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특집 기획 특집 > 제네시스 디자인 아이콘 '두 줄', 성공적 사례 살펴보면···

제네시스 디자인 아이콘 '두 줄', 성공적 사례 살펴보면···

제네시스 첫 SUV GV80이 출시됐습니다. 일단 3L 디젤부터 공개됐고 시작가는 6,580만 원입니다. 현대차를 이끄는 이원희 사장과 주요 수장들도 GV80 알리기에 나섰습니다. 퍼포먼스는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연구 개발 본부 사장, 판매 전략은 장재훈 국내 사업 본부장이 맡았습니다.

GV80의 디자인은 루크 동커볼케(Luc Donckerwolke) 부사장이 포문을 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 대부분은 꺾인 곡선을 보면 나이키, 세 줄 문양은 아디다스를 떠올립니다. 앞으로 우리는 사람들이 두 줄을 보면 제네시스가 떠올리게 만들 것입니다."라고 강조했죠.

이상엽 센터장 역시 동커볼케 부사장의 기조를 이어갔습니다. 두 손가락으로 친근한 포즈를 취한 후 GV80 디자인을 차분히 설명했습니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모두 위 아래로 두 줄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나선 제네시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두 줄'로 정의 했습니다.

다른 브랜드들의 선례를 살펴보면 BMW는 키드니, 아우디는 싱글 프레임 디자인을 손꼽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자동차의 디자인을 대변하는 특별한 요소들은 무엇이 있었을까요?

포르쉐 원형 헤드램프

911은 포르쉐의 대표 아이코닉 모델입니다. 911 디자인을 이야기하며 '개구리 눈'으로 불리는 원형 헤드램프를 빠트릴 수 없습니다. 1963년 시작된 911은 지난해 발표한 최신 시리즈(992)까지 원형 헤드램프를 고집해 왔습니다. 중간에 잠깐 외도도 있었습니다. 포르쉐는 996 모델에서 탈 원형 헤드램프 디자인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차세대 모델에 원형 헤드램프를 복귀 시켰고 수많은 팬들은 열광했습니다. 이처럼 긴 역사를 바탕으로 변화의 디테일을 고집해 왔기에 동그란 눈을 보면 포르쉐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딱정벌레 비틀의 '후드 디자인'

폭스바겐 비틀은 딱정벌레를 닮았습니다. 딱정벌레의 어원은 딱딱하다는 뜻의 'coleo-'와 날개라는 뜻의 '-ptera'가 결합해 '딱딱한 날개를 지닌 곤충'이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비틀의 디자인에서도 차별점이 있다면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후드 디자인에 있습니다. 마치 딱정벌레가 날개를 접고 있는 듯한 모습이죠. 비틀은 단종 직전까지 특징적인 후드 디자인을 이어왔습니다.

비틀이 탄생되기까지의 거창한 역사적 배경은 잠시 접어 두겠습니다. 하지만 비틀은 태어날 때부터 '딱정벌레' 모습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도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는 3세대 모델에 이르기까지 81년 동안 이어져 온 특별한 디자인입니다.

타이거 마스크로 진화한 기아차

'호랑이 코'라고 불리는 기아의 그릴 디자인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국산 브랜드에서는 성공적인 '패밀리 룩'으로 손꼽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례입니다. 이제는 이 독특한 그릴 모양만 봐도 기아 브랜드를 알아 차릴 수 있을 정도로 자리 잡았습니다.

타이거 노즈(호랑이 코)는 그릴 가운데 부분이 위아래로 오목하게 들어가 있어 마치 이빨을 드러낸 호랑이 코를 닮았다고 붙인 명칭입니다. 시작은 중형 세단 로체였습니다. 그러나 대중들에게 알려진 건 '디자인의 기아'로 거듭날 수 있었던 K5의 역할이 컸습니다. 최근 기아는 신형 K5에 타이거 노즈를 넘어 타이거 마스크를 시도하며 더욱 강렬한 인상으로 변화를 시도 중입니다.

토르 망치를 품은 눈, 볼보

볼보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안전'입니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디자인 키워드는 무엇일까요? 누군가는 '스칸디나비아'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관적이지 못하죠. 대중들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단 시간에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볼보는 최근 이보다는 쉬운 '토르의 망치'로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천둥의 신 토르의 망치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불리는 이 헤드램프 그래픽은 신형 XC90(2015년 )부터 도입됐습니다. 그간 고루했던 볼보 디자인에 방점을 찍는 디자인 요소로 부각됐죠. 이후 볼보는 새롭게 출시되는 SUV는 물론, 세단의 영역까지 모두 '토르 망치' 헤드램프 디자인을 채택했습니다. 이제는 이 그래픽을 빼고 볼보 디자인을 거론할 수 없을 정도로 자리 잡은 아이덴티티가 되었습니다.

고석연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공감 콘텐츠를 지향하는 열혈 에디터

작성자의 다른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