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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시피] 운전 면허 '적성 정밀 검사'에 인센티브를 주면 어떨까?

너무나도 간단한 운전 적성 검사

운전 면허 적성 검사를 받아본 적이 있으신가요? 운전면허를 2011년 12월 19일 이전에 딴 사람은 7년 주기로, 이후에 딴 사람은 10년 주기로 적성 검사를 받아야만 운전 면허를 갱신할 수 있습니다. (1종 기준, 2종은 9년/10년 면허갱신)

이는 1종 운전 면허 소지자를 대상으로 단순 면허 갱신 목적 외에 해당 기간 동안 신체의 변화가 운전을 계속하기에 괜찮은지를 검사하는 절차로서 안전한 도로 교통 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입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운전자가 운전면허 취득이후 신체/정신 상태의 변화가 거의 없어 간소화를 하다보니 지금의 적성 검사는 사실상 갱신의 의미만 남아 과연 정말 운전 “적성”을 검사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간단하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운전면허 2종은 단순히 갱신만 하면 되고, 1종은 신체검사에서 병이 없다고 자가 진단표에 체크를 하고 시력 검사만 통과하면 간단하게 운전면허 갱신이 가능합니다.

저도 작년 적성 검사를 받을 때가 되어서 직접 적성 검사를 받아보니 사실상 운전 면허증의 사진만 바꾸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 같아 과연 이래도 되나 싶었습니다.

이후 이 불안한 적성 검사에 대해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최근 상업용 화물차/택시를 운전하는 “프로” 운전자들을 위한 “운전면허 적성 정밀 검사”가 별도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직접 받아보았습니다.

운전 면허 적성 정밀 검사, 직접 받아 본 후기

운전 적성 정밀 검사는 교통안전공단에서 주관하며, 신규(유지)검사/특별검사/(고령)자격유지검사의 세 종류가 있습니다. 신규 검사는 인터넷을 통해 간단히, 운전면허를 소지했다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검사장과 시간을 예약하고 방문해 25,000원을 지불하면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운전을 7년 넘게 딱히 큰 사고 없이 잘해왔고, 직업 특성 상 다양한 차량을 운전하면서 운전 잘한다는 얘기도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스스로 운전에 “적합”하다고 자부해왔습니다. 하지만 막상 “정밀” 검사를 받으러 가보니 살짝 떨리긴 했습니다. 간단한 신체 검사로 끝났던 적성 검사와 다르게 정밀 검사는 검사 항목들이 생각보다 다양했고, 3시간 30분이나 소요되었습니다.

검사는 오락실 게임기 같이 생긴 기계에서 진행이 되었는데, 패달과 버튼을 활용해 주로 지각과 반응 능력을 테스트하는 검사들이었습니다. 설명만 봤을 때는 쉬워 보였는데 막상 빠르게 반복되는 문제에 대응하다 보니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검사는 인지능력검사였습니다. 취업 할 때 시험 보는 인적성 검사와 유사한 유형의 도형 문제가 나왔습니다. 전체적인 난이도는 쉬운 편이었지만 일부 문제는 까다로운 문제들도 있었습니다.

인성 검사 역시도 군 입대나 취업 시 받는 인성 검사와 유사한 유형의 문제들이 등장했으며, 꽤 문항 수가 많았습니다. 별 생각 없이 응답했다가는 인성 검사에서 탈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있게 검사를 받으러 갔지만 막상 약 3시간 여의 시간 동안 검사를 받다보니 이러다가 떨어지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스쳐지나갈 정도로 검사는 만만치 않았습니다. 점수 컷이 높지는 않은 탓에 결과는 합격이었지만, 같이 검사를 받은 사람 중에 일부는 불합격해서 언성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운전 적성 정밀 검사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단순한 적성 검사가 아닌 정밀 검사를 받아보니, 왜 “프로”인 상업용 차량 운전자에게 정밀 검사를 의무화하는 지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 버스 기사의 경우 반드시 운전 적성 정밀 검사 중 자격 유지 검사를 정기적으로 통과해야 하는데, 여객 운송 차량의 특성 상 이러한 검사를 통과하는 것이 필수적인 것이 이해가 갔습니다.

*택시의 경우 업계 반발이 심해 아직 고령 운전자의 운전 적성 정밀 검사가 의무화되지 않았으며, 2019년에 시행 예정입니다.

이러한 운전 적성 정밀 검사를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하는 것은 어떨까요? 지금의 운전 적성 검사는 단순 갱신의 성격이 강한데 반해, 운전 적성 정밀 검사는 정교한 검사입니다. 때문에 적성 정밀 검사를 (높은 점수로) 통과한 사람이 일반 운전자보다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더 적을 것입니다.

지금의 적성 검사를 정밀 검사로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국민 편의성과 검사장의 수용 능력과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불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운전 적성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아닌 적성 검사 대시 정밀 검사를 받을 수 있고 적성 정밀 검사를 높은 점수로 통과했을 경우 자동차세 감면이나 보험료 할인과 같은 혜택을 주는 것은 어떨까요?

그렇게하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적성 정밀 검사에 관심을 가지고 응시할 것이고, 정밀 검사에서 안 좋은 결과를 받은 사람들은 본인의 운전에 대해 되돌아볼 기회를 갖게 되어 운전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결과적으로 안전 운전에 대해 인식을 확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어차피 지금의 1종 면허 소지자가 받는 운전 적성 검사가 갱신의 의미만 남았다면 1종도 2종처럼 갱신으로 변경하고, 1-2종 운전자 중 정밀 검사를 받은 사람에게는 인센티브를 더 주는 것이 지금보다 더욱 나은 교통 안전을 위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