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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3보다 테슬라 기가팩토리가 더 무서운 이유

테슬라가 염가형 모델 3로 대박을 터트렸다. 31일 이후 사흘간 보증금으로 1,000달러(약 115만원)를 지불한 예약자만 27만 명이 넘었다. 4,000만원 정도인 모델 3의 값으로 단순 계산하면 13조원이 훌쩍 넘는 엄청난 액수다.

이런 수치를 내세우며 전세계 언론들이 모델 3 띄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앨런 머스크는 모델 3보다 더 큰 미래를 보고 있다. 2006년 그의 블로그에서 밝혔듯이 앨런 머스크는 테슬라를 통해서 세상을 변화시키려 한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 기가팩토리가 있다. 기가팩토리는 테슬라와 파트너인 파나소닉은 2020년까지 50억달러(약 5조8,000억원)를 투입해 미국 네바다 주에 만들고 있는 다이아몬드 형태의 배터리 공장이다. 앨런 머스크가 쓰는 시나리오의 주인공인 기가팩토리가 주는 의미를 짚어보자.

세계 최대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
2020년에 풀 가동되는 기가팩토리는 단일 공장의 내부 면적으론 미국 워싱턴 주 보잉(Boeing)의 에버렛(Everett) 비행기 생산 공장 다음으로 크다. 여기서 연간 생산될 배터리는 50GWh 규모. 이는 2013년 전세계에서 사용된 리튬이온 배터리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은 양이다. 단숨에 차세대 배터리 산업의 선두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셈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 확보
기가팩토리의 생산량은 전기차 50만 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테슬라는 규모의 경제를 이뤄 배터리 생산단가를 3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네바다의 기가팩토리가 성공한다면 제2, 제3의 기가팩토리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지금보다 훨씬 쉽게 얻을 수 있다. 라이벌들이 모델 3와 비슷한 수준의 전기차는 쉽게 만들 수 있어도 이정도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짧은 시간에 건설하기는 어렵다.

재생 에너지로 돌아가는 공장
기가팩토리는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과 동시에 배터리의 제어 시스템과 활용성을 스스로 검증하는 장소다. 지붕 전체에 깐 태양열 전지판과 지열판 및 풍력 에너지를 활용해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기를 생산해 쓰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이처럼 큰 공장에서 쓰는 자급자족 전기 시스템을 너희 공장에서도 쓸 수 있도록 싼 값에 팔겠어"라고 말하는 듯하다.

에너지 기업을 꿈꾸는 테슬라
지난해 4월, 앨런 머스크는 테슬라를 자동차회사가 아니라 에너지기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자동차가 아니라 석유산업을 대체하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다. 자동차는 배터리 수요처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테슬라는 이미 가정용 배터리팩 파워월과 산업용 파워팩을 개발했다. 테슬라의 총구가 토요타나 BMW와 같은 자동차회사를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엑슨 모빌과 아람코와 같은 석유회사를 겨냥하고 있다는 뜻이다.

박영문

박영문 기자

spyms@encarmagazine.com

부품의 기술적인 결합체가 아닌, 자동차가 지닌 가치의 본질을 탐미하는 감성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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