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렸던 일본 메이커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까? 10월 25일 시작하는 2017 도쿄 모터쇼에 마니아들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스포츠카들이 대거 등장한다.

뛰어난 가성비와 개성적인 스타일로 전 세계 스포츠카 마니아를 매료시켰던 일본 스포츠카는 2000년대를 넘어서면서 시들해졌다. 경기가 고꾸라지면서 메이커들이 당장 돈 되는 일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목구멍에 풀칠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플랫폼 공유로 특성이 무뎌진 고효율 차가 시장에 쏟아지는 사이 젊은 고객들은 서서히 자동차에 흥미를 잃었다.

결국, 미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메이커들이 다시 스포츠카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토요타 수프라를 시작으로 마쓰다 RX-9, 닛산 390Z 등 1990년대를 풍미했던 걸작들이 ‘2017 도쿄 모터쇼’를 통해 재시동을 건다.

토요타 수프라

수년 전 토요타가 아주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다. 투자에 대한 부담을 덜고 수프라의 명맥을 잇는 방식이었다. 파트너는 BMW. 이번 모터쇼에 등장할 수프라 프로토타입은 이들이 함께 개발한 결과물이다. BMW Z4 후속의 형제 모델이다.

‘둘이 함께’라는 이야기를 퍼뜨리곤 있지만, 실제 신형 수프라(J29)의 개발 대부분을 BMW에서 담당했다. 이는 스파이샷을 통해서도 확인한 바 있다.

다만 둘 사이의 디자인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신형 수프라의 디자인은 2014년 공개한 FT-1 컨셉트를 닮았다. 여기에 이전 수프라의 DNA를 입혔다.

엔진은 직렬 4기통과 6기통으로 나뉜다. 유럽 시장에서는 4기통을 20i와 30i 두 가지로 쪼개고 미국 시장에선 4기통 모델 30i와 6기통인 40i 두 가지만 내놓을 방침이다. 20i는 200마력 초반, 30i는 248마력, 40i는 335마력 정도로 예상된다.

모두 직분사와 터보 기술을 적용한 최신판이다. 변속기는 자동만 가능하다는 소문인데, 시장의 요구에 따라 유럽형엔 수동변속기도 추가할 가능성이 크다.

마쓰다 RX-9

마쓰다는 RX-9의 디자인 프로토타입을 공개할 예정이다. 2년 전 도쿄 모터쇼에 선보인 'RX-비전 컨셉트'의 진화형이다. 프런트를 낮추고 곡선을 강조한 스타일을 유지할 전망이다.

엔진에 대해선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RX-비전 컨셉트 당시, 최고출력 300마력 정도를 목표로 삼고 있으며 마쓰다 내부적으로 '차세대 스카이액티브-R 로터리 엔진'이라고 불린다는 정도만 알려졌다.

일부에선 로터리 엔진을 버릴 것이라는 소문도 들린다. 하지만 걱정하긴 이르다. 마쓰다 스스로 로터리 엔진이 RX 시리즈의 아이콘이란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스카이 액티브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로터리 엔진 혹은 로터리 엔진과 모터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형태가 유력하다.

닛산 390Z

닛산은 이번 모터쇼에 370Z 후속을 예고하는 컨셉트 모델을 출품할 예정이다. 날카로운 ‘V-모션’ 아이덴티티와 ‘Z’의 전통을 결합해 닛산만의 개성을 강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Z 시리즈는 스포츠카의 가성비를 논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모델이다. 이번엔 390Z로 나온다. 전례로 봤을 때 370Z보다 성능을 높이고 값도 더 나갈 테지만, 여전히 동급보단 가격 경쟁력이 뛰어날 전망이다.

양산이 2019년에 이뤄질 예정인 만큼 파워트레인은 유동적이다. 현재로선 V6 3.0L 트윈 터보가 유력한 후보지만 하이브리드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렉서스 LC-F 렌더링

혼다 베이비 NSX 렌더링

이들 차종 이외에도 몇몇 모델들이 이번 도쿄 모터쇼 출품작 후보 리스트에 올랐지만, 확인 결과 최종 엔트리엔 빠진 것으로 밝혀졌다. 렉서스 LC F와 혼다 베이비 NSX이 대표적인데 이들은 내년 모터쇼를 데뷔 무대로 삼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렌더링 = 엔카매거진 파트너 auto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