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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기] 페라리 경쟁의 역사, 페라리 마라넬로 박물관

스포츠카 제조사로서 페라리는 아주 특별한 위치에 있다. F1을 비롯한 모터스포츠 세계에 뛰어들어 모든 것을 쏟아 부으며 찬란한 유산을 남겼고 양산형 모델에 고스란히 그 기술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그들이 그려온 경쟁의 역사를 아로새긴 박물관의 존재는 더 특별하며 이탈리아를 찾는 모터팬이라면 마라넬로를 방문할 충분한 이유가 되곤 한다.

이탈리아 마라넬로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자동차를 좋아하지 않아도 페라리의 존재를 어디서나 느낄 수 있다. 어지간한 식당이라도 붉은색 페라리 깃발이나 레플리카, 마이클 슈마허 사진 하나 정도는 걸어 놓고 있어 쉽게 눈에 띈다. 게다가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 가운데에도 페라리의 붉은색 자켓을 입고 다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곳이 바로 페라리 박물관과 본부가 있는 ‘마라넬로’이기 때문이다.

페라리 박물관은 이탈리아에 두 곳이 있다. 이탈리아 마라넬로와 모데나에 각각 ‘페라리 박물관’과 ‘엔초 페라리 박물관’이 있는데 마라넬로는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경쟁의 역사에 초점을 둔 반면 엔초 페라리 박물관은 엔초 페라리의 삶과 페라리 모델의 계보에 초점을 맞췄다.

규모는 모데나가 더 크지만 마라넬로는 페라리가 얼마나 레이스라는 경쟁의 무대에 온 신경을 집중했는지를 보여준다. 더구나 마라넬로 지역은 공장 근무 노동자들의 거주지역일 뿐 아니라 페라리 카페 그리고 페라리 중고차 영업소가 있어 지역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2017년 3월 초 방문한 페라리 마라넬로 박물관은 현재 증축 공사 중이었다.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규모를 더 키우고 이벤트 공간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안내문구를 따라 출입구로 들어서니 공사현장의 번잡스러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박물관 전시 공간은 크게 4가지 섹션이다. 스포츠카 전시관과, 각종 내구레이스에 참전했던 레이스카 전시관, F1 현장을 옮겨놓은 듯한 테마관, 그리고 F1에서 수상했던 트로피와 챔피언 트로피를 안겼던 레이스카들이 전시되어 있다.

중앙에 한대를 두고 빙 둘러 나머지 레이스카를 연도별로 두는 방식은 페라리가 이 전시관에서 자주 활용하던 방법이다. 특히 이곳은 박물관의 하이라이트로 크지는 않지만 페라리의 혼과도 같은 레이스카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받은 트로피 그리고 그들이 사랑했던 페라리의 역대 드라이버들 사진이 걸려 있는 곳이다. 파노라마 형식으로 펼쳐지는 장대한 페라리의 역사를 보고 있노라면 뭉클한 느낌마저 든다.

다시 출입구로 돌아오면 관람객을 가장 처음 맞이하는 차는 라 페라리 FXX K로 트랙버전이자 출시 초 시판중인 모델 가운데 가장 고가의 모델이었다. 이외에도 54 아페르타, 550 바르체타 피닌 파리나, F60 아메리카, 458 스페치알레 A, F 60, F40, GTO 등 시대를 풍미했던 명차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된 차들은 디자인도 다르고 엔진형식이나 배기량도 달라 하나하나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영문으로 설명도 마련되어 있어 이해하기에 부담이 없다.

이어진 르망 24시 등 세계 내구레이스에 참전했던 페라리 전시관도 드라마틱하긴 마찬가지다. 실제 레이스에 참전했던 모델과 그 뒤에 드라이버의 사진 그리고 그들이 수상경력을 기재해 전시된 페라리 모델이 활약했던 당시를 되짚어 볼 수 있다. 이곳에는 페라리 512 M이나 매끈한 바디를 자랑했던 페라리 250LM, 페라리 312 P 등 다수의 모델이 전시되어 있다.

페라리 F1 테마 전시관도 보는 맛을 더한다. 레이스카의 실제 무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테마관으로 실제 레이스 무대의 음향을 계속해서 틀어놓아 현장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설치물들은 실제 레이스에 활용됐던 것을 전시하고 있으며 1년에 한번은 성능 시험도 받는 다고 한다.

페라리 마라넬로 박물관은 크지 않지만 실속 있는 박물관이다. 페라리가 걸어온 거친 경쟁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들이 얼마나 레이스에 집중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장소다. 모든 것이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한 단 하나의 목표에 집중한 것이라는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페라리의 팬이라면 충분히 이곳을 성지(聖地)라고 부를 법 하다.

김경수

김경수 기자

kks@encarmagazine.com

좋은 기사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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