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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시피] 과연 많이 팔리는 차가 좋은 차일까요?

자동차를 구매할 때는 누구나 고가의 물건인 만큼 신중하게 고민하고 비교한 후에 결정합니다. 그렇기에 자동차 판매량은 소비자들의 고민의 총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고민 끝에 가장 많이 선택한 차량, 즉 판매량이 가장 높은 차가 가장 좋은 차일까요? 혹은 좋은 차는 당연히 많이 팔리기 마련일까요?

많이 팔리는 차 = 대중이 선호하는 차

그게 꼭 나에게 좋은 차는 아니다.

좋은 차’라는 개념 자체는 주관적인 개념으로 소비자 개개인마다 정의가 다를 것입니다. 판매량이 높다는 것은 다양한 기준 중에서도 특히 ‘상품성’이 좋은 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품성이 좋다는 것은 차급 내의 다른 차량과 비교했을 때 가격 대비 디자인, 성능, 공간, 안전, 품질, A/S 등의 종합적인 만족도가 높은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판매량이 나타내는 결과는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기준에서의 판단으로 소비자 개개인의 선호와 판단은 대중의 기준/기호와 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가격’에 대한 민감도는 소비자의 개개인의 소득과 자산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디자인, 성능, 공간, 안전, 품질, A/S 등 자동차의 상품성을 결정하는 각 요소들에 매기는 중요도의 가중치 역시 가치관과 경험에 따라 다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판매량이 높은 차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누구에게나 구매하기에 가장 좋은 차량임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또한 ‘상품성이 높은 차’는 평론가(기자, 리뷰어, 블로거, 네티즌)의 입장에서의 ‘좋은 차’와는 개념이 조금 다릅니다. 평론가들의 관점에서는 가격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자동차를 상품이 아닌 작품으로 보는 이러한 관점은 럭셔리 브랜드의 차량이나, 레이싱용 차량의 평가일수록 강한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예술 작품을 논하는 것과 유사하게 전문가 각각이 나름의 기준으로 ‘좋은 차’를 정의합니다.

판매량이 높고 낮은 데는 이유가 있다.

때문에 판매량이 낮은 차를 살 때는 이유가 명확해야 한다.

그렇다면 판매량은 구매를 결정하는 데 큰 의미 없는 지표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자동차 판매량은 개개인의 소비자들 심각하게 고민한 끝에 한 선택들의 총체입니다.

차급 내에서 많이 팔리는 차량은 모든 면에서 다른 차량보다 좋다기 보다는 보통 크게 빠지는 요소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느 1~2 분야에서 확실한 강점이 있습니다. 때문에 종합적인 만족도가 경쟁차 대비 높습니다.

예를 들면 오랜 세월 중형차 시장 1위를 지켜온 쏘나타의 경우 무난함이 특징입니다. 크게 빠지는 요소가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실내 공간, A/S 등에서 경쟁차 대비 뚜렷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판매량이 높은 차는 그만큼 수요가 높기 때문에 중고차 가격 방어도 잘 되는 편이며, 부품 수급도 용이하다는 부가적인 장점도 따라 옵니다.

이에 반해 안 팔리는 차량 역시 안 팔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보통 판매량이 저조한 차량들은 1~2가지 치명적인 약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품성이 너무 노쇠화 되었다거나, 가격이 상품성 대비 너무 비싼다든가의 뚜렷한 이유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판매량이 낮은 차량을 나쁜 차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판매량이 낮은 차들 중에는 몇몇 단점들 때문에 비록 판매량은 저조하지만 나름의 명확한 장점이 있는 좋은 차인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대중의 취향에는 안 맞지만 일부 소수에게는 열광적인 기쁨을 가져다 주는 차량도 있습니다.

만약에 판매량이 떨어지는 차량을 구매한다면 이러한 대중적 측면에서의 단점들을 감내하고서라도 구매를 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하지만 자동차 구매 경험이 부족할 경우, 이러한 단점들을 막상 감내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자동차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판매량이 높은 차량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 구매 실패 확률을 줄이는 길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선택은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것

정리하자면 많이 팔리는 차량이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차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좋은차라고 꼭 많이 팔리는 것도 아닙니다. 때문에 판매량이 떨어진다고 해서 반드시 나쁜 차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 시에 그 이유를 명확하게 알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선택을 하는 이유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외면하는 이유가 더 의미있는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이 외면하는 이유를 외면하고 구매를 하려면 더 큰 확신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판매량이 낮은 차량을 살 때는 나름의 명확한 소신을 가져야 합니다. 이것이 딱히 없다면 뒤늦게 남들이 멍청하거나 호구라서 선택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만 깨달을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잘 모르면 판매량이 높은 차를 사는 것은 리스크를 줄이는 데 합리적인 전략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여행지에 놀러가서 음식점을 고를 때 정보가 부족하면, 손님이 많은 식당을 가듯 말이죠.

하지만 남들이 많이 선택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일 수는 있어도 내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남들이 다 좋다는 진로를 택했는데 막상 내가 행복하지 않아 결국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다른 사람의 선택과 판단은 참고 사항일 뿐입니다. 결국 내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 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로 내가 만족하는 차가 세상에서 제일 좋고 소중한 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