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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그건 모르겠고 이렇게 사는 건 어때? feat.니로 EV

전기차의 대중화를 위한 모델을 지향한다는 기아 EV3. 보다 보통을 위한 전기차라는 소린데 시작 가격을 보니 4천만 원이 넘네? 세제 혜택이 적용되기 전 가격이라고는 하지만 이 가격의 전기차가 저렴하게만 느껴지지는 않는 건 기분 탓인가요. 역시 세상에 싸고 좋은 차는 없나 봅니다. 그런데 또 괜찮아 보이기도 합니다. 구성이 꽤나 만족스럽거든요.

일단 가격부터 다시

기본 등급인 에어 스탠다드(58.3kWh 리튬이온배터리)의 시작 가격은 4208만 원. 이 가격은 세제 혜택이 적용되기 전입니다. 개별소비세 5%랑 개소세 30%에 해당하는 교육세가 면제될 텐데, 최소 250만 원 정도 낮아질 것 같아요. 그리고 국고 보조금이랑 지방 보조금도 받을 수 있고요. 일부 매체에선 서울시 기준으로 실구매 가격이 3100만 원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350km인 스탠다드보다 151km 더 갈 수 있는 롱레인지(81.4kWh 리튬이온배터리)의 시작 가격은 4650만 원입니다. 배터리 용량만 달라지는데 가격 차이는 442만 원. 더 멀리 가는 만큼 보조금도 더 많이 받을 겁니다. 롱레인지의 실구매 가격은 서울시 기준으로 대략 3600만 원으로 예상된다고 하네요.

니로 EV랑 비교하면? *. 전비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17인치 휠 타이어 기준이며, EV3는 세제 혜택 적용 전 가격임.

크기랑 공간이 비슷한 두 전기차의 가장 큰 차이는 플랫폼이에요. EV3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에 4세대 배터리가 들어가는 반면 니로 EV는 내연기관을 토대로 만든 전기차입니다. 새로운 파워 일렉트릭 시스템과 4세대 배터리가 들어가고 ADAS를 비롯해 안전, 실내외, 시트, 편의, 인포테인먼트 구성도 더 나아진 EV3. 가격도 니로 EV보다 저렴합니다. EV3 에어 롱레인지(4650만 원)도요.

꽉 채운 에어?

EV3의 등급은 에어, 어스, GT-Line 총 세 가지. GT-Line을 디자인적 변화로만 본다면 사실상 등급은 두 개. 일단 에어부터. 더 뉴 EV6와 마찬가지로 차세대 일체형 PE 시스템이 기본입니다. 히트 펌프와 배터리 히팅 시스템도 들어가고요. 참고로 EV3는 전륜구동 모델만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입니다.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가 기본. 스티어링 휠을 잡고 꺾을 필요 없이 그냥 손만 얹어도 센서가 인식합니다. 기존 기능보다 제어 성능이 향상됐다는 차로 유지 보조 2도 기본. 이 밖에 차로 이탈 방지 보조, 하이빔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 보조도 기본 품목에 포함됩니다. 괜찮은 구성입니다.

안전에도 신경을 쓴 것 같아요. 에어백은 총 9개로 아이오닉 5보다 하나 더 많이 들어가요. 그리고 초고장력 핫스탬핑 부품이 많이 적용됐고, 충돌 상황에서 에너지가 분산될 수 있도록 차체 전방 구조물을 최적화하는 동시에 측면부 주요 소재와 구조도 보강했다는 게 제조사의 설명.

안전만큼 중요한 외관에도 후한 편인 것 같습니다. 앞뒤로 LED 다 기본입니다. MFR 타입으로요. 다만 에어에선 리어 LED 센터 램프는 빠져요. 후방 방향지시등도 LED는 아닙니다. 앞 유리는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 워크 어웨이 락 기능이 포함된 1열 오토 플러스 도어 핸들도 적용됩니다. 도어 손잡이에 조명도 들어갑니다.

밖에서 LED로 신차 느낌 물씬 낸다면 안에서는 디스플레이일텐데, 12.3인치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을 따로 추가할 필요 없습니다. 당연히 기아 커넥트랑 폰 프로젝션 비롯해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기본으로. 기아 커넥트 스토어를 통해서 디스플레이 테마를 구매해서 적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는 NBA 테마가 가능한데 더 많이 생길 예정이라고. 그리고 브랜드 최초로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한 기아 AI 어시스턴트가 탑재됩니다. 기아의 설명에 따르면 자연어를 기반으로 여행, 엔터테인먼트, 모빌리티, 지식 검색 등을 지원하다고 하네요. 대화할 수 있다는 건데 과연 얼마나 소통이 가능할지.

하드웨어에 소홀하진 않습니다. 실내등이랑 선바이저 조명 모두 LED. 그리고 무엇보다 1열 열선/통풍 시트가 기본입니다. 2열 리클라이닝도 가능해요. 후방 모니터, 스마트폰 무선 충전, 열선 스티어링 휠, 풀 오토 에어컨, 2열 에어 벤트, 애프터 블로우 등 필요한 건 대체로 갖추고 있는 것 같아요. 스피커는 6개가 기본인데 에어에선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를 추가할 순 없어요. 어스부터 추가할 수 있는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는 스피커가 2개 늘어나고 외장 앰프도 들어갑니다. 가격은 59만 원. 이것 말곤 아쉬울 게 없어 보입니다.

혼자 타고 고급형 LED가 오히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에어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350km가 부족하지 않다면 에어 스탠다드도 괜찮을 듯. 이건 3000만 원대 초반대로 끊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스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것들

어스 스탠다드의 세제 혜택 적용 전 가격은 4571만 원, 롱 레인지는 5013만 원. 에어와의 가격 차이는 363만 원입니다. 하지만 선택 품목 중 기본으로 적용되는 것들이 있어 실제 가격 차이는 60만 원 정도 됩니다. 스타일(94만 원), 컴포트(89만 원), 컨비니언스(119만 원)의 품목들이 들어가면서 라이팅 디자인 바뀌고, 운전 자세 메모리 시스템, 이지 억세스, 릴렉션 컴포트 시트를 비롯해 동승석 파워시트/전동식 허리 지지대/2열 열선 시트 등 운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탑승자를 위한 편의 사양이 더해집니다. 실내외 V2L과 디지털 키 그리고 스마트 파워 테일 게이트와 같은 첨단 사양도 마찬가지. 그럼 나머지 60만 원은 뭘 위한 걸까요?

1열 측면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부터 메탈 도어 스카프, 프론트/리어 범퍼 가니쉬, 도어 크롬 가니쉬, 1열 시트 메쉬 헤드레스트, 1열 시트 백 패브릭 감싸기,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 다이내믹 앰비언트 라이트, 메탈 페달/풋 레스트, 러기지 언더 트레이까지. 그리고 라이트 그레이 인테리어 컬러와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선택이 가능해집니다. 이런 변화가 필요하다거나 스타일과 컴포트 그리고 컨비니언스 세 품목을 모두 다 추가할 생각이라면 어스가 답이겠죠.

그래서 선택은?

마음 가는 대로 골라보자면 어스 롱레인지(5013만 원)에 빌트인 캠 2(45만 원), 모니터링(104만 원), 드라이브 와이즈(109만 원),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59만 원)를 추가하고 싶은데요. 이러면 가격이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받더라도 4000만 원이 넘을 것 같아요.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3000만 원 중반대도 가능할 것 같아요. 에어 스탠다드(4650만 원)에 빌트인 캠(45만 원)과 모니터링 팩(104만 원)만 추가해서요.

선택품목은 총 10개. 매우 주관적인 기준으로 필요한 순서대로 나열해 보자면 첫 번째는 빌트인 캠 2. 물론 시중에서 보다 저렴하게 구매하고 작업이 가능하지만 새 차를 한 번 뜯어야 하잖아요. 만약 빌트인 캠 1이었다면 고민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빌트인 캠 2는 음성 녹음 지원하고 화질도 QHD로 업그레이드됐으니까 No 고민. 메모리는 64GB가 기본 제공이라고 하네요.

두 번째는 모니터링. EV3는 충전구가 앞에 있어요. 전면 주차는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꼭 이것 때문만은 아니더라도 서라운드 뷰 모니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리모트 360도 뷰 같은 기능들은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것 같아요. 후방 주차 충돌 방지 보조랑 측방 주차 거리 경고도 마찬가지.

세 번째부터는 꼭 필요한 건 아니에요. 그래도 굳이 우선순위를 따져보자면 스타일, 컴포트, 드라이브 와이즈,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컨비니언스, 헤드업 디스플레이. 19인치 휠이랑 와이드 선루프는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스타일은 취향, 컴포트는 필요의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요. 신차여도 스몰 큐브 프로젝션 LED 없어도 괜찮다면 제외. 혼자 타더라도 차에서 이것저것 하는 게 많고 보내는 시간이 많다면, 특히 정기적인 동승자가 있다면 컴포트는 필요할지도 모르겠네요. 드라이브 와이즈는 선택 품목 중 1순위인데 EV3는 기본 등급부터 ADAS 구성이 괜찮아서 여기에 투자할 돈을 스타일이나 컴포트로 돌려서 전반적인 완성도나 만족도를 높이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컨비니언스에서 V2L랑 디지털 키보단 아쉬운 건 전동 트렁크에요. 그래도 차에서 충전하고 야외에서 전자 제품 활용하는 일이 많지 않은 이에게 V2L는 그다지 필요가 없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아직까진 실물 키를 들고 다니는 게 좋을 것 같고요. 19인치 휠은 너무 크고 선루프는 너무 작아서 과감히 고려 대상에서 제외.

(세제 혜택이 적용되면) 에어 스탠다드에 빌트인 캠과 모니터링 팩을 추가한 3000만 원 중반의 EV3. 걷어내고 걷어낸 결과 어떤가요?

반박 시 님 말이 다 맞아요.

글 이순민
사진 HK PR CENTER, KIA

이순민

이순민

royalblue@enc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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