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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시피] 마케팅의 꽃, 신차 런칭의 골든타임은 3개월

자동차 회사들이 자신들의 신차를 시장에 소개하고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는 일련의 활동들을 통상 “런칭”이라고합니다.

2018년이 1/4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지난 3개월 동안만 신형 K3와 싼타페, K9 등 굵직한 신차들이 대거 “런칭”되었습니다.

국내에 제조사만 5개 브랜드, 수입차까지 포함하면 수십 개의 브랜드가 있으므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거의 매달 크고 작은 규모의 신차 런칭이 이어지는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각 자동차 회사들에게 있어서 신차 런칭은 1년에 몇 번 없는 행사로서 다양한 신차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가운데서 이슈의 중심을 차지하기 위해 신차발표회, 기자시승회 같은 행사는 물론 다양한 고객 초청 이벤트, 광고비에 최소 수십억에서 수백억을 아낌없이 사용합니다.

자동차 회사에게 런칭 초기가 중요한 이유

신차의 개발에는 통상 수 천억 원의 막대한 자금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자동차 회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신차를 성공시켜야만 합니다. 신차를 성공 시키기 위해서 런칭 초기가 중요한 이유는 런칭 후 3개월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향후 5년 간의 판매량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해 한번 형성된 소비자의 인식은 의외로 굉장히 두껍고 딱딱해서, 임계점 이하의 광고나 마케팅으로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매우 힘듭니다.

하지만, 신차는 말그대로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차량이 등장하는 것이고, 때문에 소비자들이 소비자들이 유연하게 새로운 정보들을 받아드릴 수 있도록 태도가 변하는 거의 유일한 시기입니다. 또한 미디어와 소비자의 관심은 신차 등장 시점에 가장 커지게 되므로 자동차 회사들 역시 신차 런칭 시기에 대부분 마케팅 예산을 집중해 광고, 이벤트 등을 통해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엄청나게 노력합니다.

때문에 이 시기는 자동차 회사들에게 제품에 기존과 다른 새로운 “평판”을 형성할 수 있는 유일한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신차에 대해 좋은 인식이 형성된다면 해당 자동차는 제품 주기에 따라 판매량의 자연스러운 하락은 어느정도 있겠지만 향후 몇 년 간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판매를 이어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반대로 이 시기에 품질, 가격 등 어떤 요인으로 인해 부정적인 여론이 고착화되어 대다수 소비자들의 고려 후보군에서 한번 제외된다면 그 이후에는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시장의 인식을 바꾸기는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런칭에 실패한 차량은 다음 세대의 신차가 나올 때까지 고전할 가능성이 매우매우 높으며, 다음 세대의 신차 런칭 역시 굉장한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진행해야만 합니다.

런칭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는?
한마디로 자동차 회사가 신차 런칭을 잘하면 향후 몇 년이 편안하고, 잘못하면 당분간은 가시밭길을 걸어야 합니다. 이 매우 중요한 런칭 이후 약 3개월의 골든타임을 살리기 위해서는 크게 아래의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1. 핵심 메시지
런칭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한 문장의 핵심 메시지가 명확해야 하며, 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집요한 마케팅 활동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한 문장은 다른 차가 아닌 이 차량을 사야하는 결정적인 이유를 함축해서 담고 있어야 합니다.

소비자는 하루에도 너무나도 다양한 정보를 접하기 때문에 이러한 핵심 메시지가 모호하거나 너무 많다면 이도 저도 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실제 제품의 속성이 핵심 메시지와 잘 맞아서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핵심 메시지와 실제 상품 속성의 차이가 크다면 이에 실망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여론이 급속도로 퍼져나가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위기 관리
어떤 차량이든 런칭 후에 높은 주목을 받다 보면 가격, 품질 혹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크고 작은 부정적인 이슈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또한 부정적인 이슈가 폭발력이 더욱 강하기 때문에 리뷰어 입장에서는 차량을 칭찬하는 것보다 부정적인 것을 찾아내고 이슈화하는 것이 훨씬 이익인 경우가 많아 다양한 리뷰어들이 신차의 부정적인 면을 발견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위기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만약 부정적인 이슈가 생겼을 때는 신속하고 진정성있게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요즘은 특히나 인터넷 커뮤니티의 발달로 정보의 확산과 반응이 매우 빠른 시대로, 금방 잠잠해지겠거니하고 외면하다가는 오히려 부정적인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해가 있다면 최대한 빠르고 진정성 있는 방법으로 소통에 나서야 하며, 정말 문제라면 빠르게 수정할 방법을 찾고 사과해야 합니다.

마케팅은 인식의 싸움, 하지만 한번 형성된 인식은 잘 안 바뀐다.

국내 시장에서 런칭 초기에 비해 판매량이 역주행한 사례는 모하비가 거의 유일합니다. 이마저도 수 년간에 걸친 지속적인 상품 관리와 더불어 아웃도어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사회 전반적인 트랜드의 변화가 동반된 덕분이었습니다. 결국 유일한 사례가 모하비뿐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초반에 한번 생긴 인식을 극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브랜드 헤리티지가 명확한 차량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이들은 소위 말하는 “이름값”이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인식이 형성되어 있고 고정적인 수요 대기층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런 차량들은 새로 런칭 시 굳이 포지셔닝을 위해 고민하기 보다는 새로운 세대의 모델이 나왔다는 것만 제대로 알려도 안정적인 판매량을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차량들 같은 경우는 초반 3개월을 망쳤을 경우 반전의 기회를 잡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페이스리프트의 경우 변화의 폭이 제한적인데다가 마케팅 예산 역시 제한적이므로 페이스 리프트를 통해 상황을 개선시킬 수는 있어도 반전시키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며 앞으로 등장하게 될 신차들의 마케팅 활동을 살펴보면 어떨까요? 몇 년간의 미래가 밝을지 어두울지가 어느정도 보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