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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Why] 현대와 기아는 왜 직분사 엔진을 버렸을까요?

기아 자동차가 최근 2세대 K3을 론칭하면서 파워트레인을 대대적으로 손질했습니다. 이른바 ‘스마트스트림(Smart stream)’으로 불리는 새로운 파워트레인인데 듀얼 포트 연료 분사(DPFI) 시스템을 적용한 엔진과 CVT(무단변속기)가 핵심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죠? 왜 한동안 첨단 기술이라 침 튀기며 홍보에 열을 올리던 직분사(GDI) 엔진 대신 다시 포트 분사 시스템을 꺼내든 것인지 말이죠.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보쉬의 가솔린 직분사 시스템

1세대 K3과 현행 아반떼에 쓰이는 직분사 방식의 엔진은 포트 분사에 비해 여러모로 장점이 있습니다. 실린더에 직접 최적의 연료를 넣어 출력을 높이고 연비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지요. 이런 이유를 들어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직분사 엔진을 앞다퉈 시장에 쏟아냈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납니다. 장점을 무색하게 할 만한 단점이 등장했어요. 바로, 흡기밸브 위쪽과 배기 파이프에 카본이 누적되는 문제입니다. 5만 km 이상 타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인데 엔진 출력이 떨어지고 심하면 촉매 컨버터에 손상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합니다.

직분사 엔진에 카본이 쌓이는 이유는 몇 가지 있지만 가장 큰 요인으로 PCV(Positive Crankcase Ventilation) 시스템이 꼽힙니다. 그림처럼 엔진이 폭발할 때 실린더와 피스톤 틈 사이로 가스가 발생합니다. 이 발생한 가스(블로 바이 가스)가 크랭크 케이스에 쌓여 압력이 높아지면 문제가 되겠죠?

크랭크 케이스에 쌓인 블로 바이 가스를 외부로 빼면 해결될 텐데 공해물질이 대거 포함되어 있어서 그대로 배출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엔진 실린더로 집어넣어 연소시키는 방법을 고안했죠. 불완전 연소된 가스를 다시 깨끗하게 태우는 셈이에요. 이게 바로 PCV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직분사 시스템의 경우 이렇게 다시 집어넣는 블로 바이 가스 중에 다량 포함된 탄화수소(HC)와 PM이 실린더 입구에 들어가기 직전 흡기밸브 뒤에 붙어 점점 쌓이게 됩니다. 포트 분사 시스템이라면 외부에서 혼합된 연료가 세정제 역할을 해 쌓인 카본을 어느 정도 씻어 내지만 직분사 시스템은 그렇지 못하죠. 엔진 세정제를 넣어도 직분사 엔진엔 별로 효과가 없는 것도 같은 이유죠.

메이커들도 이런 문제를 알고 있는 터라 흡기로 되돌아가는 블로 바이 가스용 필터를 붙이거나 오염물질 생성 가능성이 적은 고품질의 연료와 값비싼 엔진오일을 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선택은 카본의 누적 속도를 늦출 순 있어도 근본적인 대책은 아닙니다.

직분사와 포트 분사의 장점을 결합한 토요타 D-4S 시스템

구조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있는데 가장 적극적인 메이커가 토요타죠. 토요타는 저회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직분사 시스템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포트 분사 + 직분사’ 시스템(D-4S)을 10여 년 전부터 개발했습니다.

즉, 실린더 당 인젝터 2개를 장착한 형태인데 하나는 실린더 안에서 직접 연료를 뿜고 다른 하나는 흡기 포트에 연료를 뿌립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000rpm까지는 포트 분사량이 70% 수준으로 높고 3,500rpm 이상에선 거의 직분사 시스템만 사용합니다. 최근엔 아우디와 스바루 등도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했죠.

그렇다면 기아차가 이번에 공개한 듀얼 인젝션 시스템은 토요타와 같은 방식을 사용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직분사와 포트 분사의 장점을 결합한 토요타 방식의 연료 분사 시스템은 상당한 장점이 있지만 정밀한 수준의 제어가 가능한 노하우와 더불어 부품값이 크게 오르는 단점이 있습니다.

닛산의 듀얼 인젝션 시스템, 기아와 비슷한 방식이다

가격에 민감한 소형차에 쓰기엔 무리가 있죠. 소형차 오너에겐 출력을 10% 높이는 것보다 가격을 5% 낮추는 게 더 환영받을 테니까요. 이런 이유로 아직까지 토요타의 직간접 혼합 인젝션 시스템은 3.0L 이상의 대배기량 엔진 혹은 가격에 덜 민감한 브랜드(스바루는 2.0도 사용)에서만 쓰이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기아차의 듀얼 인젝션 시스템은 그냥 흡기 포트에 인젝터를 2개 붙인 시스템(닛산을 비롯해 몇몇 메이커에서도 쓰고 있음)입니다. 직분사와 포트 분사의 장점을 결합한 토요타 방식은 아닙니다. 기아차에선 아마도 이런 의견이 오갔으리라 짐작됩니다.

‘직분사 엔진은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토요타 방식인데 가격 상승 때문에 소형차에 적용하긴 무리다. 그렇다면 기존 포트 분사 방식을 쓰되 출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아보자. 인젝터 2개를 흡기 포트의 끝에 가까이 붙이면 비교적 완전연소에 최적화된 혼합기를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엔진의 출력 손실을 최소화하고 기존 토크 컨버터 방식의 자동변속기 대신 전달효율 좋은 CVT를 결합해 연비 향상의 효과를 전면에 내세우자.’

곁에서 직접 들은 건 아니지만, 사실과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런 성향은 데이터상으로도 나타납니다. 구형 K3의 1.6 GDI(직분사) 엔진은 최고출력 132마력(6,300rpm), 최대토크 16.4kgm(4,850rpm)을 내지만, 신형 G1.6 엔진의 최고출력과 토크는 123마력과 15.7kgm으로 주저앉았습니다. 대신 복합연비가 13.7km/L에서 15.2km/L(15인치)로 향상되었지요.

기아차의 스마트스트림 파워트레인은 이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의 결과물입니다. 5년여의 시간과 제법 설득력 있는 아이디어의 산물이기도 하죠. 이 파워트레인은 앞으로 나올 현대차와 기아차의 소형 라인업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 스타트를 신형 K3가 푼 셈인데 시장의 반응이 무척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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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문

박영문 기자

spyms@encarmagazine.com

부품의 기술적인 결합체가 아닌, 자동차가 지닌 가치의 본질을 탐미하는 감성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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