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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된 이상 현대로 간다?!

구글과 현대자동차가 만드는 로보택시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주 전자신문은 현대차가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 산하 웨이모와 로보택시 위탁 생산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현대 아이오닉 5에 웨이모의 6세대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하는 것으로요. 영국의 로이터통신도 이를 인용해 양사의 협력에 대한 뉴스를 전했습니다.

웨이모는 무인 자율주행 택시 사업을 전개하는 회사입니다. 미국에서 1000대 가량의 로보택시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LA, 피닉스 등 여러 지역에서 운영되는 로보택시들 중에는 중국 지리자동차의 지커도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미국 정부가 9월 27일부터 중국산 수입제품에 대한 급격한 관세 인상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웨이모는 다른 자동차를 찾아보기로 한 것 같아요. 중국산 전기차도 관세 인상 대상에 포함되거든요.

구체적인 자료가 공개된 적은 없지만 웨이모의 손실은 이익보다 더 크다고 하네요. 알파벳의 기타 사업 부문은 2분기 매출이 2억 8500만 달러(약 3807억 원), 손실은 11억 3000만 달러(약 1조 5097억 원)인데, 손실에서 웨이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고 추정하는 것 같습니다.

손실에도 불구하고 50억 달러(약 6조 6800억 원)을 투자하며 로보택시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다지려는 웨이모지만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인상으로 인한 부담까지 굳이 떠안을 필요는 없죠.

전자신문에 따르면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를 기반으로 하는 웨이모의 6세대 자율주행 시스템은 기존과 달리 비싼 라이다를 줄이고 차세대 이미징 레이더를 더해 원가를 줄이면서 시스템의 인지 기능을 높이는 쪽으로 완성됐다고 하던데, 이 또한 금전적 이유와 무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라이다는 레이저 펄스를 발사하고 그 빛이 반사되어 되돌아오는 것을 받아 거리와 형상 등을 측정하면서 주변의 모습을 그려내는 장치입니다. 레이더와 원리는 같으나 전파 대신 빛을 사용합니다. 라이다는 나노미터 급 짧은 파정을 이용해서 정밀함에 강점이 있어 복잡한 환경을 인지하는 데 유리하나 가격이 비쌉니다.

아무튼 6세대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아이오닉 5의 위탁 생산이라는 구체적인 보도에도 당사자들은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웨이모는 로이터를 통해 ‘현재 지커 플랫폼에서 6세대 웨이모 드라이버 시스템을 검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준비가 되면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지커도 ‘웨이모와 파트너십에 변동은 없으며 적극적으로 협력 중’이라고 말했고요. 현대차 또한 ‘현 단계에서 새로운 사업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며 모두들 하나같이 언론 보도와 추측에 대한 코멘트는 피했습니다.

사실 현대차는 이미 로보택시를 만들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 있는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요. 현대차는 이곳을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실증하는 테스트 베드로 표현하더군요. 2023년 초부터 가동을 시작했고 아이오닉 5와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생산하고 있어요. 연간 3만 대 이상의 전기차 생산 역량을 갖췄다고 하죠. 그래서 만약 웨이모 로보택시를 현대차가 위탁 생산한다면 그 거점으로 HMGICS가 유력하다고 하다네요.

생산 거점뿐만 아니라 현대차는 경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앱티브와 함께 세운 모셔널의 지분율을 늘리며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사실상 자회사로 편입됐다는 해석도 있던데, 이를 통해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여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우위를 점하려는 겁니다. 모셔널은 우버와 로보택시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리프트와도 미국에서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사업을 전개하기도 했죠. 올해 3월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미국 네바다주 주행 시험관의 감독 아래 라스베이거스도로 주행과 운전 시험을 통과한 바 있습니다. 시설과 경험 모두 갖춘 현대차는 웨이모에게 안정적인(?) 파트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4년 뒤 자율주행 자동차는 7만 대를 넘어서고 6년 뒤엔 13만 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자율주행에 기반한 무인 로보택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GM은 중단했던 GM 크루즈를 다시 운행 준비 중이고 아마존 산하 죽스도 미국에서 시험 운행을 확대 중이라네요.

현대차는 이미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추진과 함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 업체에 자율주행 자동차를 판매하는 파운드리 사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말하기도 했고요. 그 시작은 구글일까요?

10월로 공개가 미뤄진 테슬라의 로보택시도 궁금해지네요.

글 이순민
사진 HK PR Center, Google, Waymo

이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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