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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시피] 한국의 자동차 스타트업체들

스타트업(Start-up)은 말 그대로 시작하는 단계의 회사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사실 모든 시작하는 기업은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 스타트업이 전통적인 기업과 구분되는 것은 ‘UP’의 가능성에 달려있습니다. 임계점 이상을 돌파하면 순식간에 규모가 커질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진 회사를 보통 스타트업이라고 합니다. 스타트업들이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새로운 도구, 기술을 시장에 접목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편, 문제점을 기존과는 다르게 해결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스타트업계에는 다양한 비즈니스가 등장했습니다. 자동차 분야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카카오 택시, 쏘카 등 이미 거대 비즈니스로 성장한 회사들 뿐 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이 시장에 존재하는 문제점을 새롭게 발견하고 해결하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자동차 스타트업 분야

현재 우리 나라에서 자동차와 관련해 주목 받는 스타트업 분야는 차량 공유, O2O, 중고차, 결제 분야입니다.

<차량 공유>

차량 공유는 미래 자동차 업계의 한 축이라고 불리는 분야입니다. 자동차 소유의 가장 큰 이점은 ‘이동의 편리함’입니다. 자동차를 소유하면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편리하게 이동하는 것이 확보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월간 주행 거리가 절대적으로 길지 않다면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보다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더 저렴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만큼이나 이동이 자유롭고, 비용은 더 저렴한 방식의 비즈니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차량 공유는 기존의 구도를 깨고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소유의 편익<일시적 이용의 편익’을 만들어 내며 새로운 영역을 만들고 있습니다. 차량 공유는 크게 차량을 공유하는 ‘카 쉐어링’과 이동을 공유하는 ‘라이드 쉐어링’ 분야가 있습니다.

카 쉐어링 분야에서는 쏘카, 그린카 등은 이미 거대한 비즈니스로 자리잡았습니다. 여기에 더해 전기차에 특화된 카 쉐어링을 운영하고 있는 ‘이지 고’, 개인 간 차량 대여 서비스 ‘카모니’ 등이 있습니다. 라이드 쉐어링 분야에서는 출퇴근길 카풀 앱인 ‘풀러스’나 ‘모두의 셔틀’, 심야 시간에 집중한 ‘콜버스’, 인천 공항 이동에 특화된 ‘벅시’ 등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O2O 서비스>

기존에 존재하던 세차, 정비, 주유 등을 차량 유지 서비스를 모바일 앱을 통해 더 높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O2O 서비스들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과거엔 세차를 하기 위해서 직접 세차장에 가야했는데 최근에 등장하는 세차 어플리케이션들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위치 정보를 통해 세차 전문 요원들이 차량이 있는 곳으로 직접 방문해서 세차를 진행합니다.

‘인스타워시’, ‘조이앤워시’ 등의 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세차장에 가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 높은 세차 퀄리티뿐만 아니라 사생활 보호의 효과도 있어 고가의 차량의 소유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정비 분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고 부위 사진을 어플리케이션에 업로드하면 정비 업체에서 견적을 먼저 제시하는 방식의 서비스들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카닥’, ‘카수리’ 등이 대표적입니다.

주차 분야에서는 ‘파크 히어’가 앞서가고 있습니다. 유휴 주차장과 일반 이용자들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주말 저렴한 가격에 쉽게 주차를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파킹’, ‘모두의 주차장’등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중고차 거래>


People buying new car

중고차 거래 분야는 자동차 분야에서 투자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영역입니다. 아무래도 대표적인 레몬 시장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영역인데다가 바로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지니고 있어 투자를 유치하기가 비교적 용이했습니다. ‘SK엔카의 비교견적’, ‘첫차’, ‘헤이딜러’ 등은 믿을 수 있는 딜러와 이용자를 모바일을 통해 연결하는 데 집중해 빠르게 자리잡았습니다.

이를 넘어서 또 다른 형태의 시도들이 시장에서 자리잡고 있습니다. ‘꿀카’는 직접 직영 점검기능사들이 중고차를 점검해 자체 품질 기준에 부합한 차량들만을 등록해 신뢰성을 높이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일반 이용자간 차량 직거래 플랫폼으로 확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카바조”는 중고차 거래 방문시 정비사가 동행하는 서비스로서 소비자 대신 중고차를 꼼꼼하게 점검해 허위 매물의 위험을 방지해주고 있습니다.

<결제(커넥티드카 커머스 솔루션)>

스마트폰으로 결제가 가능한 세상이 됐듯이, 자동차가 하나의 모바일 디바이스로 진화해나감에 따라 자동차 커머스 솔루션들도 점차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오윈”은 차 안에서 주차, 주유, 상품 주문 및 결제가 논 스톱으로 가능한 솔루션을 선보였습니다. 내비게이션, 하이패스 단말기 등이 별도의 장치를 추가 설치하는 방식으로 보급이 이루어지다가 아예 차량 옵션으로 포함 됐듯이 가까운 미래에는 결제 모듈이 차량에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더 많은 자동차 기술 기업이 필요하다.

간단하게 언급한 자동차 스타트업들 뿐만 아니라 더욱 다양한 기업들이 자동차 생활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현재 한국에서 주목받는 자동차 스타트업들 중 자동차 생활이 아닌 자동차 자체의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술 기업들이 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자율주행 관련 기술 기업 모빌아이가 지난 3월 17.5조 원에 인텔에 인수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자율 주행차와 전기차 등 자동차 산업 자체가 변화하고 있는 변곡점에는 특히 이러한 기업들의 잠재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실제로 이스라엘에는 모빌아이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에는 약 350개의 자동차 기술 관련 스타트업이 존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컴퓨터 비전(SAIPS), 급속 충전 배터리(스토어닷), 응급 정비 서비스(오토노모), 사이버 보안(아구스 사이버 시큐리티) 등 미래 자동차 산업과 연관된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자동차 제조업이 발달하지는 않았지만, 자동차 관련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빠른 속도로 우월한 지위를 확보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기존 자동차 강국인 독일과 미국 역시 마찬가지로 자동차 기술 스타트업들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는 기술 분야에서 주목 받는 스타트업들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한국의 대표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는 사내 벤처 육성을 통해 자체적으로 기술 분야의 혁신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차의 사내벤처 튠잇은 차량 IoT 기술 4 가지를 광주의 카쉐어링 업체 ‘제이카’에 적용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변곡점에서 기술 혁신은 현대차 단독으로만 이끌어 가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의 혁신은 다양한 관점의 연구가 모일 때 가능합니다.

즉 새로운 기술 혁신은 기존 자동차 회사의 조직 구조와 연구 개발에 다른 분야의 연구 성과가 접목될 때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변화는 머신러닝, 보안 등 소프트웨어 분야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소프트웨어 분야의 핵심 인재들은 자동차 회사 내부보다는 외부에 더 풍부하게 있습니다.

구글, 애플, 삼성 등 IT 기업 출신들과 학계에 있는 연구자들이 자동차 기술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들을 연구하고 자동차 회사들과 함께 사업화로 연결할 수 있도록 정부와 대기업의 생태계 조성이 필요합니다.

최근 현대차 역시 이를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스타트업 육성과 M&A 쪽 인력들을 채용하며 기술 분야 스타트업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현대차가 기술 분야 스타트업을 단순히 하청업체가 아닌 파트너로서 협력하면서 전략적으로 육성할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정부 역시 이스라엘과 독일의 사례를 참고해 적극적으로 자동차 기술 기업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비록 아직까지는 정부, 자동차 회사, 스타트업이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생태계가 미흡하지만 이러한 움직임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선순환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선순환을 통해 앞으로 보안, 배터리, 센서, 통신 등 더욱 다양한 분야의 자동차 기술 스타트업들이 한국에서도 등장하길, 더 나아가 이들이 기존 자동차 업체들과 협력해 자율 주행차,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