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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큐> 중고차, 어디까지 보증수리 받을 수 있어요?

안녕하세요, 엔카매거진 에디터 딜러정(딜러 아님!)입니다. <FA큐>는 자동차를 사고 팔 때 생기는 질문들에 대해 답하는 코너입니다. 여기서는 “이런 것도 물어봐도 되나?” 싶었던 거라든가, 평소 물어보기 괜히 창피했던 궁금증을 다룹니다. 주제는 차의 구매와 판매. 즉 차를 사고 팔 때 생기는 질문들로 한정합니다. 이번 질문은 독자 Steve Lee님께서 주신 질문입니다.

“(제조사 AS가 종료된) 중고차는 어디까지 수리 받을 수 있어요?”
“보증진단? 그거 믿을 만한가요? 그냥 돈만 쓰는 거 아닌가요?”

위 질문은 제조사 보증기간이 끝난 중고차를 샀을 때 실제 보증수리가 가능하냐는 게 골자입니다. 아울러 엔카닷컴을 비롯한 각종 거래 플랫폼이 제공하는 유가의 보증 서비스가 실제 효용이 있냐는 질문인데요.

1개월 또는 2천km까지 보증 가능
우선 첫 번째 질문인 “중고차 어디까지 수리 받을 수 있냐”는 걸 다뤄보죠. 결론부터 말하면 매매상사 또는 딜러에서 구입한 중고차라면 AS가 가능합니다. 이는 자동차 관리법 상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명의이전일로부터 1개월 또는 2,000km까지 보증한다고요. 범위는 엔진, 변속기, 조향, 제동 계통 같은 일반 부품과 외판과 주요 프레임의 사고 유무(성능점검표 상의 내용과 다른 경우)가 해당합니다.

다만 제약 조건이 있습니다. 우선 인수 후 사고가 났고, 이후 고장 난 경우는 보증 안 됩니다. 고장의 원인이 원래부터 있던 건지 사고로 인한 건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엔진과 변속기는 반드시 누유에 의한 고장이어야만 보증이 가능합니다. 이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보상이 불가합니다. 사실 엔진 변속기의 고장 원인은 누유 이외에도 매우 다양하지요. 결국 현실적으로는 보증 받기 쉽지 않다는 겁니다.

그럼 수리의 주체는 어디일까요? 의무보험을 가입해준 보험사들입니다.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같은 보험사가 비용을 부담하고, 제휴된 정비소에서 수리해주는 식이지요. 과거에는 소비자가 직접 성능점검장을 찾아가야만(따지고 싸워야만) 했는데, 그런 피로는 살짝 덜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증 이행률은 약 1%라고 합니다. 보증을 요청한 차가 100대라면 그 중에 1대 정도가 AS 받았다는 거죠. 다만 2019년 6월부터 의무 보험사가 개입되었기 때문에, 이 이행률이 높아질 기대와 전망이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남는 장사?
그럼 두 번째 질문 보시죠. “보증진단이 믿을 만한지, 혹시 돈만 날리는 거 아니냐”고 묻는데요.
최근 여러 중고차 플랫폼이 자체적인 보증확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상의 대가를 받되 중고차 기본 보증(1개월 또는 2,000km)보다 연장된 AS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엔카닷컴의 <엔카보증>은 중고차 AS를 최대 6개월 또는 1만km까지 확대시킵니다. 보증 가입료는 최저 19만9,000원부터 최대 69만9,000원까지, 자기부담금은 건당 5만 원입니다.

자 그렇다면 1개월 2,000km의 법적인 보증 외의 추가 보증 서비스를 돈 내고 샀을 때, 구매자에게 남는 게 있을까요? 이 부분은 <엔카보증>의 데이터로써 체크해보죠.

기간은 2019년 1월 1일부터 2020년 7월 30일까지.
엔카보증 서비스 고객의 평균 가입비는 37만6,026원,
동기간의 평균 보상액은 52만4,478원이었다고 합니다.
이로써 소비자 입장에선 남는 장사였고, 보증 서비스를 제공한 입장에선 손해를 보았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통계가 주는 왜곡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보죠. 10명의 고객이 가입했는데 그 중 1명이 500만원의 보상을 받았다 칩시다. 그리고 나머지 9명은 아예 서비스를 못 받았다면? 이때도 어쨌든 평균 보상액은 50만원이 되잖아요. 그런데 효용을 받은 소비자 비율은 고작 10%가 되고요. 낸 돈(가입비)보다 받은 돈(보상액)이 더 컸다는 사실은 변함 없지만 그 대상이 내가 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냥 쉽게 생각해 보세요. 내 차가 고장 날지 안 날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뭐 달리 생각해보면 보증을 돈 내고 들었더라도 고장 안 나는 게 가장 좋은 상황이기도 할 테죠.

마지막으로 오늘의 얘기를 정리하겠습니다. 중고차를 사면 1개월 또는 2,000km의 보증이 가능하다. 다만 그 이행률은 상당히 낮다. 그 위험을 피하고자 가입하는 유가의 보증서비스는 효과적이다. 다만 보증 받을 대상이 내가 될지, 내가 산 차가 고장이 나줄 건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정상현

정상현 편집장

jsh@encarmagazine.com

미치광이 카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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