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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경찰청장님! 이제 '이런 경찰차' 도입은 어떠신지요? 상상+

INTRO

경찰차는 왜 쏘나타만 보이지?


여러분은 길을 가다 경찰차를 보면 어떤 차종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저는 어릴 때부터 차를 워낙 좋아했던 탓에 지나가는 차를 보면 반사적으로 차종을 읽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런데 경찰차만큼은 읽을 것도 없었어요.. 왜냐구요? 어차피 쏘나타니까요..

가끔 아반떼가 보이면 '오, 다르네?' 싶다가도 그게 전부였습니다. 그 다음도, 그 다음다음도 전부 쏘나타입니다. 순찰차는 쏘나타, 교통 단속도 쏘나타, 고속도로도 쏘나타.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걸까요? 이게 그냥 우연이 아닙니다. 구조적인 이유가 있어요.

우선 경찰청이 순찰차를 들여오는 방식부터 봐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경찰차를 도입할 때 공개입찰 방식, 그것도 최저가 낙찰 방식을 씁니다. 쉽게 말하면, 가장 싼 가격을 써낸 업체의 차가 뽑힙니다. 처음부터 '어떤 차가 좋은가?'가 아니라 '어떤 차가 싼가?'가 기준인 거죠.

여기에 또 하나의 조건이 붙습니다. 112 순찰차는 단순히 순찰만 하는 게 아닙니다. 신고 출동, 피의자 호송, 음주 단속, 교통사고 처리, 취객 이송, 심지어 응급 환자 후송까지 경찰이 하는 거의 모든 일을 혼자 다 해내야 합니다. 이 조건에 맞으려면 자연스럽게 4도어에, 트렁크가 넉넉하고, 뒷좌석이 분리된 세단 형태로 수렴될 수밖에 없습니다.

2010년대 중후반, 준중형 순찰차의 내구성과 안전성 문제가 사회적으로 제기되면서 경찰청은 2018년부터 중형 순찰차로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경찰청은 2018년부터 중형차 위주로 방향을 틀었고, 그렇게 '아반떼 대신 쏘나타'로 굳어지게 된 거죠.

정리하면, 경찰차 라인업이 단조로운 건 누군가의 취향이 아니라 싸야 하고, 국산이어야 하고, 뭐든 다 할 수 있는 세단이어야 한다는 세 가지 조건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꼭 그래야만 할까요? 우리는 미국처럼 다양하면 안되나요? 그래서 미친척하고 제가 경찰차로 보고 싶던 차량들을 먼저 선별하고 거기에 맞게 그 목적을 끼워맞춰 봤습니다.


PICK 1

도심용 경찰차 : 벨로스터N, 아반떼N


경찰차에 서킷에서 자주보는 차라니.. 처음엔 좀 뜬금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잠깐만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아요.

도심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는 생각보다 빠르게 전개됩니다. 골목을 누비고, 차선을 바꾸고, 빠르게 현장에 도달해야 하는 상황에서 민첩하고 작은 차체는 오히려 무기가 됩니다. 덩치 큰 쏘나타가 끼어들기 힘든 골목을, 아반떼N이라면 훨씬 가볍게 치고 들어갈 수 있죠.

그 뿐만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추격전은 위험천만한 '도심'에서 발행하고 '도심'에서는 굽이진 코너도 많기 때문에 경찰차는 '코너'에서 빨라야 합니다. 그래야 안전하게 따라붙어 범죄자를 빠르게 제압할 수 있고 그래야만 국민들이 더 안전해질 수 있는 것이죠.

아반떼N은 2.0 터보 엔진에 280마력을 내뿜는 차량입니다. 일반 아반떼와 이름만 같을 뿐, 사실상 다른 차라고 봐도 무방하죠. 거기에 N DCT 변속기까지 물리면 반응 속도도 상당합니다. 경찰관이 순간적으로 가속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만한 선택지가 또 있을까요? 도망간다 싶으면 바아로 스티어링휠에 있는 'NGS'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되는걸요.

벨로스터N은 시각적으로도 일반 순찰차와 확연히 다른 존재감을 줍니다. 다잡은 범인이라도 도주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경찰차는 안에서 안열리긴 합니다만) 범인의 도주 우려가 있으니 2열에 도어 하나를 없애버려 그 도주의 가능성을 낮추는 것도 가능하죠. 도주 차량 추격 상황이든 그냥 도심에 무심하게 서 있기만 해도 운전자 입장에서 심리적 압박이 장난 아닐 것 같지 않나요?

아반떼N이든 벨로스터N이든 확실하게 '2열'도 있고 트렁크도 있으니 '적재공간'도 충분하고, '빠르니' 최고의 경찰차가 아닌가 싶습니다.


PICK 2

어디든 간다, 다목적용 경찰차 : 타스만


경찰의 임무 중에는 도심 순찰과는 결이 완전히 다른 영역이 있습니다. 산간, 농촌, 어촌, 도서 지역처럼 포장도로가 끝나는 곳에서도 경찰은 출동해야 합니다.

지금도 이런 지역에는 SUV 순찰차가 일부 배치되어 있긴 합니다. 그런데 SUV는 어디까지나 승용 베이스라 적재 한계가 분명히 있죠. 장비를 싣고, 인원을 태우고, 험로까지 달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게 바로 타스만입니다.

기아 타스만은 픽업트럭 특유의 강력한 적재 공간과 오프로드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센터콘솔에 들어간 차량의 각종 버튼들만 봐도 '와.. 이 차는 제대로 오프로드를 위해 만들어졌구나!' 싶습니다. 적재함에는 각종 경찰 장비, 구조 장비, 심지어 오토바이까지 실을 수 있고, 험로에서도 세단 계열 순찰차가 꿈도 못 꿀 주파 능력을 보여줍니다. 뭐.. 필요시에는 범인차량의 몸통 박치기도 할 수 있어야 하고 벽도 부시고 넘어갈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강이나 산속에 차량이 추락했을 때, 혹은 재난 현장에 가장 먼저 도달해야 할 때 쏘나타가 갈 수 있을까요?

사실 경찰청도 이 필요성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실제로 현재도 일부 지역에 픽업트럭 형태의 순찰차가 시범 운용되고 있기도 하니까요. 타스만은 국산 픽업트럭 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차량인 만큼, 부품 수급과 정비 인프라 면에서도 앞으로 갈수록 유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목적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차, 저는 타스만이라고 생각합니다.


PICK 3

고성능 친환경 : 아이오닉5N, 아이오닉6N


경찰차에 전기차라는 조합, 이미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실제로 아이오닉5 일반 모델이 순찰차로 도입되어 일선에서 운용 중이고, 현장 경찰관들 사이에서 "확실히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사륜구동 시스템 덕분이죠.

그렇다면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어떨까요?

아이오닉5N은 단순한 전기차가 아닙니다. 앞뒤 모터 합산 650마력(부스트 모드 기준)에 달하는 출력, 그리고 현대가 공들여 만든 N 전용 사운드와 변속 시뮬레이션까지 갖춘 고성능 전기차입니다. 도심에서 순찰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도망가는 누군가가 있다면 몇 시간이 걸릴 수 있는 추격을 단 몇 분안에 끝낼 수 있는 차량입니다. 지금의 쏘나타 2.0으로는 한계가 분명하죠.. 하지만 아이오닉5'N'이라면 얘기가 다르죠.

아이오닉6N은 여기에 세단 특유의 공기역학적 이점을 더합니다. 항력계수 Cd 0.208이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자랑하는 차체 덕분에 고속 안정성이 뛰어나고, 고속도로 순찰이나 장거리 추격에 더 특화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행 고속도로 순찰차의 역할을 전기차로 대체한다면 이보다 적합한 선택지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유지비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24시간 운용되는 순찰차 특성상 연료비 절감 효과는 장기적으로 상당한 예산 절약으로 이어집니다. 물론 충전 인프라와 충전 시간 문제는 아직 현실적인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일반 아이오닉5가 순찰차로 도입되어 운용 중인 만큼,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N 모델로 확장하는 건 생각보다 먼 이야기가 아닐 수 있습니다.

고성능이면서 친환경, 게다가 국산. 경찰청이 원하는 세 박자를 모두 갖춘 선택지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OUTRO

마치며 : 이건 그냥 차 덕후의 상상이 아닙니다


'그래봤자 차 좋아하는 사람이 하는 소리 아닌가?' 저도 압니다. 저는 그냥 차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경찰 행정을 아는 것도 아니고, 예산 구조를 깊이 공부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이 글을 쓰면서 제가 계속 머릿속에서 지운 게 없지 않습니다.

매년 고속도로에서, 골목에서, 그리고 현장에서 사고로 순직하는 경찰관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탄 차가 조금 더 단단하고, 조금 더 빠르고, 조금 더 상황에 맞는 차였다면 어땠을까요. 단순히 '멋진 차'의 문제가 아닙니다.

제가 이 글에서 제안한 차들은 전부 국산차입니다. 정비 인프라 걱정도 없고, 부품 수급도 문제없습니다. 두바이처럼 외제 슈퍼카를 들여오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이미 우리 손으로 만들어낸,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성능의 차들을 제대로 활용하자는 겁니다.

결국 제가 바라는 건 이겁니다.

경찰차 도입 기준이 '가장 싼 차'에서 벗어났으면 합니다. 최저입찰가로만 차량을 고르는 방식은 당장의 예산은 아낄 수 있을지 몰라도, 현장에서 일하는 경찰관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차량 관련 예산을 더 투명하게 관리하고, 용도에 맞는 차량을 선택할 수 있도록 예산 자체가 조금 더 넓어지는 것도 진지하게 논의되었으면 합니다.

경찰관이 더 안전한 차를 타면, 더 자신 있게 현장에 출동할 수 있습니다. 경찰관이 자신 있게 출동할 수 있으면, 우리가 신고했을 때 더 빠르고 강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결국 그 결과는 국민인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경찰차 하나 바꾸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요?

작은 것에서 시작되는 변화가, 가장 오래 갑니다.

To. 경찰청님, 한 번만 진지하게 고민해봐 주세요.

마이라이드

마이라이드

myride@encar.com

내 차 정보, 마이라이드 블로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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