 1편입니다. 글이 짧다고 놀리지 마세요. 길면 안 읽으실까봐 짧게 썼습니다.

스스로 불 붙이는 디젤 사이클
점화플러그. 문자 그대로 ‘불을 붙이는 장치’를 일컫습니다. 엔진 안쪽(실린더)에 공기와 연료가 들어오면 얘가 불꽃을 튀김으로써 폭발을 유도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점화플러그 말이죠. 가솔린 엔진에는 달려 있되 디젤 엔진엔 없습니다. 즉 디젤 엔진에는 폭발을 유도하는 무언가가 아예 들어 있지 않다는 겁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디젤은 불 붙이는 장치 없이 스스로 불 붙는 까닭입니다. 가솔린 엔진은 번개탄이 필요한 숯이라면 디젤 엔진은 혼자서도 불이 잘 붙는 고성능 숯인 셈이죠. 이게 가솔린과 디젤 엔진 간의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포인트입니다.

그렇다면 디젤 엔진은 어떻게 혼자 불 붙을까요? BMW도 아닌데. 비결은 ‘압축’입니다. 공기의 압력이 높아지면 온도가 올라가죠? 이 원리를 활용, 디젤 엔진은 피스톤이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공기를 꾹하고 눌러 불 붙을 시점(착화 온도)까지 압축시킵니다. 그 순간 연료(경유)를 칙!하고 뿌려주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공기가 압축된 좁은 공간(실린더와 피스톤 사이)에서 경유와 엄청 뜨거운 공기가 부딪치면서 폭발하는 겁니다. 그 압력이 피스톤을 밀어 내리며 나온 힘으로 바퀴를 굴리죠. 이 때문에 디젤 엔진을 흔히 ‘압축 착화’ 기관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디젤 엔진은 스스로 불 붙는 ‘신묘한 숯’입니다. 점화플러그 품은 가솔린 엔진과 달리 공기의 압축만으로 불을 지피잖아요. 번개탄(점화플러그)이 필요 없는 디젤 엔진. 당연히 가솔린 엔진보다 열 효율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한마디로 말하면 압축비(팽창비)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2편, 디젤 엔진은 왜 연비가 좋은가>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정리 들어갑니다. 디젤 엔진은 공기를 압축해 불 붙을 만큼 뜨겁게 만든 다음 연료를 뿌려 폭발시키는 식입니다. 그래서 힘 조절은 ‘연료량’으로 합니다. 따라서 가솔린 엔진처럼 불꽃이 튀었을 때 폭발하는 게 아니라 연료가 뿌려질 때 폭발한다는 것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가솔린과 디젤 엔진, 어쨌든 둘 다 '엔진'인데, 실상은 좀 다르죠?

 

정상현

정상현 편집장

jsh@encarmagazine.com

미치광이 카마니아.

작성자의 다른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